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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은 사드에 왜 이토록 격앙된 태도를 보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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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격앙된 태도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작년 6월 말부터 7월 8일까지의 시점으로 돌아가 볼 필요가 있다.

6월 29일 시진핑 주석과 황교안 총리가 베이징에서 만났다. 이틀 전인 27일 베이징에서 푸틴과 시진핑은 "미국의 새로운 미사일방어 거점 배치 추진을 반대한다"는 공동선언을 발표했다. 당연히 시진핑은 황교안에게 이런 입장을 설명했을 것이다. 중국 언론은 시진핑 주석이 사드 문제에 대해 '신중하고 적절하게 다뤄 줄 것을 촉구'했다고 보도했다.

그런데 이때 황교안은 뭐라고 말했을까? '아직 결정된 것이 없다'고 말했을 것이다. 한민구 국방장관이 6월 28일 국방위원회 상임위원회에 참석해서 사드배치 여부에 대해 '결정된 바 없다'고 말했기 때문이다. 한민구는 7월 5일 대정부 질문에서도 똑같이 말했다.

그런데 한국 정부는 7월 8일 '사드 배치 결정'을 발표했다. (발표시각인 오전 10시 주변국과 협의를 해야 할 윤병세 장관은 양복바지 수선을 위해 백화점에 머무르고 있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정책결정 과정이다. 박근혜 정부를 보면서 우리는 '그럴 수도 있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중국을 비롯한 정상적인 외국 정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중국은 어떻게 생각했을까? 사드 문제로 한중관계가 악화되는 시점에서 한국총리가 중국을 방문했다. 당연히 사드문제가 중요한 현안이고, 뭔가 입장을 들을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을 것이다. 그런데 '결정된 것이 없다'고 하니, 아직 여유가 있구나라고 생각을 했을 것이다. 설마 (국방부 장관과 함께) 총리가 며칠 후에 사드배치 결정을 몰랐을 것으로 상상이나 할 수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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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매우 중요한 뉴스를 빠뜨리고 있다. 바로 덩샤오핑의 딸, 덩룽의 방한이다. 대체로 언론은 최순실 일당, 특히 김영재 원장이 덩룽의 성형수술 일정을 무리하게 추진하다가 거절당했다고 보도했다.

중요한 것은 덩룽의 방한 시점이다. 시진핑-황교안 만남 직후였고, 사드 배치 결정을 하기 3일 전이었다. 한국정부가 초청을 했고, 덩룽은 박근혜 대통령과 7월 5일 만났다. 덩룽은 중국국제우호연락처 부회장으로 그동안 한중관계에서 중요한 외교적 역할을 적지 않게 해온 인물이다. 당연히 중국 입장에서는 사드 문제에 관해 박근혜 대통령이 뭔가 할 말이 있을 것으로 기대했을 것이다.

그런데 엉뚱하게도 전혀 사전 협의도 없이 성형수술을 하려고 하지를 않나, 박근혜 대통령을 만났더니, 사드문제에 대해서는 아무 얘기도 안하고. 그리고는 7월 8일 전격적으로 발표한 것이다.

하나 더. 베이징에는 김장수라는 한국 대사가 있다. 이분은 7월 10일 한겨레 기자와 만나 "중국의 사드보복 생각지도 않는다" "중국이 한국의 입장을 이해 한다"고 말했다. 이분이 이 시점에서 그리고 이후, 도대체 베이징에서 누구를 만나고 무슨 일을 하는지 취재해 보면 한국 외교의 민낯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외교도 알고 보면 관계다. 중국은 한국이 자신을 속였다고 생각을 할 것이다. 사드의 출구를 마련해야 한중관계를 회복할 수 있지만, 정상적인 외교를 복원하면 상당 부분 관계 악화를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북핵문제의 해법과 관련해서는 한중 간의 공감대가 넓게 존재하기 때문이다.

* 이 글은 필자의 페이스북에 실린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