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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인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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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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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김종인이다. 더민주 김종인이 21일 국회 원내교섭단체 대표 자격으로 한 연설은 한국사회가 직면한 현안과 나름의 처방이 담긴 훌륭한 연설이었다.(천정배 "김종인 연설 탁월...야권에 그만한 경세가가 없다") 김종인은 '경제구조의 대전환으로 새로운 미래를 준비합시다'라는 제목의 연설을 정보통신기술의 융합으로 상징되는 4차 산업혁명의 명암에 대한 언급으로 시작했다.

이어 김종인은 대한민국 경제가 나아가야 할 길로 경제민주화와 포용적 성장을 제시하고, 이를 위한 의회와 국가의 역할을 강조했다. 그리고 경제민주화와 포용적 성장을 하기 위해서는 더민주당으로의 정권교체가 필수적임을 역설했다. 또한 김종인은 조세부담률 회복과 세출구조의 대개혁 필요성을 언급한 후 제대로 된 구조조정을 주문하고 있다. 또한 김종인은 청년실업, 노인빈곤, 저출산 및 가계부담 해소를 역설했다. 튼튼한 안보와 남북관계 개선,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의 현명한 외교 역시 김종인이 강조한 바 였다. 끝으로 김종인은 충실한 기본권 보장, 권력구조와 선거제도 개편 등이 포함된 개헌을 언급했다.

김종인의 국회 연설은 기실 대한민국이 나아가야 할 국가발전모델의 기본적인 내용이 충실히 담겨 있다고 평가해도 좋을 정도다. 특히 눈에 띄는 건 4차 산업혁명에 대한 안목, 성장과 복지의 선순환으로 경제를 총체적으로 이해하는 식견, 중산층과 서민들이 절박하게 느끼는 가계부담 경감 등에 대한 인식이다. 내 눈을 제일 끌었던 건 김종인이 "인간의 탐욕은 끝이 없기 때문에 그 탐욕에 대한 제재를 가하지 않으면 다른 사람의 자유를 침해하게 된다. 따라서 의회가 제도적으로 장치를 만들어 탐욕의 한계를 넘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는 에드먼드 버크의 표현을 인용한 대목과 기본소득에 대해 언급한 대목 그리고 재벌을 지시하는 것이 분명한 "거대경제세력"에 의한 지배에 대한 경고였다.

김종인의 연설문이 오로지 김종인에 의해 작성된 것은 아닐 것이다. 하지만 김종인의 식견과 생각과 가치가 많이 반영된 것임에는 분명할 것이다. 과문한 탓이겠지만 김종인 정도의 식견이 있는 사람이 야권에 흔하진 않을 것이며, 상징성에 있어서는 더욱 그렇다. 더민주가 정권교체를 하기 위해서는 김종인의 식견과 상징성이 필요하다. 그래야 부동층과 무당파를 견인하고 보수 지지층 중에서도 합리적인 성향의 유권자들을 포섭할 수 있다.

이제부터라도 더민주를 포함한 야권은 김종인을 소중히 여길 필요가 있다. 물론 관계는 상호적인 것이니 김종인도 야당 및 야권지지자들을 존중하고 예를 갖추는 게 필요하다. 늘 느끼는 것이지만 야당이나 진보개혁성향의 유권자는 ​뺄셈의 정치에 능하다.

하지만 분단과 전쟁과 군사쿠데타와 개발독재를 경험한 나라가 대한민국이라는 사실을 간과해선 절대 안 된다. 그런 역사에서 언제나 상수였던 새누리당은 동원할 수 있는 자원의 크기와 유권자의 수 및 충성도면에서 야권 전체를 합해도 극복이 어려운 상대다. 김종인을 포함해 덧셈을 계속해야 야권의 정권교체 가능성이 높아진다.

* 뉴스타파에도 기고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