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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무니없는 색깔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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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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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북한인권에 대한 노무현 정부의 입장

유엔의 북한인권결의안에 대해 노무현 정부는 2003년 불참, 2004년과 2005년 기권, 2006년 찬성, 2007년 기권했다. 남북관계가 풀릴 때는 불참 혹은 기권했고, 2006년 북한이 핵실험을 하고 모든 남북관계가 중단되었을 때는 찬성했다. 2007년은 알다시피 2차 정상회담 직후 남북관계가 가장 활성화되었을 시기다. 지금의 남북관계 기준으로 봐서는 안 된다.

기권 결정에 무슨 흑막이 있는 것이 아니다. 송민순 전 장관은 2005년부터 지그재그 결정을 했다고 비판하지만, 알고 보면 남북관계를 반영해서 결정한 것이다. 자연스러운 결정이라는 말이다.


2. 송민순 전 장관의 기억에 관해

당시 북한인권결의안에 대한 정부 입장을 결정하는 과정에서 논란이 벌어졌다. 송민순 전 장관은 찬성해야 한다는 주장을 일관되게 폈다. 그러나 통일부를 비롯한 다른 부처들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다. 문제의 서별관회의가 열리던 11월 18일 전후 사정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며칠 전인 11월 14일부터 서울에서 남북총리급 회담이 열렸다. 16일에는 북한총리가 청와대를 방문했다. 그야말로 10.4 선언에서 합의한 다양한 쟁점을 조율하던 긴박한 상황이었다. 북핵문제와 관련해서도 불능화 조치의 구체적인 후속조치를 논의하던 상황이었다.

그런 상황에서 송민순 전 장관은 자신의 소신을 고집스럽게 주장했다. 다른 장관들은 이해할 수 없었다. 그야말로 '뭐가 중한디'.

인권결의안에 대해 기권하자는 입장이 새로운 것도 아니고, 그런다고 북한인권 문제에 대한 정부의 기본 입장이 달라지는 것도 아니고. 서해평화협력지대를 비롯한 남북관계의 핵심현안을 포기하고, 북핵문제 진전에 결정적 애로를 감수하자는 주장을 누가 동의하겠는가? 이 글을 읽는 분들이 상식적으로 생각해보기를 권한다.

이 문제를 둘러싸고 외교안보 장관회의에서 큰 소리가 날 정도로 의견 차이가 부각되었다. 북한에 물어보고 결정한 것이 아니다. 이미 정부 내에서 송 전장관을 제외한 장관들은 누구나 남북관계에 미치는 영향을 우려했다.

그리고 서별관회의가 열렸다.

그날 회의 안건이 얼마나 많았나? 송민순 전 장관을 제외한 장관들은 인권결의안에 대한 입장이 남북관계에 미칠 영향을 지적했다. 그리고 2차 총리급 회담을 비롯해서 분야별로 다수의 장관급 회담이 예정되어 있었다. 북한에 아무런 통보도 하지 않고 불쑥 유엔에서 인권결의안에 찬성한다는 것이 이해가 가겠는가? 사전통보를 하고, 북한의 반응을 살필 필요가 있었다. 말이 아 다르고 어 다르다.

'북한에 물어보고 결정했다' 아무리 미워도, 감정의 앙금이 남았어도 그렇게 쓰면 안 된다. 오래 외교관 생활을 한 분이라면, 외교관계에서 해당국과 관련한 조치를 취할 때 일반적으로 사전통보를 하는 것을 잘 알고 있지 않나?

송 전 장관이 당시에 자존심이 상했을 수 있다. 그러나 정책결정 과정에는 맥락이 있다. 뻔히 알 만한 사람이 이런 식으로 10년 전의 자기 감정을 배설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송민순 회고록 논란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송장관은 "북한에 물어보고 결정했다"고 주장하나, 사실은 "결정하고 북한에 통고했다" 이다. 다른 얘기는 할 필요가 없다.


3. 터무니없는 색깔론에 정면으로 대응하기 바란다.

지난 대선의 'NLL 논란'이 재연되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사실 관계, 그렇게 복잡하지 않다. 숨길 만한 것도 없다. 자꾸 해명할 필요도 없다. 꼬투리를 잡히지 말아야 한다. 색깔론이라는 정치공세에 당당하게 강력하게 대응해야 한다.

* 이 글은 필자의 페이스북에 실린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