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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경 Headshot

우병우는 검찰에 갑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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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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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지금 두 장의 사진을 보고 있다. 한 장은 가족회사 '정강' 자금 횡령 의혹 및 아들의 의경 보직 이동 관련 직권남용 의혹으로 검찰청 포토라인에 피고발인 신분으로 선 우병우가 질문하는 기자를 잡아먹을 듯 노려보는 사진이다. 그 동안 검찰 포토라인에 선 권력자들은 무수히 많았다. 그들 중 대부분이 혐의를 부인했다. 하지만 그들 중 우병우처럼 시종일관 당당함을 넘어 오만함을 보여준 사람은 찾기 힘들다.

다른 한 장의 사진은 우병우가 검찰청 내 특수2부장 부속실에서 팔짱을 끼고 점퍼의 지퍼를 반쯤 내린 자세로 여유만만한 표정을 짓고 있는 사진이다. 우병우 건너편에는 검찰 관계자 두 명이 두 손을 공손히 앞으로 모은 채 우병우를 응시하고 있다. 이 사진만 보면 우병우가 수사검사고, 검찰 관계자 두 명이 중요사건의 피의자 혹은 피고인 같다.

검찰이 통상 형사사건의 피고발인, 피의자, 피고인들을 우병우처럼 대우하는 것 같지는 않다. 검찰 요직을 두루 거치고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까지 역임한 조응천도 검찰에 소환조사를 받을 때는 환대를 받지 못했다고 한다. 심지어 조응천보다 무려 20년 후배 검사가 '어이 조응천씨'(황제소환 우병우, 조응천 "20년 후배 검사가 '어이 조응천씨'라고 하던 검찰이...")라고 부를 정도였다니 검찰이 검찰 선배라고 특별히 봐주는 것 같지도 않다.

그러면 검찰은 왜 우병우를 이렇게 특별취급하는 것일까? 이제는 민간인 신분인 우병우가 뭐 그리 무섭다고 그러는 것일까? 혹시 아직 우병우의 끈이 덜 떨어졌다고 판단했기 때문인가? 방약무인(傍若無人)의 아이콘 우병우 앞의 검찰은 고양이 앞의 쥐처럼 나약하고 비겁해 보인다. 강자에 한없이 약하고, 약자에 한없이 강한 대한민국 검찰의 민낯을 보는 것 같아 입맛이 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