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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5차 핵실험이 의미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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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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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몇 기자들이 전화를 했다. 모두들 차분하다. 왜 그런지, 앞으로 어떻게 정세가 흘러갈지 알기 때문이다. 5차 핵실험은 매우 우려할 만하다.

핵실험의 목적은 여러가지다. 국내정치적 목적도 무시할 수 없지만, 핵실험의 가장 중요한 목적은 기술적인 측면이다. 4차까지 3년 주기인 것은 실험에서 드러난 문제들을 개선하고 성능을 개량시키는 데 그 정도 시간이 걸렸기 때문이다.

8개월 만에 다시 실험이 이루어진 것은 첫째, 충분한 핵물질을 확보하고 있다는 뜻이다. 그동안 북한은 농축 우라늄을 생산했고 생산하고 있다. 플루토늄 재고량에 대해 크게 신경 쓰지 않겠다는 뜻이다.

둘째, 소형화와 경량화 기술이 크게 향상되었음을 의미한다. (한국 정부는 지진파로 폭발력을 단순 계산하는 방식을 사용하고 있지만, 미국이나 중국은 그렇게 계산하지 않는다. 지하갱도의 깊이와 구조, 지질구조, 습도를 정확히 알 수 없기 때문에, 단순히 지진파로 정확한 폭발력을 계산하기 어렵다. 그래서 이런 변수들을 고려해서 최소 얼마에서 최대 얼마까지로 추정치를 발표하는 것이다.) 대체로 폭발력이 크게 향상된 것으로 보인다. 원자탄(핵분열)인지 수소탄(핵융합)인지 강화형(분열과 융합의 결합)인지는 폭발위력만 갖고 판단하기 어렵다. 공기 중 크립톤을 비롯해서 다양한 추가 탐지와 좀 더 면밀한 검토과정을 거쳐야 할 것이나, 북한이 발표하기 전에는 구체적으로 알기 어렵다.

한마디로 북한의 5차 핵실험은 북한의 핵능력이 과거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진전되었음을 의미한다. 정상적인 나라라면 어떻게 대응할까?

정부는 4차 핵실험 이후 북핵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정책 실패를 인정하고, 국민에게 사과하고, 북핵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초당적인 지혜를 모으고, 미국과 중국을 비롯한 관련국가와 협의를 해서 대안을 마련할 것이다.

야당은 '외교재앙'에 준하는 비상사태를 선언하고, 정부의 정책실패를 국회에서 추궁하고, 재발방지를 촉구하며, 북핵문제 해결의 대안을 제시할 것이다.

그러나 앞으로 전개될 사태는 전혀 그렇지 않을 것이다.

정부는 북한을 규탄하고, 4차 핵실험직 후 취했던 조치를 마치 재방송처럼 반복할 것이다. 야당은 종북으로 몰릴까 북한규탄에 편승할 것이다. 정부의 무능을 지적하면, 정부는 '이게 다 북한 때문이다'에서 곧바로 '이게 다 야당 때문이다'로 전환할 것이다.

그리고 어처구니없는 핵무장론이 다시 등장하고(바로 엊그제 한미 정상회담에서 확장억지-즉 미국입장에서 핵우산을 제공할 테니 핵무장 그런 소리 택도 없다-에 합의해놓고 말이다) 이때다 싶어서 사드도 몇 포대 더 사고, 패트리어트도 사고 장거리 지대공미사일은 그냥 추진하고 등등 국방비만 계속 올라갈 것이다.

정말 걱정스러운 것은 위기 그 자체가 아니다. 위기인데도 위기를 인정하지 않는(인정하면 대응이 다르다) 불감의 카르텔이다.

* 이 글은 필자의 페이스북에 실린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