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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을 처음 보는 사람에게 보여주고 싶은 10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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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가 별보기라고 하면 거의 대부분 사람들은 신기해하며, 거의 언제 한번 따라가겠다는 말들을 한다. (십중팔구는 그냥 하는 소리다라는 걸 뻔히 안다.)

십중팔구 중 간혹 한 명은 한 번은 따라오긴 하는데, 두 번까지 따라오는 사람은 거의 없다. (이 정도면 진짜 별을 좋아하는 사람이라고 봐도 무방할 듯싶다.)

별 보는 관측지라는 데가 도심에서 꽤 떨어져 있고, 밤에 돌아다니는 일이라 꽤 피곤한 취미인데, 시간 쓰고 체력 써가면서 간 것에 비해 실망이 큰 것이 그 이유일 것이다.

처음 관측지에 도착해서 차에서 내리는 순간, "아~ 별이 많다" 하며 감탄으로 시작하지만, 거기서 끝이다.

도심보다 4~5도 기온이 낮아 쌀쌀하거나, 여름이라면 모기와의 전쟁을 치러야 하는 악조건 속에서, 망원경을 설치하는 2~30분간 별하늘만 보고 있을 수밖에 없고, 망원경 설치해서 봐야 뭐가 있다고 하는데 뭐가 있는지는 잘 모르겠고... (몇 가지 밝고 큰 대상이 아닌 이상 처음 보는 사람은 뭔가를 보기 힘들다.)

1시간 이상 차를 타고 온 데다 밤늦은 시간이니 졸음은 쏟아지고, 어두워서 한 치 앞도 분간하기 어려운데 라이트를 켜는 건 관측지 예의가 아니라고 하며 하지 말라고 하고, 무엇보다 생리현상을 해결할 화장실이 없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다. (그래서 별보는 거에 동경만 가진 처음 보는 사람들 잘 데려가지 않으려고 한다.)

이런 악조건에서도 별을 보겠다는 사람이라면, 꼭 보여주고 싶은 (또는 별보러 나왔으면 꼭 한 번은 봐야 하는) 대상을 한번 정리해본다.

수도권 (서울, 경기) 관측지를 기준으로 하며, 몇 년에 한번 올까 말까 하는 천문이벤트는 제외한다. (모두 1년 내에 보는 게 가능한 것들이다.) 8인치 이하의 중소구경 천체망원경을 기준으로 하고, 주변시 등 관측법을 모르는 사람도 바로 볼 수 있는 것들을 대상으로 한다.


1. 별이 쏟아질 것 같은 여름 밤하늘

처음 관측지에 온 사람들은 관측지의 별하늘을 보고 감탄을 한다. 별이 쏟아질 듯하다면서, 거의 별이 보이지 않는 도심에서만 살던 사람들에게는 당연한 일일지도... 별이 쏟아질 것 같은 밤하늘을 제대로 보려면 여름 밤하늘을 봐야 한다. (어느 계절에 가도 처음 가는 사람 눈에는 별이 쏟아질 듯한 하늘이긴 하지만)

하늘 높이 여름 은하수가 가로지르며, 남쪽에는 은하의 중심이 위치한, 별이 쏟아질 듯한 별하늘은 여름이다.

봄은 은하의 계절이라고, 망원경으로 은하를 관측하기에 좋은 때이지만, 화려한 별하늘은 아니다. 가을은 하늘이 우리 은하의 바깥쪽을 향하기 시작하기 때문에 밝은 별도 거의 없는 밍숭맹숭한 하늘이다. 수수한 가을 은하수만이 한쪽 구석을 채워줄 뿐. 겨울은 밝은 별들이 많아 반짝반짝하지만, 역시 우리 은하의 바깥쪽이다 보니, 별이 무수히 많은 계절은 아니다. 특히 겨울 은하수는 우리나라에서는 보기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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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1] 여름 별하늘 양평 벗고개에서 촬영


2. 봄철 새벽녘에 떠오르는 은하수

4월이 되면, 새벽 2시~3시 사이에 남동쪽에서 은하의 중심이 떠오르기 시작한다. 좋은 관측지에서는 은하의 중심이 떠오르면서 어두운 하늘에 우유가 번지는 듯한 장관을 볼 수 있다.

