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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02월 27일 11시 09분 KST | 업데이트됨 2014년 03월 06일 11시 19분 KST

미세먼지 재난이자 삶

수도권 미세먼지(PM-10) 농도가 계속해서 '나쁨(일평균 121∼200㎍/㎥)' 상태를 보이는 가운데 26일 오전 마스크를 쓴 시민이 서울 광화문 광장 인근을 지나고 있다.
연합뉴스
수도권 미세먼지(PM-10) 농도가 계속해서 '나쁨(일평균 121∼200㎍/㎥)' 상태를 보이는 가운데 26일 오전 마스크를 쓴 시민이 서울 광화문 광장 인근을 지나고 있다.

봄 손님 황사가 이제는 연중 찾아온다. 그 손님은 성격도 변했다. 씻어내면 그만이었던 황토가루가 지금은 중금속이 범벅된 유해물질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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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오후 서울 명동예술극장 앞에서 외국인 관광객들이 두꺼운 겉옷을 들고 미세먼지를 막기 위해 마스크를 쓴 채 쇼핑을 즐기고 있다.

미세먼지는 석탄을 태워 발생하는 황산염과 자동차 배기가스에서 배출되는 질산염 등 각종 중금속이 주성분이다. 지난해 10월 세계보건기구(WHO)는 미세먼지를 1급 발암물질로 지정했고, 중국발 미세먼지는 모래로 이루어진 황사보다 훨씬 유해하다고 알려졌다.

미세먼지의 위험성은 다양한 역학 조사를 통해 확인됐다. 10마이크로미터 이하의 먼지 입자는 노약자나 천식 환자, 기관지염 환자, 심장 질환자 등의 질병 발생률과 사망률을 높인다는 것이다.

최근에는 미세먼지가 폐는 물론 뇌 기능에도 악영향을 준다는 사실이 밝혀져 충격을 주고 있다. SBS가 보도한 바에 따르면 미국 하버드대 연구 결과, 미세먼지 농도가 세제곱미터당 10㎍ 높아진 상황에서 10년을 거주할 경우 뇌의 인지 기능이 2년 빨리 퇴화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 들어간 미세먼지가 후각 신경을 타고 뇌의 전두엽에 침투한 뒤 뇌 전체로 퍼졌다는 것이다. SBS는 2012년 평균 미세먼지 농도를 기준으로 했을 때 서울에서 10년을 살면 런던이나 워싱턴보다 5년 더 빨리 뇌가 퇴화한다는 것이다.

신동천 세브란스병원 교수(예방의학과)는 <아시아경제>와의 인터뷰에서 “미세먼지가 체내에 쌓일 경우 심장질환과 뇌질환까지 일으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일반 마스크’가 아닌 식약처 허가를 받은 ‘황사용 마스크’를 당장 구해서 써야 하는 이유다. ‘황사용 마스크’는 식약처에서 의약외품으로 분류해 관리하며, 제품 포장 겉면에 표기된 '의약외품', '황사방지용' 문구를 꼭 확인하고 사야 한다.

다행히, 주말부터는 상황이 조금 나아질 전망이다. 국립환경과학원에 따르면 28일 오늘, 수도권·충청권·강원권은 국내 대기정체로 오염물질이 축적돼 미세먼지 하루평균 농도가 '나쁨'으로 예상되나 오후부터는 동풍계열 바람의 영향으로 농도가 점차 낮아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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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성규 환경부 장관(오른쪽 두번째)이 26일 오후 서울 동작구 기상청 국가기상센터를 방문, 최근 발생하는 미세먼지에 대한 보고를 받은 뒤 질문을 하고 있다.

미세먼지가 점차 심각한 문제가 되자, 정부도 대책 마련에 나섰다. 연합뉴스의 인터뷰에 따르면, 윤성규 환경부 장관은 "중국과 협력해서 미세먼지 예보 모델을 개발하려고 한다"며 "일기예보 분야에서 중국은 우리나라, 일본보다도 앞서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문제는 중국이다. 우리나라 미세먼지의 ‘원산지’로 지목되는 중국은 이에 대해 “자신들의 탓이 아니다”라고 강변하고 있다. <서울경제> 보도에 따르면 중국 환경보호부 감측사(국에 해당) 부사장(부국장)은 중국의 대기오염 물질의 확산 문제에 대해 “중국·한국·미국·일본 과학자들이 모두 연구하고 있지만 전파과정이 복잡해 현재까지 명확한 결론이 없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중국도 자국민들의 반발 때문에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25일 베이징시 업무 보고를 받는 자리에서 “지름 2.5㎛ 이하의 초미세먼지를 통제하는 등 대기오염의 통제 역량을 높여야 한다”며 법 집행 등으로 초미세먼지에 대한 통제를 강화할 것을 지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