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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소득'은 누구의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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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AL ESTATE
denphumi via Getty Im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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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그만 둔 한겨레를 내가 처음 간 게 2000년 여름이었다. 그때만 해도 서울은 개발 안 된 곳 천지였고, 강남도 넘사벽은 결코 아니었으며, 공덕동 인근은 주변부 느낌이 물씬 났다.

현재 핫플레이스의 핫플레이스가 된 홍대권역도 홍대입구역과 홍대 정문 사이만 흥청거릴 뿐이었다. 서교, 상수, 동교, 연남, 합정, 망원을 포괄하는 초거대상권은 상상도 하지 못할 때였다. 곳곳이 슬럼 냄새가 나기까지 했다.

17년이 흐른 지금 강남은 말할 것 없고 공덕, 홍대권역은 땅값과 집값이 천정부지로 뛰었다. 경제가 성장하고 국부가 늘어나고 유동성이 풍부해진데다 중앙정부와 서울시가 막대한 예산을 투입해 교통과 공원 등의 인프라를 촘촘히 깐 때문이다.

공덕과 홍대권역을 다녀보면 안다. 교통이 얼마나 좋고 공원이 얼마나 잘 만들어져 있는지. 이런 입지에 사람이 몰리는 건 당연지사. 사람이 몰리니 돈이 따라 몰리고 넘치는 돈은 땅값과 집값을 다락같이 올렸다.

공덕과 홍대권역의 땅값과 집값을 올린 건 소유자들이 아니고 전적으로 정부와 공공이다. 그런데 부동산 가격 상승으로 인한 수혜는 부동산 소유자들이 다 가져간다. 나는 비용의 사회화와 이익의 사유화의 결합 중 이것보다 나쁜 케이스를 알지 못한다.

누가 뭐라고 말해도 부동산을 통한 이익은 불로소득이며, 합법의 탈을 쓴 강탈이다. 부동산 불로소득은 모든 불로소득의 어머니며 특권의 우두머리다. 부동산 불로소득을 비롯한 특권이 온존하는 한 대한민국의 정상적 발전은 어렵다. 문재인 정부는 무엇보다 사유화된 특권의 사회화를 강력히 추진한 정부가 되는 걸 목표로 삼아야 한다. 문재인 정부가 그리 하면 문재인 정부에 대한 국민들의 지지는 절대 흔들리지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