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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신화, 어디까지 믿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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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ettyimage/이매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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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 신화를 어디까지 믿어야 할까? 성공 신화는 말 그대로 인간 승리의 신화다. 거칠고 어려운 환경을 딛고 일어나 엄청난 성공을 이뤄낸 이야기는 어떠한 경외심과 카타르시스를 안겨준다. 많은 이들은 그러한 엄청난 성공 신화를 가진 사람을 존경의 눈으로 바라 본다. 그런데 그거 아는지 모르겠다. 신화는 신화일 뿐이란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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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장 1리터 주스 돌풍을 일으킨 쥬씨만 하더라도 해당 대표가 유통구조의 개선을 통해 신선한 과일을 저렴하게 공급할 수 있었다, 라고 거창하게 주장했지만 현실은 1리터라 판매해놓고 맥시멈으로 채워봤자 840ml인 컵에 판 것 아닌가. 물론 6개월 전부터는 은근슬쩍 1L를 내리고 XL라고 표기를 바꾸긴 했다. 그러나 처음에 1L라고 판매한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며 이에 대한 해명조차 없었던 것도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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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이건 심각한 소비자 기만행위다. 쥬시는 그 동안 과장 광고를 통한 소비자 기만으로 부당이득을 취한 것이나 다름 없다. 몇 년 전 미국의 서브웨이가 자사의 샌드위치 크기를 속여 판 것 때문에 엄청난 대규모 소송이 걸렸던 걸 감안하면 이건 대단히 큰 문제다. 이런 현실에도 불구하고 한국에선 소송은 없다. 만약 1L 주스라는 마케팅이 없었더라면 쥬씨가 이렇게 엄청나게 빠른 확장이 가능했을까? 용량 많은 주스와 1L 주스 중에서 큰 상징성과 임팩트를 가진 것은 후자다. 적어도 빠른 성장 과정에서 이러한 타이틀은 확실하게 이득을 가져다 주었다고 볼 수 있다.

나는 성격이 고약해서 이런 성공 신화를 그대로 보질 못한다. 성공한 창업자가 이야기하는 성공요인 같은 건 걸러서 들어야 한다. 왜냐하면 전형적인 사후확증편향이기 때문이다. 성공한 창업자들은 자신의 이야기를 거창하고 대단한 성공 스토리로 포장을 한다. 그 과정에서 진짜 진실은 가리기 마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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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며칠 전에 화제가 되었던 카페 도레도레의 성공 신화를 살펴보자. 대단한 성공 신화다. 금수저 논란은 집어치우더라도 21살 대학생이 창업을 해서 7년 간 늘 적자만 보다가 드디어 성공을 맞이한다. 그래서 그로부터 3년 후인 지금은 연 매출 300억을 바라보고 있으며 직원수 300명에 달하는 회사로 성장했다. 이거 정말 대단한 성공 신화 아닌가.

일단 도레도레의 성공요인은 이전 글에서 이야기한 대로 시간 제한에서 자유로웠던 점에 더해 아이템 선정과 시기, SNS 이 모든 게 잘 맞아 떨어진 덕분이라고 생각한다. 사진 속의 김경하 대표가 들고 있는 것이 바로 도레도레를 유명하게 만든 레인보우 케이크이다. 도레도레는 이걸로 본격적인 유명세를 탔다고 봐야 한다. 크기는 굉장히 크고 컬러는 화려하고 단맛이 주는 임팩트는 투박하게 강하다. 이것을 도레도레만의 독자적인 레시피라고 보기가 어렵다. 레인보우 케이크 레시피는 당장 미국에선 2010년 이전부터 있어왔기 때문이다. 이런 식으로 도레도레는 해외에서 한번 유행을 탄 아이템을 잘 들여왔다.

거기에 한국은 아직 디저트 문화가 충분히 발전하지 못한 곳이라 디저트가 가진 섬세함과 세밀함보단 시각적인 것이 좀 더 쉽게 눈을 끌기 쉽다. 그 와중에 이런 미국식 케이크로 눈을 잡아 끈 게 도레도레고 가격을 높게 잡은 게 먹혀들었다. 처음 보는 화려함이니 가격을 다소 높게 잡아도 소비할 욕구가 충분하기 때문이다.

시기도 잘 맞아떨어졌다. 사업이 본격적으로 흥하기 시작한 시기는 인스타그램의 확산과 맞아 떨어진다. 페북, 블로그, 트위터와 달리 인스타란 SNS는 사진 위주의 SNS로 철저하게 시각적인 면이 중요시 된다. 도레도레의 저 레인보우 케이크는 인스타에 잘 어울리는 아이템이다. 즉, 터지는 시점에서 확산 매체와 아이템이 잘 맞아 떨어진 케이스다.

