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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기본소득을 잡을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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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소득'이 대세다. 올 봄 치러질 것이 확실시되는 조기대선의 뜨거운 화두 중 하나가 '기본소득'이다. 주지하다시피 기본소득은 그 나라의 국민이면 조건이나 차별 없이 지급하는 급부다. 한국사회를 사로잡고 있는 망령은 단연 '양극화'와 '불안'이다. 양극화와 불안은 동전의 양면과도 같다. 양극화가 심화되고 고착되니 사회경제적 지위가 나락으로 떨어질 것이라는 불안이 엄습한다. 한국사회를 좀먹는 바이러스인 양극화를 완화시키고, 불안을 덜어줄 정책수단이 바로 기본소득이다. 대선주자들도 대부분 기본소득을 우호적으로 바라보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잠룡들, '기본소득제' 깃발... 복지·경제공약 화두되나)

성장패러다임이 종언을 고한데다, 양극화가 극심하며, 인공지능으로 상징되는 과학기술 혁명으로 일자리가 획기적으로 감소할 것이 자명한 상황에서 이에 대한 해법으로 기본소득이 논의되는 건 당연한 일이다. 기본소득이 좌우파 모두에서 대체로 긍정적인 평가를 받는 건 기본소득을 능가할 만한 뾰족한 대책이 없기 때문이다. 이미 핀란드 같은 나라에서는 기본소득을 실험하고 있는 중이다. (핀란드는 지금 '기본소득' 실험 중)

한국형 기본소득을 디자인하는데에는 무엇보다 합리적이고, 수미일관한 기준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 보편성과 특수성의 결합, 재원 마련의 합리성과 타당성 확보, 내수진작을 통한 국민경제 회복에 기여 등이 이런 기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이 기준에 맞춰 바람직한 한국형 기본소득제가 어떠해야 할지 거칠게나마 정리해보자.

첫째, 국민 누구에게나 급부를 지급한다는 기본소득의 보편성의 원칙을 지키되, 대한민국의 현실을 고려해 생애주기별 대상자(아동·청소년·청년·노인)와 사회적 약자(장애인, 농어민 및 축산업종사자)에게 급부를 더 지급하는 특수성을 결합한다. 국민 누구에게나 기본소득을 지급한다는 보편성의 원칙을 충족시키면서 이런 저런 이유로 인해 사회경제적 지위가 열악하거나 더 보호받아야 하는 시민들에게 더 많은 급부를 지급한다는 한국적 특수성을 결합시키는 것이다.

둘째, 재원 마련의 합리성과 타당성은 다음의 순서로 하는 것이 옳을 것이다. 1. 재정관리강화와 조세 감면 등을 통해 기본소득의 재원 마련 → 2. 토지불로소득 등에 최우선적으로 과세강화 → 3. 영업이익을 많이 내는 법인과 슈퍼리치에게 과세강화. 즉 증세 전에 재정관리강화 등을 통해 기본소득 재원을 먼저 확보하고, 모자란 재원 마련을 위해 증세를 할 경우 토지불로소득 등의 불로소득에 먼저 과세를 강화한 후, 부자 법인과 슈퍼 리치에게 세 부담을 높이는 순서다.

셋째, 기본소득은 내수진작에 기여할 수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기본소득을 현금보다는 지역 시장 등에서만 소비할 수 있는 지역화폐로 지급하는 것이 옳다. 기본소득을 수령한 시민들이 지역 시장 등에서 지역화폐의 형식으로 상품과 서비스를 구매한다면 내수가 크게 진작될 뿐 아니라 침체된 골목상권에도 훈풍이 불 것이다.

물론 누가 대통령이 되더라도 예산 제약 등의 한계로 인해 전면적인 기본소득제를 도입하긴 어렵다. 그렇지만 그간 한국사회를 지배했던 '성장과 수출'이라는 패러다임을 지양하고 '정당한 분배와 내수'라는 패러다임을 도입하는 건 혁명적 변화다.

기본소득은 정책이 구체적이고, 즉각적이며, 직접적이라는 점에서 여타의 정책들과 구별된다. 대선주자들 가운데 누가 기본소득을 대표공약으로 내세우는지, 그리고 그가 표방하는 기본소득이 보편성과 특수성의 결합, 재원 마련의 합리성과 타당성 확보, 내수진작을 통한 국민경제 회복에 기여 등의 기준에 얼마만큼 부합하는지를 주의 깊게 살펴봐야 한다. 그런 대선주자를 유권자들은 눈여겨 볼 것이다.

* 뉴스타파에도 기고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