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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평등, 아직도 가야 할 길 4 | 성별 임금격차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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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톺아보기: 성별 임금격차 (중)


* 이번 글은 성별 임금격차를 차별과 차이로 구분하여 측정한 연구를 소개합니다. 분량 조절 실패로 성별 임금격차로 한 편 더 씁니다. 다음 글에서는 성별 직종분리와 임금격차를 다룹니다.  

[오늘의 요약]

1. 차이가 줄어들어 격차가 줄어들었다. 학력 등 인적 특성 차이는 30년간 꾸준히 줄어들었다. 차별은 총 임금격차의 20% 내외로 안정적이었다. 2000년 이후 차이와 차별 크기에 별 차이가 없고, 둘 모두 변화가 더디다.

2. 알려져 있듯 공공부문보다 민간부문의 차별이 크다.

3. 경력단절은 여성의 역량 형성을 가로막아 생애주기 전체의 임금격차를 야기한다. 노동시장의 평균적 남성과 여성의 생애 최고임금 차이는 두 배에 가깝고, 평생소득을 계산하면 격차는 더욱 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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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별 임금격차를 분해한 연구는 국내외를 막론하고 무수히 많습니다. 중요한 문제일뿐더러, 연구마다 초점을 맞추는 인적 특성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지난 글에서 언급했듯 측정치에 잠재적 문제가 있는 것도 한 이유입니다. 학자들은 문제를 해결하고 정확한 추정치를 내놓으려 노력합니다. 이 과정에서 분해 방법, 사용 데이터가 달라집니다.

  주제별로 설명하겠습니다. 순서는 다음과 같습니다.
  

0. 차별 측정법 복습 & 실전 연구방법론 소개

1. Overview & 차별의 성격: 남성 특혜인가? 여성 불이익인가?

2. 분위별 임금격차: 유리천장 효과?

3. 누가 일하러 나오는가?

4. 생애주기 임금격차: 남성, 기혼여성, 미혼여성

부록 1: 미국의 성별 임금격차

부록 2: 분위회귀분석에 관한 아주 간단한 설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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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차별 측정법 복습 & 실전 연구방법론 소개
  
   앞서 격차가 차이와 차별로 분해된다고 설명했습니다. 차이가 “다르기 때문에 발생하는 격차”, 차별이 “다르게 취급받기 때문에 발생하는 격차”였습니다. (이 용어 해석에 매우 유의해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잊으신 분들은 지난 글을 다시 읽고 오시기를 강력하게 권합니다.) 이 때 같고 다름은 관찰된 인적 특성(observed individual characteristics)을 기준으로 합니다. 두 사람의 나이, 학력, 거주 지역, 직업 등이 비슷할수록 “같다”고 보는 것이지요.
  
  학력 이외에 모든 인적 특성이 동일한 남성(대졸)과 여성(고졸)이 있다고 합시다. 두 사람의 임금 격차엔 우선 학력이 달라서 발생하는 “차이”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만약 여성도 대졸자였다면 차별이 없는 세상에선 임금 격차가 사라져야 합니다. 그렇지 않다면? 학력이라는 인적 특성으로 “설명되는” 차별, 곧 남성과 여성의 대학 졸업장의 가치를 다르게 취급하는 차별이 존재할 가능성이 있습니다(남성 졸업장은 1억 원, 여성 졸업장은 5천만 원 식). 이 차별을 빼놓고도 남는 격차는 관찰된 특성으로 “설명되지 않는” 차별입니다. 차별에도 설명되는 차별과 그렇지 않은 차별이 있다는 겁니다. 그림으로 보면 이렇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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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으로 보는 오하카 분해법

  고졸여성은 A에 있습니다. 학력에 따른 차이만 임금에 반영된다면 대졸남성은 B에 있는 겁니다(임금=남성1). 여성이 대학을 졸업한다면 마찬가지로 B로 가게 됩니다. 그러나 고용주들이 남성의 졸업장 가치를 더 높이 취급한다면 같은 대학교육을 받고도 여성은 B로, 남성은 C로 갑니다(남성2). (즉, A→B와 A→C의 변화 폭 차이가 대학 졸업장 가치 차등대우입니다.) 이것을 고려하고도 격차가 남아 있다면(남성3) “설명되지 않는 차별”이 존재하는 것입니다.
  
