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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02월 26일 10시 48분 KST | 업데이트됨 2014년 03월 06일 17시 24분 KST

김응룡 감독의 유머 한마디

OSEN

일본 오키나와 스프링캠프에서 선수단을 지휘하고 있는 한화 김응룡(73) 감독은 요즘 책 한 권을 읽고 있다. 아주 심각한 표정으로 유심히 읽는 책은 다름 아닌 '유머 한마디'.

김 감독은 말이 많지 않지만 한마디 한마디에 무게감이 있다. 유머 스타일도 마찬가지. 한마디로 좌중을 웃음바다로 만드는 스타일이다. 하지만 김 감독의 한마디에는 모두 뼈가 있다. 그냥 흘려들을 수 없는 촌철살인. 스프링캠프 기간 동안 김 감독의 촌철살인 유머 한마디에서 올해 한화 야구를 읽을 수 있다.

▲ 우리는 자유민주주의야

올해 한화 야구의 키워드는 스피드다. 정근우·이용규·피에의 가세로 '삼중 테이블세터'가 구축돼 한화의 최대 취약점이 보강됐다. 선수들의 그린라이트 여부에 대해 김 감독은 "우리는 자유민주주의"라고 답했다. 선수들에게 단독 도루 판단을 맡기겠다는 것. 김 감독은 "작년에도 뛰지 말라고 하지 않았는데 뛸 선수가 얼마 없었다. 올해는 분명히 기동력이 좋아질 것"이라며 발야구에 기대를 걸고 있다. 자유민주주의로 언제 어떻게 뛸지 모른다.

▲ 도미니카리그로 보내야 하나

한화 4년차 좌완 유망주 유창식은 여전히 팀 내에서 주목받는 투수다. 김 감독은 "유창식이 아주 좋다. 벌써 구속이 150km 가까이 나온다. 컨트롤도 좋아졌다"면서도 "11월부터 2월까지는 유창식이 최고다. 이거 도미니카리그로 보내야 하나 보다"며 껄껄 웃었다. 유창식이 정규시즌 때도 꾸준하게 잘 해주기를 바라는 마음. 11~2월처럼만 한다면 더 이상 바랄게 없다는 속내다. 올해도 김 감독은 유창식에게 큰 기대감을 갖고 있다.

▲ 투수 2명 공짜로 준다 그래

올해 한화의 관건은 투수력이다. 타선 보강에 비해 투수력은 여전히 미지수. 하지만 김 감독은 "좋은 투수들이 많아졌다. 작년에는 누구를 써야 하나 고민이었는데 올해는 누구를 빼야할지가 문제"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최근 불펜투수들이 줄부상을 당한 KIA 선동렬 감독에게 전하라며 "우리 투수 많아. 2명 준다고 해. 트레이드도 아냐. 투수 2명 공짜로 준다 그래"라고 농담을 던졌다. 그만큼 마운드에도 자신감이 생긴 듯하다.

▲ 혁민이랑 같이 놀면 되겠네

LG 외국인 투수 레다메스 리즈가 무릎 부상으로 전열에서 이탈했다는 소식에 김 감독이 물끄러미 쳐다보며 한마디했다. "우리 혁민이랑 같이 놀면 되겠네". 김혁민은 지난달 캠프 출발 3일 전 보문산 하산 중 왼쪽 발목을 접지르며 명단에서 제외됐다. 프로선수의 몸 관리를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김 감독으로서는 그저 답답할 뿐. 김 감독은 "작년에는 혁민이만 찾았는데 올해는 잊어버릴지도 모르겠다"는 말로 그의 분발을 촉구했다.

▲ 예수야? 부활하게

올해 한화 타선의 마지막 퍼즐이라면 김태완이다. 지난해 기대이하의 성적으로 아쉬움을 남겼지만 워낙 실적이 뚜렷한 선수이기에 한화 코칭스태프 모두가 그의 부활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이에 김 감독은 "무슨 예수야? 부활하게"라며 심드렁하게 답했다. 김 감독은 "전쟁터 나가기 전부터 싸울 준비가 되어야 한다. '물러서면 죽는다'는 생각으로 배수의 진을 쳐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태완이 살아나길 바라는 마음을 감출 수 없었다.

▲ 캐나다 신사야

뒤늦게 합류한 외국인 투수 앤드루 앨버스의 첫 인상이 김 감독은 만족스러웠던 모양이다. 앨버스는 캐나다에서 LA를 거쳐 일본 오키나와로 넘어온 첫 날부터 양복으로 갖춰입고 김 감독에게 허리 숙여 인사했다. 김 감독은 "캐나다 신사야. 예의가 바르더라"며 웃어보였다. 영국 신사라는 말은 있어도 캐나다 신사라는 말은 없다. 김 감독은 "희망있는 선수가 와서 희망적이다"라는 말로 전년도 메이저리그 완봉승 투수를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