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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03월 07일 06시 19분 KST | 업데이트됨 2014년 03월 07일 06시 21분 KST

국민연금 "만도 대표이사 연임 제동"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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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시장에서 개미들이 투자할 때 판단의 근거 중 하나는 ‘큰손’의 움직임이다. 기관투자자들과 외국인들이 주식시장에서 주식을 사고파는 움직임에 따라 기업 주가가 들썩이기 때문이다.

최근 기업들의 주식을 대거 소유한 국민연금이 의결권 행사해 주주이익 보호에 나설 움직임을 보이자 기업들이 잔뜩 긴장하고 있다.

국민연금은 6일 ‘의결권 행사 전문위원회’를 열고 7일 개최되는 ㈜만도 주주총회에서 대표이사 선임안건에 반대 의결권을 행사키로 결정했다. 물론 1대 주주인 만도는 신사현 현 대표이사 재선임 안건을 의결할 예정이다.

만도 2대 주주인 국민연금이 만도 대표이사 재선임에 반대하고 나선 데는 모기업인 한라건설을 편법 지원해 만도 기업 가치를 훼손시켰다는 이유에서다. 법정 분쟁이 없는 사안에 대해서도 기업가치를 훼손했다는 판단이 들면 ‘시장의 룰’에 따라 의결권을 행사하겠다는 것이다.

국민연금 측은 “회의에 참석한 8명 위원 중 6명은 만도가 100% 자회사 마이스터를 통해 한라건설 유상증자에 참여한 것은 부실 모기업을 지원하기 위한 것이며, 이는 기업가치와 주주권익을 훼손한 것이라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횡령·배임 등에 대한 법원의 판결 없이 객관적 사실에 근거해 기업가치 훼손 또는 주주권익 침해를 인정한 사례”라고 덧붙였다.

만도는 지난해 4월 비상장 자회사 마이스터의 3786억원 규모 유상증자에 참여했다. 만도는 증자 목적을 물류 인프라 강화와 신사업 전개로 공시했다. 하지만 마이스터는 증자금 대부분을 한라건설 유상증자(3385억원) 참여에 사용했다.

국민연금이 5% 이상 지분을 보유한 상장사는 137곳(지난해 말 기준)에 이른다. 45곳은 지분율이 10%를 넘는다. 포스코, KT, 신한금융지주, 우리금융지주, 하나금융지주, 제일모직은 국민연금이 1대 주주이며 그 외에도 국민연금이 ‘반란표’를 모으면 상당한 압력을 가할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재계는 바짝 긴장하고 있다. 국민일보에 따르면 재계 관계자는 “과연 국민연금이 기업가치 훼손 등을 제대로 판단할 능력이 있는지 의문”이라며 “적절한 의결권 행사는 바람직하지만 연기금이 경영에 지나치게 간섭하면 되레 경영혼선이 생길 수 있다”고 비판했다.

시민단체 등에서는 국민연금의 의결권 행사 강화를 긍정적으로 본다. 오너의 일방적 경영에 제동을 걸 수 있고 건강한 지배구조나 경영구조를 확립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경제개혁연대는 국민연금에 효성의 이사 및 감사위원회 위원 선임 안건에 대해서도 반대표를 행사할 것을 요청했다. 한겨레에 따르면 효성은 현재 그룹총수인 조석래 회장과 이상운 부회장이 수천억원대의 분식회계를 통해 조세 포탈과 배임 등을 한 혐의로, 조현준 사장은 법인자금 횡령과 조세포탈의 혐의로 검찰에 각각 기소가 된 상태다. 경제개혁연대는 이들 혐의의 상당부분이 검찰 수사결과 드러나 기업 가치가 훼손됐는데도 이사직을 사임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국민연금이 주식시장에서 큰 손으로 자리한 이상 개미들에게는 긍정적 신호가 될 전망이다. 반면 기업들에게는 눈치를 봐야할 대상이 늘어나 앞으로 기업경영에 적지 않은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