영어로 은하수를 Milkyway라 부르는지를 이해할 수 있다.

도심에서만 살았던 사람들은 하늘에 은하수가 떠있어도 은하수인지 모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냥 희끗한 구름이겠거니 하는데, 은하수의 가장 화려한 부분인 궁수자리 은하수가 산 위로 떠오르면서 어두운 하늘이 밝게 열리는 장면은 봄이 오면 꼭 봐야 하는 별하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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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2] 산위로 떠오르는 은하수 양평 벗고개에서 촬영


3. 쌍안장치로 보는 달

처음 별을 보는 사람들에게는 달만 보여줘도 신기해한다. 도심에서도 매번 보는 달을 망원경을 봤을 때, 하나하나 보이는 분화구, 산맥 등등.

눈이 시릴 만큼 밝은 달은 익숙하기도 하면서, 사진으로 보던 것을 눈으로 실제 본다는 것에 감탄하기도 한다. 천체관측에서 달은 시작이자 끝인 대상이기도 하다.

그런 달이지만 쌍안장치로 보면 달이 입체로 보이는데, 하늘과 달이 분리돼 마치 3D 영화의 한 장면 같다.
사진처럼 밋밋한 달이 아닌 하늘과의 공간감을 느낄 수 있는 쌍안장치로 보는 달은 달 관측의 최고가 아닐까 싶다.

굳이 관측지까지 가지 않더라도 충분히 볼 수 있는 대상. (쌍안장치라는 별도의 장비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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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3] 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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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4] 쌍안장치 - 이것을 망원경에 꽂아서 양안으로 관측한다.


4. 행성

태양계의 행성은 어떤걸 보여줘도 좋다. 금성, 화성, 목성, 토성, 천왕성 (수성은 태양과 가까워서 보기 힘들고, 해왕성은 너무 멀어 별처럼 보인다.)

특히 목성의 줄무늬와 위성, 토성의 고리는 처음 보는 사람들에게 보여주기 좋은 대상이다.

비록 콩알보다 작은 크기지만, 그 작은 크기의 대상에서 줄무늬나 고리의 간극을 볼 수 있다는 것은 오래 관측을 한 사람에게도 신비롭다.

천왕성은 목성이나 토성에 비해 잘 안보는 대상이긴 하지만, 청록색의 천왕성은 고배율로 한번 관측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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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5] 목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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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6] 토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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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7] 화성


5. 오리온 대성운 (M42)

9월이 되면 새벽녘에 동쪽하늘에서 오리온자리가 뜨기 시작한다.

밋밋한 가을 밤하늘에 플레아데스가 올라오기 시작하면서 볼만한 것들이 많아지는데, 그 중 오리온 대성운이 백미이다.

오리온 대성운이 올라오기 시작하면 이제 겨울이 오는구나 할 정도로 겨울 밤하늘을 대표하는 대상이다.

처음 천체망원경을 보는 사람들도 오리온 대성운은 보기 쉽다.

밝고 커, 하늘에 따라서는 성운기가 동그랗게 퍼지는데, 육안으로는 보지 못하는 대상을 천체망원경으로 본다는 것을 한번에 이해하기 좋은 대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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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8] 오리온 대성운


6. 광시야로 보는 플레아데스 (M45)

플레아데스는 가을 밤하늘에서 육안으로도 확인할 수 있는 대상인데, 날이 좋으면 그 형태도 볼 수 있을 만큼 크고 밝다.

천체망원경으로 플레아데스를 보면, 생각보다 이쁘지 않다. 밝은 별들이 총총 있지만, 시직경이 워낙 커서 광시야가 아닌 경우 전체 모양을 인지할 수 없다.

