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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03월 01일 10시 21분 KST | 업데이트됨 2014년 03월 06일 11시 31분 KST

폐막식없는 사교육 올림픽

연합뉴스
28일 오후 서울 잠실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메가스터디의 고교생 대상 신학기 설명회를 찾은 학부모와 학생들이 자리를 가득 메우고 있다. (연합뉴스 = 홍해인)

사교육이나 선행학습의 목적은 딱 하나. 이른바 일류대학 진학을 위해서다. 일류대학에 가는 이유는 우리 사회가 여전히 학벌 중심의 사회이기 때문이다.

공무원이 되건 기업에 취직하건 학벌은 늘 붙어 다닌다. 따라서 교육 문제의 근본 뿌리는 학벌 중심 사회다. 이를 바꾸지 않고는 어떤 정책도 언 발에 오줌누기에 불과하다.

2월18일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를 통과한 선행학습 금지법안이 그렇다. 교문위는 전체회의를 열어 선행학습을 금지하는 ‘공교육 정상화 촉진·선행교육 규제 특별법안’을 통과시켰다. 이 법에 따르면 입시나 학교 중간·기말고사에서 학교 교육과정을 벗어나는 문제를 출제하지 못하게 됐다. 또 초·중·고 뿐 아니라 유치원과 (사립)초등학교의 과도한 영어 몰입교육도 금지되고 올해부터 수능 영어시험도 쉽게 출제해야 한다. 뿐만 아니라 학원, 교습소 등 사교육 기관의 선행교육 광고 금지 내용도 포함됐다.

그러나 문제를 쉽게 낸다고 사교육을 시키지 않을 학부모는 없다. 쉬운 문제로는 변별력을 확보할 수 없다. 대학이나 직장이라는 목표에 도달하기 전에 한 번 이상은 변별력을 내세운 고난이도의 시험 관문이 존재할 수밖에 없다. 학보무들이나 학생들 모두 이를 너무나 잘 안다. 유명학원이 주최하는 입시 설명회가 수만 명을 수용하는 체육관에서 좌석을 가득채운 채 열릴 수 있는 이유도 그 때문이다.

사교육 광고 금지도 그렇다. 학부모들은 학원 등 사교육 기관들은 광고 없이도 충분히 선행학습을 진행할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기 때문에 법안의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이 법에 긴장하는 학원도 거의 없다.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네거리의 한 상가에 위치한 학원의 수학강사 김아무개씨는 <한겨레신문>http://www.hani.co.kr/arti/society/schooling/624947.html과의 인터뷰에서 “앞으로 선행학습 광고는 못하게 될 것 같지만 어차피 광고지는 효과가 거의 없다. 학부모들이 서로 소개받아서 오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박근혜 정부가 이미지 세탁을 위해서 하는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강남에서는 자신의 자녀를 명문대에 보낸 학부모가 고액을 받고 학생들을 지도하는 ‘사교육대리모’까지 등장하는 마당이다. 사교육 광고를 금지하는 법 정도로는 효과가 거의 없다. 아마 좋은 사교육 기관이나 강사를 소개하는 신종 직업이 출연할 지도 모른다.

일선학교 또한 혼란을 겪을 전망이다. 동아일보에 따르면 올 2학기부터 초중고교생의 선행학습을 금지하지만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이 없어 일선 교사, 학생, 학부모 사이에서 불안감이 가중되고 있다. 교사들은 기존에 해왔던 심화수업을 진행할 수 있는지, 학생과 학부모는 정말로 선행학습을 하지 않아도 될지, 의구심은 커져만 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