그럼 이 대단한 성공 신화에서 신화를 걷어내는 작업을 한 번 해 보자. 성공 신화는 말 그대로 신화이기에 실제 진실을 가리고 있는 경우가 많다. 그 과정에서 포장이 더해지고 과장이 추가되면서 오히려 성공에 방해가 되는 스토리가 탄생한다. 성공신화로 이득을 보는 것은 이미지 메이킹을 하는 주체뿐이다.

일단 인터뷰 기사를 읽어보면 이 화려한 성공 신화가 대단하단 것은 알겠는데 앞뒤가 맞지 않는 구석이 있다.

가장 눈에 거슬리는 점은 본인이 이야기 하는 수치이다. 대표 본인이 '비싼 재료만 쓴다'라고 하면서 '35개 매장에서 하루에 소비하는 생크림이 매일 1만 7천리터'라고 하며 국내 디저트 전문점 중에서 가장 많은 생크림을 쓴다고 이야기한다. 생크림 1만 7천리터? 진짜로? 내가 이 수치가 다소 의심스럽게 여긴 것은 지나치게 과도한 측면이 있기 때문이다. 하루에 매장당 485리터를 쓴다는 이야긴데 인터뷰에서 밝히기로 하루 케이크 판매량이 1500-2000판이라고 했으니 매장당 판매 케이크 수는 약 57판이다. 보통 케이크가 아닌 이상에야 생크림 소비가 많은 메뉴가 잘 없단 걸 감안하면 매장당 케이크 57판을 만들기 위해 485리터를 쓴다는 이야기는 납득하기 어렵다.

더군다나 도레도레의 케이크가 전부 생크림을 써도 1판당 8.5리터라는 과도한 수치가 나오는데 절반은 생크림 케이크, 절반은 크림치즈 케이크다. 매일 소비되는 생크림이 1만 7천리터가 맞다면 한 판당 들어가는 생크림 양이 10리터를 훌쩍 넘긴다는 얘기나 다름없다. 대부분의 케이크 레시피에서 투입되는 생크림의 양은 500g을 넘지 않는 경우가 많다. 물론 도레도레는 케이크의 크기가 크고 생크림의 양이 많긴 하나 애초에 1리터를 쓴다 해도 정말 많이 쓰는 것인데 8리터 이상을 쓴다는 것은 쉽게 이해가 가지 않는 부분이다. 더군다나 식물성 크림도 아닌 도레도레에서 쓴다는 동물성 크림을 쓴다면 케이크 가격이 비용을 감당할 수가 없다. 백 번 양보해서 생크림을 한 판당 8.5리터씩 쓴다고 하면 생크림 1L의 소매가가 8천원이 넘으므로 도매가를 6천원으로 잡더라도 케이크 1판당 생크림 가격이 8.5리터면 5만1000원이다. 넌센스다.

그래도 또 맞지 않는 것은 월 매출과 케익 판매량의 미스매치다. 도레도레의 케이크는 비싸다. 레인보우 케이크 같은 건 한 조각에 9천원이고 다른 케이크도 평균 단가가 조각 당 8000원대다. 케이크 한 판당 8조각이 나오는 것을 감안하면 한 판당 매출액은 6만4000원 이상이다. 김대표는 하루 판매량이 1500-2000판이라고 했다. 1500판이라 가정할 경우엔 케이크만 하더라도 1일 매출이 9600만원이고 2000판이라 가정할 경우엔 1억2800만원이다. 한달을 30일로 가정할 경우에 케이크 매출만 하더라도 28억8000만-38억4000만원이 나온다. 음료 매출은 고려하지 않고 케이크 매출만 이렇다. 그러나 본인이 밝힌 월매출액은 20억원이다. 이것도 전년도의 월 11억원대 대비 크게 상승한 것이다. 금액이 크게 차이가 난다. 월 매출액이 잘못되었든가 판매량을 과도하게 잡은 것이다.

7년간의 적자를 해소할 수 있었던 2호점 오픈이라는 성공 포인트를 살펴 보자. 인터뷰를 보면 김 대표의 성공은 7년간의 적자 상황에서 하남으로의 2호점 오픈이라는 도박이 성공했다고 나온다. 2호점을 오픈하자 월 매출이 5000만원이 되었다고 한다. 인천 구월동에 있을 때도 월매출 2-3000만원 나왔다고 했었으니 매장을 하나 더 늘려 매출이 2배가 된 것인데 이건 사실 그냥 캐파가 2배가 된 것이라고밖에 볼 수 없다. 그런데 매출이 오르고 숨통이 트였다고?

뭔가 반대로 되었다. 보통은 본점의 매출과 수익이 어느 정도 안정적인 상태에서 확장을 결정하기 마련이다. 그러나 도레도레는 반대로 본점이 적자인 수익구조 하에서 확장을 결정했다. 사실 정상적인 사고를 가진 사람이라면 절대 이런 결정을 못 내린다.

