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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교포의 결혼상대로 중국, 대만계 남성이 각광받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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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에 거주하는 80대 아버지에게는 미혼의 두 딸이 있다. 각각 30대 초반과 중반인 두 딸은 명문대를 졸업하고 변호사로 활동 중이다. 이 아버지는 큰 딸의 배우자로 대만계 남성을 염두에 두고 있다. 그 정도로 많이 배우고 좋은 직장에 다니는 딸이라면 굳이 국제결혼을 시킬 것이며, 그 많은 남성들 중에 꼭 집어서 대만계 남성일까?

그 아버지는 유통업을 하면서 쌓은 경험과 안목으로 세상을 편견없이 넓게 보는 분이다. 물론 딸을 한국계 남성과 짝지어주고 싶은 마음이 없어서가 아니다. 적지 않은 만남의 결과 딸과 어울릴만한 남성을 만나지 못했을 뿐이다.

-그런데, 왜 대만계 남성을 만나게 하시려고요?
"서양 남자보다야 같은 동양계니까 그나마 낫지 않겠어요. 중화권에서는 여자들 입김이 세잖아요. 남자들이 밥 하고, 청소도 한다는데.. 한국 남자들보다야 덜 보수적인 것 같기도 하고. 딸 가진 부모들이야 그런 거 생각 안할 수가 없지요."

처음에는 '꿩 대신 닭'이라고 한국 남자를 못 만나니까 그 대신으로 대만계를 생각했는데,
지금은 오히려 한국 남자보다 더 낫다는 생각까지 한다는 것이었다.

미국 동부에 거주하는 한 어머니의 경우도 이와 비슷하다. 30대 중반의 딸을 둔 어머니 역시 대만계 사윗감을 생각 중이다. 어머니도 물론 한국 남성과 결혼했고, 주변에서 한국인끼리 결혼한 커플도 많이 봤는데, 본인의 남편도 그렇고, 주변에서 봤던 한국 남편들은 다 그만그만하거나 보수적인 성향이 아직 남아있는 경우가 많았다고 한다.

"이상하죠, 한국에 사는 남자들은 물론이거니와 미국에 사는 한국 남자들도 우리 친정 아빠 같은 거 있죠. 권위적인 거, 그런 DNA가 몸 속에 있나 봐요. 나야 어찌어찌 살았지만, 딸애가 지 엄마처럼 사는 거 원하겠어요?"

어머니는 특히나 한국에서 딸을 만나러 온 남성들 몇 명에 대해 얘기했다. 나이가 많다느니. 미국에 살면 여자들이 기가 세다느니, 이런 말을 종종 들었다고 했다. 어머니는 자신이 한국에 살 때 남자들이랑 지금 남자들이랑 똑같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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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건 같은 한국 남자인 나도 공감한다. 그들은 여성을 만날 때 여전히 스파크가 어떻고, 느낌 타령을 하곤 한다. 자신들이 그러고 있는 사이에 괜찮은 여성들의 마음이 떠나가고 있다는 것을 모르고 말이다.

이렇듯 세상을 넓게 살아보고, 다양한 경험을 한, 그리고 지적, 경제적 수준이 있는 많은 부모님들이 사윗감으로 중국계, 대만계 남성들에게 눈을 돌리고 있다. 지금 눈에 두드러져 그렇지, 이런 현상은 오래 전부터 천천히 형성되어 왔다.

사실 한국계 여성만큼 가정적이고, 배우자를 배려하고, 헌신적이고, 똑똑한 여성은 찾아보기 힘들다. 청나라 말기의 실권자였던 이홍장은 "조선은 여성이 남성보다 더 똑똑하다"는 말을 했다고 하니, 우리 여성들의 뛰어남은 아는 사람은 안다. 하지만 가장 가까이에 있는 한국 남성들이 그 진가를 모르고 있으니 안타까울 뿐이다. 덕분에 중국, 대만계 남성들이 행운을 차지하게 될 것 같다.

그동안 글로벌, 글로벌 했지만, 사실 나는 배우자 선택에 국가주의적 경향이 있었는데, 행복 추구의 관점에서 보니 국경은 큰 상관이 없다는 쪽으로 생각이 바뀌고 있다. 세상이 그렇게 바뀌고 있으니 그래야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