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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임금의 급격한 상승과 다가올 수 있는 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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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최저임금이 7530원으로 확정되었다. 16.4%의 상승인데 지난 기간 동안의 상승률을 감안해도 정말 엄청난 수준이다. 그리고 최저임금제가 만들어진 이후의 연간 상승률을 다 고려해도 매우 높은 수준이다.

최저임금의 급격한 상승에 반대하는 글을 많이 남겨와서(상승에 반대하는게 아니라 급격한 상승에 반대하는 것이다.) 최저임금이 이슈가 될 때마다 블로그에 유입이 생기는데 아니나 다를까 어제 늦은 밤 타결 이후에 내 의견을 물어보는 분들이 계셨다.

최저임금 미준수율 : 최저임금 상승이 소득상승으로 제대로 이어지지 않을 가능성

정확하게 작년 오늘, 이런 글을 썼다. 최저임금을 지키지 않는 최저 임금 미준수율은 주요 OECD 국가 평균 대비 3배 가까이 된다. 매우 높은 수준이다.

최저임금 미준수율이 높은 것은 우리나라에 악독한 사업자들이 많아서 그런 것이 아니다. 최저임금 미준수의 70%는 10인 미만 사업장에서 나온다. 전통적으로 제조업의 최저임금 미준수율은 낮고 서비스업의 최저임금 미준수율은 굉장히 높아서 이 차이만 2014년 기준 3배다.

만약 최저임금을 지키지 않는 고용주를 그냥 악덕업주로 취급한다면 악독한 사람들은 작은 사업만 하고 서비스업만 한다는 이상한 결론이 나올 수 있다. 몇몇 사람들은 여기서 '대기업이 작은 업체를 착취해서다!' 라고 이 논리를 이상하게 확장시키는데 이 정도로 작은 사업장들은 대부분 대기업과의 연결고리가 없다.

영세기업에서 최저임금 미준수가 대다수를 차지한다는 것은 결국 사업장의 생산성이 낮기 때문에 최저임금을 제대로 지켜서 지급하기 어렵다는 뜻이다. 이 모든 것이 생산성의 문제다. 최저임금이 오르는 속도가 생산성의 상승 속도보다 빠를 경우 최저임금을 지키지 못할 가능성이 증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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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고 최저임금이 상승한다고 해서 생산성이 그만큼 증가하는 것은 아니다. 최저임금의 급격한 상승을 지지하는 사람들은 1930년대 포드가 시행한 급격한 임금 상승을 예로 든다. 경제학에서는 효율임금이론이라고 한다. 이것은 굉장히 제한적으로 적용되는 모델이다.

일단 포드가 그렇게 높은 임금을 지급하면서 과거 많은 노동을 투입하던 자동차 생산과정에서 노동의 비중이 줄어들기 시작했다. 고용이 줄어든단 얘기다. 또한 다른 기업들이 포드의 효율임금이론을 따라하게 될 경우 모두가 고임금을 지급하기 때문에 얻을 수 있었던 생산성의 향상은 사라진다. 사람은 누구나 다 누릴 수 있는 것에 성취감이나 목표의식을 가지지 않기 때문이다.

현대 사회에서 사람의 노동으로 증가시킬 수 있는 생산성은 얼마나 될까? 소비자 물가지수(CP)는 올해도 낮은 상승률을 기록할 것이란 게 보인다. 확실히 말할 수 있는 건 적어도 올해의 최저임금 상승분인 두 자릿수의 상승은 되기 힘들다는 것이다.

물론 이것이 올해 한 해만 그런다면 이 충격을 어떠한 방식으로라도 흡수하겠지만 이런 지나치게 높은 상승률이 앞으로 지속될 경우(사실 지금 각 고용주들은 앞으로 지속될 것이라 전망하고 있다.), 결국 생산성을 초과하는 노동비용이 발생하기 때문에 고용 주체들의 선택은 다음으로 압축된다.

1) 사람을 기계로 대체한다.
2) 최저임금을 지키지 않는다.
3) 사업을 포기한다.

사람을 기계로 대체하는 것은 정해진 미래다. 이미 패스트푸드 업체들은 키오스크를 설치하는 식으로 대응하여 카운터의 업무를 줄이고 있다. 식당은 서빙 직원을 두기보다 자판기를 통한 주문과 셀프 시스템으로 대체한다. 이런 서비스업뿐만 아니라 제조업에서도 수요만 충분한 분야라면 공정을 기계로 대체하여 사람의 수요를 줄이는 방식으로 대응할 수밖에 없다. 사람의 임금은 이렇게 매년 7%, 올해는 16%나 올랐지만 기계의 가격은 그 정도로 오르지 않기 때문이다.