  노동시장 인구 전체를 대상으로 격차를 일일이 분해할 수는 없습니다. 남성과 여성 집단 전체를 대표하는 값이 필요합니다. 지난 글에서 중위임금을 이용했지요. 그런데 회귀분석을 이용해서 격차를 분해할 때는 주로 평균을 이용합니다. 국내 연구가 특히 그렇습니다. 오하카 분해법을 적용하기 쉽기 때문입니다. 최근에는 임금분포 특성을 반영하여, 임금분위별로 임금격차를 분해할 수 있는 분석법이 있습니다. 분위회귀분석(quantile regression)이라고 합니다.
  
  두 방법에는 장단점이 있습니다. 평균을 이용한 분석은 일단 많습니다. 쉬울뿐더러 역사가 길기 때문입니다. 개별 특성(연령, 학력 등)이 차별과 차이에서 차지하는 비중까지 자세히 구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고소득층, 저소득층 등 서로 다를 가능성이 높은 집단을 하나로 묶는다는 문제가 있습니다.
  
  분위회귀분석은 반대입니다. 임금분위별로 임금격차를 따로 분해하기 때문에 소득계층별 특성을 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집단 간 이질성을 반영하여, 저소득층은 차이가 크고 고소득층은 차별이 크다는 식의 분석이 가능합니다. 그러나 연구가 적고 개별 특성 수준 분해가 안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여기서는 평균을 이용한 연구를 중심으로 설명하고 분위회귀분석 연구로 보완하겠습니다. 부록 2에서 분위회귀분석을 간단하게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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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방법론 특성 구분


1. Overview & 차별의 성격: 남성 특혜인가? 여성 불이익인가?

  
연구결과 1: 성별 임금격차 감소는 거의 전부 “차이” 감소에 따라 일어났다. “차별” 감소는 미미했다. 1985년 이래 임금격차의 약 20%가 차별이었고, 여성 페널티가 차별의 60-70%를 차지했다.

  
  일반적으로 차별은 두 종류로 나뉩니다. 한 집단에게 특혜(premium)를 주는 것과 다른 집단에 불이익(penalty)을 주는 것입니다. 차별이 둘 중 어느 성격을 갖느냐에 따라 정책적 함의가 달라집니다. 가령 성차별이 전적으로 여성 불이익이라면 남성이 차별철폐정책을 반대할 이유가 없습니다. 반면 남성 특혜라면 남성들이 차별철폐정책에 집단적으로 반발할 수 있습니다. 경우에 따라 정책 지침이 달라져야겠지요.
  
  현실적으로 둘 모두 존재하기 때문에 비중을 파악해야 합니다¶. 다음 그림은 한국의 성별 임금격차를 분해한 결과를 나타낸 것입니다(정진화, 2007). (세로축은 로그 임금격차) 이번 글에는 이런 그림이 계속 등장합니다.
  
  (¶: 남성 특혜와 여성 페널티 구분은 어떻게 할까요? 남성 대학 졸업장이 평균 1억 원, 여성 졸업장이 평균 5천만 원 식으로 차등대우된다고 합시다. 계량경제학적 방법을 동원하면 졸업장의 “공정가격”을 계산할 수 있습니다. “공정가격”이 8천만 원이라면 남성 특혜는 2천만 원, 여성 페널티는 3천만 원이 됩니다. 여러 계산 방법이 존재하며 가장 일반적인 방법론으로 오하카와 랜섬(Oaxaca and Ransom, 1994)의 방법이 있습니다.)

1

주: 정진화(2007) 참조. 그림 수정함. 고용노동부의 임금구조기본통계조사(OWS) 조사 기반.

  두 가지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총임금격차가 절반 수준으로 줄어들었습니다. “차이”가 줄어든 결과입니다. 반면 차별은 크게 줄어들지 않았고, 여성 페널티 60-70%, 남성 특혜 30-40%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성별 임금격차 감소가 차별 완화의 결과가 아니었던 겁니다. 마찬가지로 임금격차 감소 추세가 느려진 이유도 2000년대 들어 차이가 줄어드는 속도가 느려졌기 때문입니다. 첫 해(1985)와 마지막 해(2004)만 따로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1

주: 정진화(2007) 참조. 논문에서 제시한 수치를 바탕으로 표, 그림 재구성.

