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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에 세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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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두절미하고 이야기한다. 구글, 페이스북, 애플은 한국 실적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합당한 세금을 납부해야 한다.

미국 기업 '알파벳'은 검색서비스 구글뿐 아니라, 휴대전화 운영체제 안드로이드, 웹브라우저 크롬 등의 서비스를 갖고 있는 지주회사다. 이 회사는 한국법인 구글코리아를 두고 있다.

알파벳은 상장회사이지만, 구글코리아는 유한회사다. 한국법상 유한회사는 외부감사를 받지 않으며 실적공시 의무도 없다. 자발적으로 외부감사를 받거나 실적공시를 하고 있지도 않다. 매 분기 실적을 공시하고 주식시장과 언론의 분석 및 평가 대상이 되는 알파벳과 대조적이다.

알파벳이 한국에서 벌어들인 매출은 최소한 연간 4조원이 넘는 것으로 추정된다. 한국무선인터넷산업연합회가 낸 '2016 대한민국 무선인터넷 산업 현황' 보고서를 보면, 알파벳은 한국에서 앱을 팔아 4조5천억원의 수입을 올린 것으로 추정된다. 안드로이드 관련 매출이다. 미국 알파벳 전체 영업마진은 25~30%이다. 이 수치를 대입해보면, 1조5천억원이 영업이익이다.

휴대전화 운영체제만 해서 그렇다. 검색엔진 구글, 동영상서비스 유튜브, 웹브라우저 크롬 등을 합치면 훨씬 커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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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가운데 세금으로 얼마나 낼까? 구글코리아가 공개하지 않으니 알 수 없다. 아니, 공개하더라도 정확히는 알기 어렵다. 한국 소비자가 구글 플레이스토어에서 돈을 내고 앱을 구입하면 구글코리아가 아니라 싱가포르에 있는 구글 아시아퍼시픽의 매출로 잡히기 때문이다. 알파벳은 이 돈을 바로 아일랜드 등 법인세율이 더 낮은 곳으로 돌린다. 이렇게 가능한 한 가장 낮은 세금을 낸다. 어떤 사회에서 영업을 벌이고 그 사회의 자원을 얼마나 사용했으며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는 고려하지 않는다.

사실 구글뿐인가? 애플도 페이스북도 마찬가지다. 애플은 앱스토어를 통해 연간 2조원 이상의 수입을 만들어내는 것으로 추정된다. 페이스북 국내 광고 매출도 마찬가지로 비밀이다. 구매 즉시 외국으로 빠져나가며, 정확히 공개되지 않는다. 이런 상황에서 정상적인 과세가 이뤄지기는 어렵다.

네이버에도 카카오에도 문제가 있을 것이다. 하지만 한국 정부는 이들에 책임을 물을 수 있다. 네이버 창업자 이해진씨가 국정감사에 출석해 증언한 데서 볼 수 있다. 문제가 확인되면 제재할 수 있고, 번 돈에 대해 세금을 납부하도록 할 수 있다. 극단적인 경우 법정에 세우고 기업 문을 닫게 할 수도 있다. 그러나 구글과 페이스북에 대해서는 이 중 어떤 것도 할 수 없는 게 현재 시스템이다. 네이버의 기사배치 조작에 대해 책임을 묻지만, 페이스북과 트위터와 구글의 배치 알고리즘에 대해서는 질문조차 하지 못한다.

공동체에서의 책임을 함께하지 않는다면 구글이든 페이스북이든 한국 시장에서 철수하는 게 옳다. 개방된 시장에서 그게 가능하냐고? 물론 가능하다.

중국은 중국에서 생산된 데이터가 모두 중국 내 서버에 저장되도록 하고 있다. 페이스북과 구글 사용은 자유롭지 않다. 그러나 대신 검색은 바이두, 소셜미디어는 위챗이 성장하고 장악해 그리 불편하지는 않다. 이들은 모두 중국 서비스다. 한국도 스스로 시장을 만들기에 충분한 규모다. 네이버, 카카오톡, 다음 같은 서비스의 성공으로 이미 입증된 이야기다.

중국 시스템의 단점은, 국가권력이 개입해 권력에 비판적인 목소리를 잠재울 수 있다는 점이다. 촛불혁명을 이뤄낸 한국 민주주의가, 구글이나 페이스북이 없어진다고 해서 위축될 가능성은 낮다. 한국인의 생각을 읽고 친구가 되어 돈을 번 미국 기업들, 구글과 페이스북과 애플에 세금을 걷고 사회적 책임을 묻자.

* 이 글은 한겨레 신문에 게재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