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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02월 27일 11시 49분 KST | 업데이트됨 2014년 02월 28일 01시 03분 KST

닥스가 버버리의 체크를 훔쳤다니?

지난 2013년 1월, 영국 패션 브랜드 버버리가 LG패션 산하 브랜드 닥스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요지는 닥스가 버버리의 고유 체크패턴을 모방했다는 것인데, 이에 닥스는 보편화된 체크무늬를 브랜드 고유의 재산이라고 하기엔 무리가 있다며 맞소송을 검토했다. 그러나 며칠 전 강제조정으로 이번 사건은 일단락됐다. 닥스는 버버리가 청구한 5,000만원 중 3,000만원을 배상하지만, 체크무늬는 계속 생산 가능하다. 가장 중요한 문제인 제조 및 판매를 중단시킨 것은 아니기에 사실상 법원이 LG패션의 손을 들어주었다는 해석도 있다.

버버리가 디자인 침해를 이유로 소송을 제기한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제일모직 빈폴을 비롯해 지난 몇 년 간 여러 국내 업체들에 태클을 걸어왔다. 심지어 천안의 한 노래방이 '버버리 노래방'이라는 상표를 쓰는 것까지 관여했다. 신기한 것은 둘다 100년이 넘는 전통을 자랑하는 영국 브랜드라는 것. 버버리가 1856년, 닥스가 1894년에 창업했고, 체크무늬는 버버리는 1924년, 닥스는 1976년에 도입했다. 브랜드의 창립년도나 체크무늬를 사용한 물리적인 시간은 버버리가 먼저다. 버버리는 체크무늬 중에서도 '타탄체크'를 닥스가 셔츠에 도입했다고 주장했다. 그런데 이 논리 대로라면 스코틀랜드에서 16세기 생산된 '타탄 체크'의 저작권을 따지는 격이다. 공공재에 가까운 디자인에서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와 같은 시간의 인과관계는 이제 의미가 없음이 이번 사건으로 판명되는 듯 했다.

하지만, 같은 소송에 대해 버버리는 완전히 다른 입장을 내놓았다. 닥스의 특정 셔츠는 이미 생산이 중단되었으므로 제조 및 판매 중단 요청을 포기할 수 있었다고 했다. 또한 디자인권이 아닌 상표권이므로 베이지색 체크무늬 자체로 버버리라는 브랜드를 떠올릴 수 있기에 상표침해가 명백하고 이에 대한 권리를 주장할 수 있다고 한다. 소송이 강제 조정되었다고 닥스의 생산을 용인한다는 건 아니라는 주장이다.

1년에 걸친 소송은 끝이 났지만 앞으로 버버리가 자신의 체크무늬를 어떻게 지킬지, 그리고 타브랜드의 체크무늬 사용에 대한 용납은 어디까지 가능할 것인지 그 귀추가 주목된다.

버버리와 닥스의 체크무늬 가방

before

aft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