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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계탕 원가 논란과 시장경제의 적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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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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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닭 1천790원, 삼계탕 1만6천원...왜 이렇게 차이 나나 | 연합뉴스

매년 시기 불문하고 나오는 게 원가 논란이지만 이제 이 원가 논란의 주제도 매우 참신해져 가는 듯다. 이제는 드디어 삼계탕 가격 논란까지 나왔다. 연합뉴스가 경제 분야에서 처참한 기사를 쏟아내는 게 한두 번이 아니긴 하다만 이건 너무 심하다. 나는 이런 원가 논란을 만들어내는 자들을 시장경제의 적이라 정의하고 싶다.

삼계탕뿐만 아니라 모든 소비시장의 상품들은 굉장히 단순화시켜서 3가지 요소를 투입해야 한다. 첫째가 생산에 필요한 원재료요, 둘째가 생산에 필요한 노동력이요, 셋째가 상품을 생산하고 판매할 공간인 땅이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이 원가라고 이야기하는 것은 원재료다. 나는 왜 사람들이 원가를 이야기할 때 이것만 따지는지 이해하지 못하겠다. 물을 기도 한번으로 최상급 와인으로 바꾼 예수의 가나 기적이라도 바라는 것인가?

그러나 매우 불행하게도 상품 생산자들은 예수나 그의 제자가 아니기에 닭을 놓고 기도한다고 해서 삼계탕으로 바꿀 수 없으며 삼계탕 5그릇과 인삼주 2잔으로 5천명을 먹일 수도 없다. 상품을 생산하기 위해선 원재료뿐만 아니라 노동을 투입해야 하고 그것을 만들 공간이 필요하다. 이 세 가지 중 하나라도 없으면 상품을 생산할 수 없다. 이 정도는 중고등학교 교과과정에서도 배우는 지식이다.

상품 생산에 투입하는 생산 요소가 3가지란 것을 명확하게 기억한다면 원재료뿐만이 아닌 다른 2가지 요소의 변동도 고려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임대료는 일정 비율 이상 상승하게 되어 있다. 5년 임대계약 만료 후 새로운 계약 시에 크게 상승하는 것을 고려하지 않는다면 대략 연 3-4% 정도씩은 오른다고 봐야 한다. 또한 최근 10년 동안 최저임금 상승률은 연간 약 7%씩 올라왔다. 이를 가정하고 계산할 시, 10년 전에 비해 임대료는 48%가 오르고 인건비는 96%가 오른 셈이다.

생산의 3요소 중, 2가지 요소에서 이 정도의 상승 압력이 존재하는데 가격을 올리지 않길 기대한다는 것은 그야말로 날강도 심보다. 심지어 닭은 삼계탕에 들어가는 재료 중에서도 일부에 불과하다. 이걸 알면 가격 상승을 그렇게 쉽게 폭리라고 주장하기 어렵다. 사람들이 쉽게 폭리라는 딱지를 붙여 대는 것은 이 구조에 대해 잘 모르기 때문이다.

언론이나 미디어가 해야 할 일은 바로 이 잘못된 무지를 깨는 일이다. 그러나 이와 같은 원가 관련 기사는 그에 대한 무지를 깨부수는 것이 아니라 무지에 의한 편견을 강화할뿐더러 소비자와 생산자 간의 불신을 더 부추기고 있다.

무지와 그로 인한 불신은 생산자와 소비자 양쪽에 피해를 입히며 결국 그것이 양쪽 모두의 후생을 떨어뜨린다. 그 점에서 원가 관련 기사들은 참으로 악랄한 기사라고 할 수 있다. 바로 이런 기사를 생산하고 유포하는 자들은 시장경제의 적이나 다름 없다. 시장경제의 적들이 불신을 만들어내고 그에 기생해 편익을 취하는 것을 막아야 한다. 이 문제는 정말 심각하다.

* 이 글은 필자의 홈페이지에 실린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