기계로 당장 대체하기 힘든 경우라면 최저임금을 지키지 않는 미준수로 대응할 것이다. 따라서 최저임금 미준수율이 더 높아질 것으로 예측된다. 위에도 썼다시피 생산성을 넘어서서 임금이 오를 경우 최저임금을 맞추기가 어려워진다. 최저임금을 지키지 않을(못할) 업체는 늘어날 수밖에 없다. 게다가 우리나라는 노동감독관도 부족하다.

이도 저도 대응할 수 없다면 결국 사업을 포기할 수밖에 없다. 매년 7%, 올해는 두 자릿수로 오른 임금을 맞춰주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특히나 이것이 단기적으로 발생하는 게 아니라 장기적으로 지속될 것이라면 한계에 부딪히게 되어 있다.

1)과 3)은 결국 최저임금을 지급할 일자리 수의 감소로 이어진다. 단기적으로 일어나진 않겠지만 향후 최저임금의 상승 속도가 이 변화의 속도를 결정할 것이다. 최저임금은 높아지는데 그것을 줄 수 있는 일자리가 줄어들면 결국 누군가는 최저임금보다 덜 받고도 일하려고 하게 된다. 그것은 다시 2)로 이어진다. 일자리 수는 감소하는데 과거보다 불만인 사람은 더 늘어난다.

그리고 지금 현재 최저임금만 따지니 올해의 6470원이 낮아보이겠지만 타국에서 없는 주휴수당을 포함할 경우 약 7700원이 된다. 내년의 최저임금이 7530원이므로 주휴수당을 포함시에 약 9천원이 될 것이다. 이 정도면 선진국의 최저임금과 직접 비교해도 크게 뒤지지 않는다.

왜 내수시장에서 곡소리가 났을까?

한 가지 다행인 점은 우리나라가 2012년부터 5년간 이어진, 글로벌 불황으로 인한 극도의 수출부진이 끝나고 수출이 회복되고 있다는 점이다. 이런 경기 회복은 이와 같은 상승의 충격을 어느 정도 흡수해주고 조금 더 부드러운 결과를 만들 수 있다. 그나마 다행인 부분이다.

이제 급격한 상승에 목표를 두기보다는 준수율을 높이고 충격을 흡수할 수 있는 방안으로 갔으면 하는 것이 내 바람이다. 혹자들은 이것을 '실험'이라 하지만 페친분의 표현을 인용하자면 '나라 전체를 두고 하는 건 실험이 아니라 모험'이며 굉장히 자기파괴적이다.

최저임금 상승보다 중요한 것은 식료품 물가 안정

마지막으로 정부쪽에서 이제 생필품과 식품물가에 대한 접근을 시도했으면 한다. 사실 가장 본질적인 문제는 최저임금이 아니라 바로 이 식품 가격에 있기 때문이다.

물가는 과연 정치와 의지의 문제인가?

우리나라의 식료품 가격은 정말 높다. 많은 사람들이 이 문제에 대해 유통이 중간에서 착취하고 있다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그 증거는 없다. 오히려 매우 열악한 우리의 농업생산성이 드러날 뿐이다. 흔히들 음식값 싸다고 하는 독일과 비교해봐도 농지 1km2당 인구수가 약 467명 대 2977명으로 6배 차이가 난다. 일단 타국 대비 기본 환경에서 너무나 큰 차이가 난다.

그렇다고 농업 보조금이 효율적으로 쓰이고 있느냐 하면 그것도 아니다. 우리나라의 농업 보조금은 안그래도 소비가 줄어가는 쌀에 집중되어 있다. 또한 보조금 지급의 특성 때문에 품질에 대한 차별화 없이 그저 생산량을 늘이는 것에 초점이 잡혀 있다. 보조금의 낭비나 다름 없다.

물론 농민과 농업 관련 문제는 투표에 큰 영향을 끼치기 때문에 매우 어려운 문제다. 그러나 그 동안 어렵다고 외면해온 결과, 이제 이 문제는 중대한 위협 중 하나가 되었다.

* 이 글은 필자의 홈페이지에 실린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