플레아데스는 쌍안경이나 600mm 이하의 광시야로 전체 모양을 볼 때 가장 이쁘다.

도심에서도 쌍안경으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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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9] 플레아데스 성단


7. 페르세우스 이중성단 (NGC 869, 884)

처음 보는 사람에게 산개성단, 구상성단 설명해도, 이해하기 어려운 게 사실이다. 그러나 페르세우스 이중성단은 산개성단을 설명하기에 좋은 대상이다.

게다가 산개성단 두 개가 한 시야에 보여지니, 신기하기도 하고, 반짝반짝 빛나는 별들이 이쁘기도 하고.. 처음 보는 사람들에게 보여주기에 아주 좋다.

여름부터 겨울까지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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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10] 페르세우스 이중성단


8. 올빼미성단 (NGC 457)

영문명은 Owl Cluster로 올빼미 성단이지만, ET성단으로 더 많이 알려져 있다.

딱 보기에 올빼미보다 팔 벌리고 있는 앉은뱅이 ET의 모양이 더 연상되기 때문인데, ET를 알고 있는 사람은 시야 중심에만 도입해줘도 ET를 바로 연상한다.

별들이 배치되어 있는 모양이 유명한 다른 것과 매치되는 대상들이 처음 보는 사람들이 보기에는 좋다. 소금을 흩뿌려놓은 M35도 좋은 대상이다.

NGC457은 북극성과 가까운 카시오페이아 자리에 있어, 1년 중 보이지 않는 때가 적은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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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11] ET성단


9. 알비레오 이중성 (HR 7418, SAO 87302)

이중성 중에서 가장 유명한 것은 알비레오일 것이다. 천체망원경으로 봤을 때 두 개의 별로 분해되는 것 이외에, 빨갛고 파란 두 별의 색깔이 보이기 때문이다.

밤하늘의 수많은 이중성들이 분해되는 것을 봐도 신기해하는데, 색깔까지 느낄 수 있으니...

주변에 방해가 안 된다면, 별지시기로 한번 찍어주고 천체망원경으로 보여주는 것이 이중성을 보여주는데 좋은 방법일 것이다.

색깔이 있는 별은 별을 처음 보는 사람들에게 보여주기 좋은 대상이다. 그냥 하얗게 빛날 줄만 알았던 별이 색깔이 있다는 것은 충분히 신기하다고 느낄만한 일이다.

세페우스 자리의 가넷스타 (석류석별), 전갈자리 안타레스, 목동자리 아크투르스 등등이 그 대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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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12] 알비레오 이중성


10. 유성우

밤하늘을 보고 있으면 하루에 한두개씩은 유성을 볼 수 있다. (한두개? 너무 많은가? 여튼 종종 볼 수 있다.)
별똥별이라고 하며, 봤을 때 소원을 빌어야 하는... 뭔가 운이 좋다는 생각이 들게 하는 것이다.

기간이 며칠 안되고, 월령에 날씨까지 고려했을 때 1년에 한두번 볼 기회가 있는 유성우지만, 한 번 보게 되면 별하늘을 다시 보게 하는 대상이다.

복사점을 중심으로 사방에서 뚝... 뚝... 떨어지는 유성우는 별을 처음 보는 사람에게도, 계속 별을 보던 사람에게도 좋은 대상이다.

우리나라에서는 ZHR이 높은 페르세우스, 쌍둥이자리, 사분의자리 유성우가 3대 유성우이다.

8월 중순 : 페르세우스 유성우, 12월 중순 : 쌍둥이자리 유성우, 1월 초순 : 사분의자리 유성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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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13] 사분의자리 유성우

* 이 글은 2014년 3월 24일 개인 블로그 (http://gaegul.kr/wordpress/2014/03/23/?p=149) 와 네이버 천문동호회 별하늘지기 카페 (http://cafe.naver.com/skyguide/126548) 에 게재한 글을 일부 수정하고, 사진을 교체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