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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과 파리 시민이 함께 걷는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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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오전 서울시청 인근에서 박원순(오른쪽) 서울시장과 21개국 EU대사들이 '서울 차 없는 날'을 맞아 자전거를 타고 있다.

9월 25일, 서울과 파리 지구 반대편에 위치한 두 도시가 자동차 대신 사람이 주인이 된 보행친화도시를 재현했다. 이 날 하루를 '차 없는 날'로 정하고 양 도시의 얼굴이라 할 수 있는 세종대로와 샹젤리제 거리의 차량 통행을 금지하기로 한 것이다.

성장이 유일한 목표이던 시절, 도시와 자동차는 공생관계를 유지해 왔다. 자동차는 빠른 이동 속도와 편리함으로 시민들에게 편의를 제공함은 물론 도시의 압축성장에 기여했다.

그러나 러시아워에 갇혀본 사람이라면 자동차가 빠르고 편하다는 것에 쉽게 동의하기 어려울 것이다. 너무 많아진 자동차는 답답한 교통체증을 일으킨다. 또한 자동차가 배출하는 배기가스는 기후변화이자 대기오염의 주범 가운데 하나로 우리의 건강과 삶을 위협하고 있다. 승객 한 명이 60km를 자동차로 이동하면 지하철로 이동할 때보다 무려 1500배의 온실가스가 배출된다. 지금 우리는 사람보다 자동차에게 길을 내어준 대가를 매일 혹독하게 치르고 있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차 없는 날'은 자동차에서 사람으로 교통의 패러다임을 전환해 기후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해 가겠다고 하는 양 도시 시장과 시민들의 의지를 반영하는 상징적인 캠페인이다.

서울의 '차 없는 날'은 2007년에 처음 시작한 이래 올해로 10주년을 맞이한다. 프랑스는 '차 없는 날'의 종주국이다. 1997년 라 로쉐에서 처음 시작했으며, 파리는 2015년 9월 27일 유엔 기후변화 콘퍼런스에 맞춰 처음으로 '차 없는 날'을 시행하였다. 이후 파리는 매 월 첫 번째 일요일에 '샹젤리제 거리 차 없는 날' 행사를 열고 있다. 지난해에는 세느강 동편 도로의 45%를 통제한데 이어 올해는 65%까지 확대 실시할 계획이다.

두 도시는 특히 기후변화의 위협을 직접 경험한 만큼 국제사회의 기후변화 대응 노력에서 오랜기간 리더십을 발휘하고 있다. 파리는 2003년 폭염사태로 노약자 1만 5천명이 사망한데이어 올해는 홍수로 세느강이 34년 만에 최고 수위를 기록하며 루브르 박물관, 오르세 미술관 등 명소들이 줄줄이 휴관했다. 서울 역시 올 여름(8월) 평균 최고기온이 34.3도를 기록하는 등 폭염에 시달려야 했다.

c40

우리 두 도시는 'ICLEI'와 'C40 도시 기후리더십그룹(C40)'과 같은 강력한 글로벌 도시네트워크의 리더십을 통해 기후변화에 대응하고 지속가능한, 회복력있는, 살만한 도시 구현을 위한 국제사회의 노력을 이끌고 있다.

이번 주에는 파리시의 주도로 설립된 C40 교통관리네트워크가 출범한다. 앞으로 도시들은 이 네트워크를 통해 교통 정책의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 허심탄회하게 논의하고, 전 세계 도시 시민들의 이동 방식을 바꾸기 위해 머리를 맞댈 것이다.

미래에는 기후변화의 위협과 기회에 적응하는 도시가 가장 성공적인 도시이자 경제적으로 성장하는 도시가 될 것이다. 서울과 파리의 '차 없는 날'은 지속가능하고 건강한 도시의 미래를 엿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9월 25일 상쾌하게 개선문과 광화문 앞을 걷는 파리 시민과 서울시민들은 미래의 우리 도시가 어떤 모습이 되어야 할지 전 세계에 보여줬다. 우리 두 시장은 다른 도시들도 '차 없는 날' 도입을 권한다.

* 이 글은 허핑턴포스트 US에 함께 실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