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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오'가 해야 할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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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rik Tham via Getty Im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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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바 한경오(한겨레, 경향, 오마이뉴스)에 대한 문재인 지지자들(이들은 노무현 지지자와 거의 겹친다. 문빠라는 표현은 지양되어야 옳다. 빠는 무조건성, 맹목성의 속성을 가지기 때문이다.)의 불만과 분노는 참여정부 시기를 관통하면서 자라다 노무현의 자진으로 대폭발했다.

문재인 지지자들은 한경오가 조중동과는 반대편에서 참여정부를 공격했고, 노무현의 자진에 적지 않은 역할을 했다고 믿는다. 내 보기에 문재인 지지자들의 한경오에 대한 불만과 분노는 정당한 대목도 많지만 적지 않은 오해와 과장과 비약을 수반하고 있다. 문재인 지지자들의 사납고 일쑤 이치에 닿지 않는 공격에 한경오가 당혹감을 표시하거나 한경오의 구성원 중 상당수가 격렬한 반감을 나타내는 건 그래서 터무니없진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경오 종사자들은 문재인 지지자들의 상처와 마음을 헤아리려고 필사적으로 노력해야 한다. 문재인 지지자들은 노무현을 잃은 트라우마에서 아직 벗어나지 못했고, 문재인을 지켜야 한다는 강박을 지니고 있다.

이럴 때 필요한 건 문재인 지지자들을 꾸짖거나 가르치려는 태도가 아니라 겸손히 정말 겸손히 문재인 지지자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자세다. 이런 관점에서 볼 때 최근 벌어져 아직도 여진이 진행 중인 한겨레 안수찬 사태는 한경오 구성원이 절대 하지 말아야 할 행위를 한 데 대한 참혹한 대가인 셈이다. 안수찬은 기자로서 힘겹게 쌓아올린 명성에 치명적 손상을 입었을 뿐 아니라 회사에도 엄청난 손실을 끼쳤다.

한경오가 마음을 열고 문재인 지지자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인다면 문재인 지지자들과의 소통이 시작될 것이다. 우리가 익히 경험하듯 진지한 대화와 담백한 인정, 솔직한 사과만이 감정의 앙금을 없앤다. 그리고 감정이 누그러진 후에야 합리적 대화가 가능하다.

문재인 지지자들이 한경오의 최대 소비자들이란 점에서 한경오가 문재인 지지자들에게 먼저 정중히 손을 내미는 건 지극히 온당하다. 또한 문재인 지지자들과 한경오의 화해는 문재인 정부의 성공을 위해서도 꼭 필요하다. 여전히 언론환경은 문재인 정부에 적대적인 까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