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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02월 27일 13시 06분 KST | 업데이트됨 2014년 03월 06일 12시 48분 KST

애리조나 게이들 승리하다!

Getty Images
아리조나 주정부청사 앞에서 시위하는 동성애자들

게이들이 미국 남부의 중세적 보수주의자들로부터 승리를 쟁취했다. 가장 큰 승리는 애리조나다. 지난주 애리조나 주의회는 SB 1062라 불리는 ‘종교자유회복법’을 통과시켰다. ‘동성애 손님 거부법’이라고 일컬을 수 있는 이 법안은 기업주가 자신의 종교적 신념을 이유로 동성애자 고객에게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아도 된다는 조항이 커다란 핵심이다. 동성애자를 싫어하는 레스토랑 주인이 고객을 내쫓는 정도의 문제가 아니다. 이 법안이 통과되면 동성애자에 호의적이지 않은 병원과 약국 주인이 에이즈 치료제의 판매를 거부해도 법적으로 제재를 받지 않는다.

이 소식이 전해지자 애플, 델타 항공을 비롯한 대기업들은 회사 소재지를 다룬 주로 옮기겠다고 강력하게 항의했고,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MLB는 성적 차별에 철저히 반대한다”고 성명을 발표했고, 심지어 NFL은 내년으로 예정된 애리조나주 글렌데일에서의 슈퍼볼 게임을 취소할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이 전근대적인 법안에 대해 심지어 존 매케인 공화당 상원의원을 비롯한 보수 정치가들과 폭스뉴스 같은 보수주의 매체까지 우려를 표명하자 현지시각으로 26일 잰 브루어 애리조나 주지사는 거부권을 행사했다.

“몇 분 전에 거부권을 행사했습니다.”라고 올린 잰 브루어 애리조나 주지사의 트윗

사실 잰 브루어 주지사는 의료보험과 총기소지 같은 정치적 쟁점 앞에서 항상 보수적인 견해를 보여온 인물이고, ‘종교자유회복법’을 통과시킬 거란 추측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전 미국에서 반대 여론이 급증하자 잰 브루어 주지사는 “이 법안이 오히려 더 큰 문제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 단 한번도 특정 사업자의 종교적인 자유가 침해당했다는 사례를 들어본 적 없다”며 거부권을 행사했다.

애리조나보다 먼저 유사한 법률을 제정하려던 7개 주(조지아, 오하이오, 아이다호, 테네시, 캔자스, 메인, 미시시피) 역시 주민들의 반대로 실패한 바 있다. 모두 공화당이 정권을 잡은 주들이다. 현재 미국의 50개 주 중에서 동성결혼을 인정하지 않는 주는 모두 29개다. 29개 주가 하나씩 하나씩 현대적이고 이성적인 지역으로 변해가는데 얼마나 걸리는지 지금부터 카운트다운을 세어보자. 얼마 안 남은 건 확실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