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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속] 저는 제 아내를 죽이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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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지난 2016년 12월 8일 올라온 쿠로이와 요코의 블로그에 이어지는 글입니다.

요르단 검찰은 제 아내 수진의 사망 사건에 대해 K 박사를 의료 과실로 기소했습니다. 저명한 산부인과 의사인 K 박사는 왕족과도 친분이 있습니다. 형수진은 2016년 9월에 우리 아들 세오를 낳던 중 대량 출혈로 사망했습니다. 일본에서 이런 일이 있었다면 모든 주요 신문의 1면에 실렸을 겁니다. 하지만 전세계 언론 자유 순위에서 138위에 오른 요르단의 매체들은 조용합니다. 검사는 K 박사가 수진에게 제왕절개를 시술한 뒤 대량 출혈의 가능성을 분명 알고 있었을 것이나, 자궁절제술 등 적절한 치료를 제때 해주지 않아 제 아내가 사망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형사기소 성공률이 99.9%인 일본과는 달리 요르단에서는 50% 정도에 그칩니다. K 박사는 요르단에서 영향력있는 사람들을 많이 알고 지내기 때문에, 법원에서 어떻게 될지는 아직 모릅니다. 그래서 모든 독자들에게 간청하고 싶습니다. 최대한 많은 사람들과 이 기사를 공유해, 요르단 사법부에 보내는 메시지가 되게 해주십시오. 전세계에서 많은 사람들이 이번 사건을 지켜보고 있다는 걸 그들이 알게 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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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까지 여러 장애물들이 있었습니다. 첫 장애물은 병원이었습니다. 그들은 제게 아내의 시체를 어디에 매장할지, 요르단인지 한국인지 일본인지 빨리 결정하라고 했습니다. 의료 과실을 다룬 유명한 일본 드라마 '하얀 거탑'을 본 저는 즉시 부검을 요청해야 한다는 걸 알 수 있었습니다. 요르단에서 일하는 U.N. 직원 친구에게 전화를 걸어 이 분야의 전문 변호사를 소개해 달라고 했습니다. 아내가 세상을 뜬지 4시간 뒤에 변호사가 병원에 찾아왔고, 부검 일정이 잡혔습니다.

그 다음 장애물은 가족이었습니다. 어머니는 제게 "병원을 고소하지 마라. 이 일로 고통을 겪을 유일한 사람은 너다."고 하셨습니다. 한국의 장인 장모님은 "요르단 한국 대사관은 우리에게 그 병원은 아주 유명한 곳이고 소송을 걸어 이길 가능성은 없다고 했다. 시간과 돈을 낭비하게 될 것이다."고 하셨습니다. 제 아내가 세상을 뜨자마자, 저는 컴퓨터 앞에 앉아 병원에 들어온 이후 누가 언제 무엇을 했는가에 대해 모든 기억을 기록했습니다. 이 작업이 며칠 걸렸고, 그 동안은 친구들에게 제 아들을 돌봐달라고 해야 했습니다. 장인 어른은 요르단에 오셔서 "왜 아들에게 집중하지 못하니?"라고 하셨습니다. 하지만 법원 심리가 열릴 경우 제 아내를 위해 증언할 수 있는 사람은 이 세상에서 저 하나뿐입니다. 그래서 장인 어른의 충고는 무시해야 했습니다.

일부 친구들도 장애물이 되었습니다. 요르단에서 U.N. 의사로 일하는 친구에게 병원에서 가져온 의료 서류를 전부 보여주었더니 친구는 "과실이 있었던 것 같진 않아. 병원에서 수혈을 많이 해줬는데."라고 말했습니다. 이 친구가 소개해준 요르단 의사도 서류에 문제는 없다고 했습니다. 며칠 뒤 같은 서류들을 일본의 산부인과 의사들에게 보냈더니 그들은 "우린 이런 걸 의료 기록이라고 부르지 않습니다. 환자의 바이탈 사인조차 나와있지 않아요."라고 대답했습니다. 친구와 요르단 의사는 그저 이 일에 관여하고 싶지 않았고, 내가 K 박사를 고소하는 걸 간접적으로 막으려했던 걸까요? "이 일에 그렇게 에너지를 쏟아서 뭐하게?"라고 물은 친구들도 많았습니다.

