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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능력 제로의 박근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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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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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토 결과, 성주가 최적의 후보지라는 판단이 나오게 됐다. 우려한다는 것이 이상할 정도로 우려할 필요가 없는 안전한 지역", "오늘날 대한민국의 안보는 커다란 도전에 직면해 있다. 이해당사자 간의 충돌과 반목으로 경쟁이 나서 국가와 국민의 안위를 잃어버린다면 더 이상 대한민국은 존재하지 않을 것", "지금은 사드 배치와 관련한 불필요한 논쟁을 멈출 때"(박 대통령 "성주, 사드 최적지...안전 우려하는 게 이상")

누가 한 말인지 금방 알 것이다. 현재 대한민국 대통령인 박근혜의 말이다. 아무런 근거도 없는 위기의식 조장, 사드 배치 관련 논쟁을 불필요하다고 규정짓는 무지와 독선도 심각한 문제지만 정말 경악할 대목은 사드 배치 후보지로 결정된 성주에 대해 "우려한다는 것이 이상할 정도로 우려할 필요가 없는 안전한 지역"이라고 단정짓는 박 대통령의 인식구조다. 박 대통령의 눈으보 보면 성주군민들은 땅이 꺼질까. 하늘이 무너질까 걱정하는 이상한 사람들이다.

백보를 양보해 사드가 북한의 군사적 위협에 적절히 대응하기 위해 꼭 필요한 무기체계라고 박근혜 대통령이 생각할 순 있을 것이다. 그렇다고 해도 대통령이라면 의당 주민들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주민들의 근심과 분노에 공감을 표하고, 성난 민심을 달래며, 주민들의 불안을 최대한 눅일 대책을 강구하라고 정부에 지시해야 마땅하다. 놀랍게도 박 대통령은 성주군민들의 분노와 절망에 대해 전혀 공감을 하지 못하는 것처럼 보인다. ​

​하긴 그녀는 항상 그런 식이었다. 그녀는 세월호 참사에 대해 궁극적이고도 최대의 책임을 져야 하는 사람임에도 불구하고 세금 운운하며 특조위를 세금도둑처럼 취급했다. (이슈로 본 박 대통령의 말말말"세월호 특조위, 세금 많이 들어가")

무고하게 떼죽음 당한 학생들과 시민들의 죽음에 대한 최소한의 애도, 목숨보다 귀한 피붙이들을 잃은 유족들의 비탄에 대한 최소한의 공감만 있더라도 절대 할 수 없는 인식이고 발언이다.

메르스의 창궐로 전 국민이 불안과 공포에 떨던 작년 초등학교를 방문해 한 "지금 메르스라는 게 어떻게 보면 '중동식 독감'이라고 할 수가 있다", "독감이 매년 유행하고 이번에는 또 중동식 독감이 들어와서 난리를 겪고 있는데 세상을 다 열어놓고 살잖아요", "몇 가지 건강습관만 잘만 실천하면 메르스 같은 것은 무서워할 필요가 전혀 없다"(메르스가 '중동식 독감'?...'치명률' 무려 130배) 등의 박 대통령의 발언들도 전율이 일 정도다.

독감 보다 치사율이 무려 130배 높은 메르스를 독감에 비유한 박 대통령의 무지도 참으로 공포스럽고, 방역이라는 정부의 최소책임도 수행하지 못한 박 대통령의 무능도 절망스러우며, 방역 실패의 최대 책임자이면서도 아무런 사죄도 하지 않는 박 대통령의 뻔뻔함도 분노스럽지만, 그 보다 더 무서운 건 박 대통령이 메르스에 대한 시민들의 공포와 불안과 근심을 전혀 공감하지 못하는 것처럼 보인다는 사실이다.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사람은 공감능력이 결손된 사람이다. 타인의 처지와 감정을 헤아릴 능력이 없는 사람은 아무리 작은 조직이라고 해도 리더가 되어서는 절대 안 된다. 대한민국 유권자들이 2012년 대선 당시 했던 어리석은 결정을 다시 반복하지 않았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