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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고 쓰고 셈하기를 못하는 초등학생이 얼마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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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고, 쓰고, 셈하기를 못하는 초등학생이 얼마나 있을까?

읽고 Reading, 쓰고 wRiting, 셈하는aRithmetic 능력을 기초학습능력으로 3Rs라고 칭한다.

이러한 능력은 학교의 공부를 잘하고 상급학교를 진학하기 위한 목적이 아니라, 일상생활이 가능하도록 하기 위한 능력이라고 할 수 있다. 즉, 기본적으로 가게에 가서 물건을 사고 은행 업무를 본다거나 안내문을 읽고 이해한다거나 아르바이트를 할 때 돈 계산을 하기 위한 기초적인 능력인 것이다. 초등학교 고학년이 되면 자연스럽게 이러한 능력은 모두 갖추게 된다고 생각하지만 의외로 그렇지 않다.

지능의 문제가 아니더라도 초등학교 저학년 때 건강상의 문제가 있었거나, 가정 내의 어려움, 개인적 특성 등의 문제로 인하여 기초학습을 습득하지 못한 아동들이 있다. 이 아동들이 고학년에 가면 이러한 기초학습은 모두 알고 있다는 전제하에 모든 수업이 진행되기 때문에 기초학습을 따라잡을 기회는 더욱 멀어지고 만다.

1. 기초학력부진아동 비율은 1.01%(경기도)

보통 초등학교 고학년으로 올라가는 4학년이나 3학년 2학기 때 이러한 기초학력(3Rs) 평가를 본다. 2013년 이후 전국단위의 학업성취도평가가 초등학교는 없어져서 각 학교 단위에서 학교 재량에 따라 실행하게 된다. 경기교육청의 경우 2016년에는 전체 초등학생의 1.01%가 기초학력부진 아동이라고 발표했다. 100명 중에 1명이 이에 해당한다는 것이다.

사회복지법인 [함께걷는아이들]은 초등학교 기초학습부진 아동을 1:1로 지도하는 "올키즈스터디"라는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서울,인천,경기 지역의 지역아동센터 아동 중 기초학습부진 아동을 지도하는데 30여명이 정원인 지역아동센터에 5명 이상 기초학습부진 아동이 있을 경우 교사1명을 파견하게 된다. 지역아동센터가 저소득 아동이 주로 이용한다고 생각해도 약 17%의 발생비율인 곳에 교사를 파견하는 것이다(현재 파견기관 33개소). 10%인 3명 정도가 있는 곳은 더욱 많다. 그런데 전체 아동 중에는 1%밖에 없다니 현장의 체감과는 차이가 크다.

2. 기초학력부진 초등학생의 전국 현황은 없다.

초중등교육법 제28조에 보면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는 학습부진아 등에 대한 교육의 체계적인 실시를 위하여 실태조사를 하여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2016년 8월 4일 개정)

[기초학력향상지원 사업 계획]을 매년 교육부와 각 교육청이 발표하고 있다. 하지만 막상 기초학력(3Rs) 부진이 시작되는 초등학교 아동 현황은 없다. 각 개별학교 단위에서 실행하고 관리하기 때문이란다. 어느 정도 아동이 있는지에 대한 현황이 없이 정책만 있는 것은 대상의 규모와 특성, 분포를 모른 채 정책을 펼치는 것이나 마찬가지인데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한지 놀랍다. 우리 사회에 기초학습부진에 대한 무관심과 무지를 드러내는 대표적인 모습이라 생각된다.

기초학력 부진아동을 직접 만나는 현장에서는 경기교육청에서 발표한 1%보다 훨씬 더 많은 아동이 기초학력 부진이며, 이를 초등학교 저학년에 잡아주지 않으면 이 아동들은 이후에는 학교 중도탈락, 비행, 사회부적응 등이 불보듯 뻔하다. 우선적으로 정확한 현황을 파악하는 일부터 시급한 과제가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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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중고등학생 기초학력미달자 증가

그렇다면, 중학교 3학년과 고등학교 2학년 때 보는 국가수준 학업성취도평가 결과를 살펴보자.

기초학력미달자가 2012년에 2.6%에서 2016년 4.1%로 증가하였다. PISA 1수준 이하 학생(만15세) 역시 2012년⇒ 2015년 변화추이를 살펴보면 읽기 7.6% ⇒ 13.6%, 수학 9.1% ⇒ 15.4%, 과학 6.7% ⇒ 14.4%로 기초학력부진인 학생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우리나라 사교육비는 2012년에 비해서 2016년에 1인당 월평균 2만원이 증가하였으니, 아이러니한 현상이다.

그런데 소득에 따른 사교육비 비율을 살펴보면 이해가 간다. 저소득인 경우는 사교육비가 오히려 줄어들고 있는데 고소득층의 사교육비 비율은 늘어나고 있고, 기초학력부진 아동도 늘어나고 있으니 기초학력부진은 저소득에서 발생하고 있다고 추정할 수 있으며, "공교육이 무너졌다"로 한 줄 정리 가능할 것 같다.

관련기사: 영어ㆍ수학 사교육비 줄고 예체능 사교육비는 늘어

얼마 전 이제 마음잡고 일도 하고 공부도 하고 싶은데 도대체 공부하기가 어렵다는 23세 청년이 우리 "올키즈스터디팀"으로 연결되었다. 초등학교 4학년 아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테스트를 진행해보니 기초학력부진이다. 읽고, 쓰고, 셈하기가 잘 안되는 청년인 것이다. 기초학력은 초등학교 때 지도하여 잡아주면 긴 시간이 걸리지 않고 먼 길을 돌아가지 않아도 되는데, 20대가 된 청년이 돼서야 얼마나 멀고 먼 길을 돌아 왔는지... 교육청에서 학습부진아동을 지원하는 "학습클리닉센터", "두드림학교" 등 다양한 정책들이 얘기되고 있으나 제대로된 문제해결은 현황파악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생각된다.

* 이 글은 함께걷는아이들 블로그에 실린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