그러나 아내를 잃은 뒤, 저는 무언가를 더 잃는다는 것에 대한 공포를 완전히 상실했습니다. 제가 K 박사를 고소해서 왜 괴로움을 겪겠습니까? 제가 지금보다 더 큰 고통을 겪게 할 수 있는 방법은 제가 하려는 일을 막는 것뿐입니다. 저는 시간과 돈이 아무리 들더라도, 그 날 제 아내가 왜 죽었는지 알아내기 위해서 어떤 위험이라도 감수할 것입니다. 제 아들이 어머니와 같은 세상에 22시간 밖에 함께 있지 못했던 이유를 설명해주고 싶습니다.

가장 큰 장애물은 적합한 변호사를 찾는 일이었습니다. 요르단에서 6개월밖에 살지 않았던 저는 요르단 사법 체계에 익숙하지 않았습니다. 왕족과 깊은 친분이 있는 의사를 상대로 고소장을 제출할 변호사가 있기는 할까 싶었습니다. 부검을 맡았던 첫 변호사는 K 박사가 작성한 의료 보고서를 포함한 검시 보고서를 보고 "이걸론 고소하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저는 즉시 계약을 파기했습니다.

요르단에서 일하는 U.N.의 친구 한 명이 요르단 해외 대사관들에서 평이 좋은 변호사를 연결해 주었습니다. 제가 전화를 걸었더니 그는 "검시 보고서는 아주 중요합니다. 검시 보고서에서 잘못된 행위가 드러난다면, 의사를 고소하기 충분합니다." 검시 보고서에 병원측의 의료 보고서를 복사해서 붙여넣은 것을 알고 그는 "이건 말도 안됩니다! 부검한 의사들이 뇌물을 받았을 수도 있습니다. 만납시다."라고 했습니다. 그는 제가 병원에서 목격한 일들을 시간 순서대로 주의깊게 듣고, "우리는 K 박사가 앞으로도 마음대로 진료 활동을 하게 두어서는 안됩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제 변호를 맡기로 했습니다.
저는 허프포스트 일본판에 수진의 죽음에 관한 상황을 자세히 적은 블로그 글을 올렸고, 아사히 신문이 제 글을 가져갔습니다. 한 친구가 그 글을 한글로 번역해, 허프포스트 코리아에도 올라갔습니다. 아랍어와 영어로도 번역되어, 저는 요르단에 살고 있는 외국인 단체와도 공유했습니다. 이 단체 회원은 1만 명이며, 그들 상당수는 자기 친구들과 다시 공유했습니다. 한국의 다른 매체에서도 이 이야기를 방송했으며, 요르단 왕가 사람과 함께 일하는 친구가 그에게 이 글을 보여주었습니다. 일본과 한국 외교부에 지인이 있는 제 친구들은 요르단의 일본, 한국 대사관에 글을 전했습니다.

제가 K 박사에 대한 형사 고발을 제출하자, 검찰은 요르단 산부인과의 세 명으로 구성된 특별 위원회를 조직했고, 이들은 의료 보고서를 평가한 뒤 의견서를 검찰에 제출했습니다. 병원측이 작성한 보고서를 포함한 검시 보고서는 지극히 보기 드물다고 그들은 밝혔습니다. 또한 병원과 K 박사는 자궁의 상태로 인해 대량 출혈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알았음이 분명한데도 빠른 조치를 취하지 않아 제 아내의 사망을 초래했다는 결론이 나왔습니다. 이 보고서에 기반해 검찰은 K 박사를 형사 기소했습니다.

2016년 9월 7일에 K 박사는 제게 아내의 사망을 알리며 이렇게 말했습니다. "이 병원에서 이런 일이 일어난 것은 처음입니다." 제가 겪던 감정적 충격과 더불어, 이 발언은 저를 격분하게 만들었습니다. 이 병원에서 이런 일이 있었던 게 처음인지 아닌지가 저와 무슨 상관입니까? 그 발언은 병원의 명성을 지키려는 그의 마음을 보여주는 것에 불과합니다. 제가 아내와 아이의 생명을 그런 사람에게 넘겼다는 것이 너무나 무력하고 죄스럽게 느껴졌습니다. 그리고 K 박사가 앞으로도 같은 실수를 또 저지를 것이라 확신하게 되었습니다. 수진의 죽음에 관한 진실을 밝혀, 그런 비극이 또 일어나는 것을 막는 게 제 의무라고 느끼고 있습니다. 재판에서 진심이 담긴 솔직한 설명을 들을 수 있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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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핑턴포스트JP의 続:私は妻を殺してないーヨルダンの皇室担当の産科医が起訴された를 번역, 편집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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