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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03월 07일 07시 51분 KST | 업데이트됨 2014년 03월 07일 08시 57분 KST

평화를 위한 여성의 핵심적 역할

한겨레

세계 여성의 날(3월8일)은 달력에 표시된 날 그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이날은 더 평화롭고 번영하는 세상을 만들기 위한 우리의 결의를 새롭게 다지는 날이다. 이뿐만 아니라 여성을 위한 기회가 늘어나는 세상이 평화, 번영 및 안정에 대한 가능성이 더욱 확대되는 세상이라는 것을 인식하는 날이기도 하다.

나는 미국 국무장관으로서 매일 이러한 점을 느낀다. 시리아 알레포에 대한 아사드 정권의 지속적인 포탄 공격 속에서 잔혹한 정권의 실체가 세상에 드러나고 있지만, 시리아 여성들 또한 용기와 끈기 있는 행동으로 자신들의 참모습을 세상에 보여주고 있다. 우리는 바로 지난달 스위스 몽트뢰에서 이러한 놀라운 여성들의 증언을 들었다.

이들의 이야기는 수많은 다른 시리아 여성들의 용감함을 보여주었다. 이들리브 출신 한 여성은 자유시리아군과 협력하여 그의 마을 주민들이 고향에 남아 자신들의 땅을 경작할 수 있도록 했다. 알레포 출신 다른 여성은 검문소에서 정부군에 식량을 제공함으로써 사실상 인도주의적 접근 제한을 없앴다. 이러한 행동이야말로 전투 상황 속에서 목숨을 아끼지 않는 용기가 아닐 수 없다.

여성이 우리에게 갈등 해결의 희망을 제시하는 것은 비단 시리아에서만이 아니다. 여성은 번영, 안정 및 평화라는 우리의 공통된 목표에 매우 중요하다. 여성은 우리의 경제를 활성화할 뿐 아니라 전쟁을 종식시키는 데도 마찬가지로 중요하다. 사실 전쟁에서 가장 큰 부담을 지는 것은 여성이다. 하지만 이들의 목소리는 평화협상 때 거의 들리지 않는다.

이는 바뀌어야 한다.

여성에 가치를 두고 의사 결정에 참여하도록 권한을 주는 국가는 더욱 번영하고 안전해진다. 그렇지 못한 국가는 그 반대가 된다. 여성이 협상에서 제외되면 그 이후의 평화는 더욱 취약해진다. 신뢰가 무너지고 인권과 책임이 종종 무시된다.

너무도 많은 국가에서 조약은 전투원들이 전투원들을 위해 만든다. 그리하여 모든 평화협정의 절반 이상이 체결한 지 10년 이내에 무산된다는 사실은 전혀 놀라운 일이 아니다. 평화 구축 및 분쟁 예방 노력에 여성을 참여시킴으로써 이러한 상황을 뒤바꿀 수 있다.

그러면 어떻게 이를 이룰 수 있을까?

여성이 동등한 파트너로 참여할 때 극심한 분쟁을 예방하고 평화를 구축, 수호하기가 쉽다는 것은 전세계적으로 여러 증거를 통해 알 수 있다.

바로 이 점이 우리가 전세계 분쟁 지역과 분쟁을 치른 지역에서 여성을 지원하기 위해 노력하는 이유다.

우리는 아프가니스탄 여성들이 선거에 나가 모든 수준의 국가 운영에 참여하도록 지지하고 있다. 오늘날 아프간 여성들은 10년 전에는 생각지도 못했던 방식으로 전진하고 있다. 회사를 설립한 사람도 있고, 국회의원으로 봉직하는 사람도 있으며, 학생을 가르치거나 의사나 간호사로 일하는 사람도 있다. 이들이 바로 아프간의 미래를 위한 토대다.

버마 사람들이 수십년간 자국 내 분쟁을 해결하고자 노력하는 동안, 미국은 여성들이 평화 프로세스와 지역 간 평화 구상에 의미있게 참여하도록 지원하고 있다.

우리는 여성이 평화 구축에 참여하기 위해서는 그들의 안전이 필수적이라는 점을 알고 있다. 바로 이 때문에 우리는 어디에서 일하든 여성이 인도적 지원과 구호 사업에 동등한 접근권을 가질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미국 역시 선두에서 모범을 보이고 있다. 내 여동생은 나보다 앞서 국무부에서 일했던 아버지를 본받아 수년간 유엔에서 일하고 있다. 그는 개척자라 할 수 있지만 혼자가 아니다. 수전 라이스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서맨사 파워 유엔 주재 미국대사, 헤더 히긴보텀 국무부 관리·자원담당 부장관, 웬디 셔먼 국무부 정무차관 등 고위 외교관과 평화협상가들 가운데 여성이 많은 것은 우연이 아니다. 현재 국무부 지역 담당 차관보들 중 한 명을 제외한 모두가 여성이다.

우리가 이들의 성과를 축하하는 것은 이들이 단지 여성이어서가 아니라 이들의 노력으로 전세계 남녀노소 모든 사람들이 더욱 안전해지기 때문이다.

평화란 분쟁이 없는 상태가 아니다. 평화란 모든 사회 구성원이 안정과 번영을 증진하기 위해 함께 노력하는 상태를 말한다.

시민 모두가 국가의 미래에 기여할 수 있는 사회가 아니라면 어떤 국가도 성공할 수 없다. 또한 여성이 중심 역할을 맡지 못한다면 어떤 평화도 오래 지속될 수 없다. 따라서 오늘 우리는 여성들이 지나온 긴 여정을 기념하는 것이며, 더욱 중요한 앞으로의 여정에 힘을 다하기로 다짐하는 것이다.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 / 특별기고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이 세계 여성의 날을 맞아 <한겨레>에 기고를 보내와 싣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