구월동 본점에 있을 때 월 매출 2-3000만원을 벌어도 적자였던 구조에서 매출이 2배가 되었다고 흑자 전환을 할 수 있으려면 고정비의 하락이나 변동비의 평균단가 하락이 이루어져야 한다. 하지만 구월동 본점의 매출이 2배가 된 것이 아니라 새로 가게를 오픈한 것이기에 고정비는 오히려 증가했다고 볼 수 있다.

힌트는 김경하 대표가 밝힌 원가구조에 있다. 본인의 얘기대로라면 원재료의 비중이 40%, 임대료와 인건비가 50%를 차지한다는 얘기다. 매출액이 130억원이 넘는 규모를 자랑하는데도 원재료 비중이 40%가 넘는단 얘기다. 재료비 자체가 규모가 커지면 평균 단가가 하락하는 것인데 130억원대 매출로도 40%란 얘기는 가게 한두 개였던 시절에는 이것을 훨씬 넘어섰다는 말이 된다.

그렇다면 추정해보건대 카페 도레도레의 진정한 성공 비결은 규모의 경제로 인한 원가절감쪽에 가깝지 않나, 라는 생각이 든다. 아마 김경하 대표도 그것을 알았기에 적자 상태임에도 불구하고 확장을 결정한 것일 것이고. 그렇지 않고서야 저 겉으로 보기에 말도 안되는 확장을 내릴 근거가 희박하다. 적어도 인터뷰 기사 내용대로 추정을 해보자면 그렇다.

그런데 그것을 감안해도 굉장히 이상하다. 월 매출 2-3000만원은 많은 건 아니지만 그래도 가게 하나에서 나오는 매출 치고는 적다고 할 정도는 아니다. 이 상태에서 7년간의 적자를 버텼다는 것은 쉽사리 이해가 가지 않는다. 정상적이라면 진작에 비용 구조를 뜯어고쳐서 비용을 줄여 적자를 흑자전환하였을 것이다. 정말 7년 동안 꾸준히 적자였다면 그 적자를 버틸 수 있는 현금은 어디에서 창출되었단 말인가?

그리고 본인이 알바까지 뛰어가며 직원들에게 월급을 주었다고 하는데 이 월급 금액은 아마 환산 시급보다 높은 금액일 것이다. 당연히 그렇지 않고서는 월급을 지급한다는 게 큰 의미가 없으니 말이다. 그리고 월급을 지급했다는 말은 곧 직원들을 훌륭하게 대우해주었다는 걸 돌려서 표현한 것이기도 하다. 이런 노력과 월급에도 불구하고 직원 4명이 무더기로 사표를 내는 위기도 있었다고 한다. 이해가 가지 않는다. 그렇게나 좋은 대우를 했는데 4명이 무더기로 사표를 내다니.

즉, 인터뷰의 내용을 종합해보면 수치부터 맞지 않고 말도 맞지 않는 부분이 많다. 이것은 그 이면의 이야기들이 숨겨져 있다는 것이 된다. 과연 이 성공 신화를 어디서부터 어디까지 믿을 수 있을까? 숫자부터 시작해서 구조까지 잘 맞아 떨어지지 않는 이 이야기를 말이다.

도레도레의 현재 성장이 대단하다는 것은 인정한다. 그러나 적어도 이 신화는 무언가 많이 과장된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많은 성공 신화는 운으로 결정된 요소까지 창업주의 실력으로 탈바꿈하곤 한다. 나심 탈렙의 명저 [행운에 속지 마라]에 나온 것처럼 사람들은 운과 실력을 구분하지 못한다. 특히나 성공한 사람들은 자신의 성공 요인에서 운이 얼마나 많은 위상을 차지하는지를 더 이해하지 못한다. 그래서 사실 창업과 자영업에서 성공 스토리는 정말 도움이 되지 못하는 내용으로 가득찬 노이즈 스토리인 경우가 대다수다. 그런 의미에서 창업 신화/성공 스토리는 흔해 빠진 자기계발도서의 내용과도 다를바 없다. 이런 와중에 누군가의 성공 신화가 타인에게 도움이 될까?

과장된 신화는 이 스토리를 보는 사람에게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한다. 적당한 포장은 사람들로 하여금 그래도 수긍을 하게 만들 수 있다. 이게 지나치면 독이 된다. 누구를 위한 성공 신화인가? 그 순간부터 성공 신화는 유해함의 영역으로 들어간다. 많은 사람들이 성공 신화를 보고 영향을 받는다는 점에서 지나치게 포장하고 윤색한 성공 신화는 나머지 도전자들을 모두 구렁텅이로 떨어뜨리는 결과를 만든다. 모든 성공 신화는 한 발 떨어져 바라볼 필요가 있다. 성공 신화는 유해하다.

* 이 글은 필자의 홈페이지에 게재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