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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성주군민의 투쟁을 비난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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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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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주군민들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반대투쟁이 가열차다. 지난 15일 황교안 총리와 한민구 국방 장관 등이 설득인지 설명인지를 한답시고 성주를 섣불리 방문했다 성주군민들의 뜨거운(?) 환영을 받았을 정도다. 대한민국을 난장판으로 만들어 놓고 정작 몽고로 떠나버린 박근혜 대통령을 대신해 성주로 내려갔다 곤욕을 치른 황교안 총리 등의 처지가 참 추레하다.

TK의 핵심이자 박근혜와 새누리당의 가장 강력한 지지기반인 성주에 대해 '종북'이니 '빨갱이'니 '님비'니 하는 낙인을 찍어 매도하는 자들의 평가에 대해서는 굳이 반박할 가치를 못 느낀다.

다만 이런 얘긴 해 두는 것이 좋겠다. 요즘은 국가안보를 외교, 국방, 경제, 문화 등의 총체로 이해한다. 사드 도입 결정으로 졸지에 대한민국은 유사시 중국과 러시아의 최초 타격대상이 될 위험을 자초했다. 또한 사드 도입은 동북아의 확장적 군비경쟁을 촉진할 것이고, 핵과 장거리 미사일 개발에 골몰하고 있는 김정은 북한에 대한 중국과 러시아의 압박을 현저히 완화시킬 것이다. 심지어 고립무원 처지였던 김정은 북한이 중국, 러시아와 함께 한미일에 맞서는 상황이 전개될 가능성도 열렸다.

대한민국이 생산한 상품과 서비스를 미국과 일본을 합한 것보다 더 많이 수입하는 중국이 대한민국을 상대로 감행할 수도 있는 경제보복은 덤이다. 한 마디로 사드 도입결정은 국가안보의 기둥 중 외교와 경제라는 기둥을 송두리째 흔드는 파국적 결정인 셈이다.

그렇다고 사드가 국가안보의 기둥 중 하나인 국방에 도움이 되는 것도 아니다. 예컨대 사드 체계는 북한이 보유한 무기자산 중 대한민국에 가장 위협적인 단거리 미사일과 장사정포에 무용지물이다. 백보를 양보해 사드로 북한이 보유하고 있는 가장 강력한 무기인 핵탑재 미사일을 요격할 수 있다면 군사적 효용성을 일부 인정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고작 48발 남짓으로 구성된 사드 1개 포대가 유사시 천발 이상이 발사될 북한의 온갖 종류의 미사일 가운데 어떤 것이 핵탑재 미사일인지 식별해 요격을 한단 말인가? 영화 속에서나 가능한 상상력을 현실에서 발휘하면 그건 일종의 정신병이다.

​내가 염려하는 건 진보, 개혁 성향의 시민들 가운데 성주군민들의 투쟁을 비웃고 비난하는 목소리와 의견이 적지 않다는 사실이다. 성주가 박근혜와 새누리의 아성이고, 다른 사회적 고통에는 무감각했지 않느냐는 것이 조롱과 비난의 주내용이다. 한 마디로 자업자득이라는 것이다.

물론 동감되는 부분이 없지 않다. 하지만 나는 이 국면에서 이런 태도는 정말 지양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성주군민들의 투쟁을 지지하고 더 나아가 사드 배치를 백지화시킬 수 있도록 힘을 모아야 한다. 고통의 기억, 연대의 기억이 성주군민들을 각성시키고 변화시킬 수 있다. 이미 성주군민들도 성주만이 아니라 대한민국에 사드가 들어오는 것을 반대하고 있다. 정부의 거짓말과 비대언론의 여론호도를 경험한 성주군민들은 세월호 유족들을 비롯한 사회적 고통들에 대해 눈을 뜨고 있다.

비웃고, 손가락질하고, 모욕하는 것으로 세상이 변할 것 같으면 이미 세상은 낙원이 됐을 것이다. 우리에게 절실히 요구되는 건 필요할 때 곁을 내주는 도량과 시민의 역량을 믿고 기다릴 줄 아는 인내심과 포기할 줄 모르는 집요함이다. 고백하건대 이건 나 자신에게 하는 말이기도 하다.

* 뉴스타파에도 기고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