   차이가 대폭 줄어들었지만 차별이 거의 그대로 남아 있다는 것을 그림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표를 보면 차이가 감소분의 93.1%를 차지합니다. 남성 특혜가 6.9%였고, 여성 페널티가 미세하게나마 증가했습니다(-0.2%). 차별(및 그 구성 항목)의 절대수치는 하락했지만, 총임금격차가 더 극적으로 감소했기 때문에 차별이 임금 격차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커졌습니다. 2004년 총임금격차의 약 32%가 차별에 기인하며, 특히 약 25%가 여성 페널티입니다.
  

  물론 노동시장 진입 이전의 차별이 완화되어 “차이”가 감소했을 수도 있습니다. 과거에 팽배했던 “집안에서 대학 가는 사람은 남자면 됐다.” 식 차별이 완화되어 학력 차이가 좁혀졌고, 그에 따라 “차이”가 줄어들었다는 시나리오입니다. 이 경우 넓은 의미의 차별은 완화되었다고 볼 수 있지요. 그렇다면 차이의 구성은 어떻게 바뀌었을까요? 조금 더 자세히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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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 정진화(2007) 참조. 논문에서 제시한 수치를 바탕으로 그림 재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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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 정진화(2007) 참조. 논문에서 제시한 수치를 바탕으로 표 재구성.

  도표를 보면 학력, 연령, 혼인상태에 따른 차이 비중은 감소했습니다. 노동시장 참여 남성과 여성 집단의 1) 평균 학력 2) 평균 연령 3) 평균 기혼자 비율 차이에 따른 임금격차가 줄어들었다는 겁니다. 여성이 남성의 평균 학력을 따라잡고, 과거에 비해 고연령대 여성들의 경제활동참가율이 높아졌으며, 결혼 후에도 일하는 사람이 늘어난 현실이 나타나 있습니다.
  
  반면 경력에 따른 차이 비중은 증가했습니다. 남성과 여성의 평균 근속연수 차가 확대되었기 때문입니다(해당 연구 데이터 기준 1985 2.49년, 2004 3.75년). 이 차이는 경력단절 후 복귀하는 여성이 과거에 비해 늘어났기 때문입니다. 경력단절 후 복귀한 여성은 비단절여성에 비해 근속연수가 짧습니다. 이들이 전체 여성 노동자 집단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늘어날수록 평균이 감소합니다.
  
  2004년은 너무 오래되었으니 다른 데이터를 이용해서 1998-2008년 사이의 성별 임금격차를 분해한 연구를 간단히 살펴보겠습니다. 방금 본 연구와 유사합니다 2000년 이후 차이와 차별 비중이 안정적이고, 총임금격차도 안정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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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재호(2011). 그림 재구성. 한국노동연구원의 한국노동패널(KLIPS) 기반.



2. 분위별 임금격차: 유리천장 효과?

연구결과 2: 분위별 분해 결과에 따르면 저임금에 비해 중임금에서 격차가 크고, 중임금에 비해 고임금에서 작다. 고임금군에서 차별에 따른 임금격차가 커지는 현상을 유리천장 효과라고 한다. 한국 노동시장에서는 유리천장 효과가 거의 관찰되지 않는다. 그러나 노동시장 취약계층인 중소기업·고졸이하·비정규직 노동자 집단에서는 유리천장 효과가 나타난다. 한편 공공부문이 민간부문에 비해 차별이 약하게 나타난다.
  
이번엔 분위별 임금격차 분해 연구를 살펴보겠습니다. 이 방법엔 집단 간 이질성을 고려할 수 있다는 데서 파생되는 장점이 있습니다. 노동시장에 “유리천장 효과(glass ceiling effect)”와 “밑바닥일자리 효과(sticky floor effect)”가 존재한다면 분석 결과에 나타나기 때문입니다.

glass ceiling

  유리천장(glass ceiling)이란 여성의 고위직 진출을 가로막는 사회문화적 장벽을 뜻합니다. 일-가정 양립 정책 미비에 따른 경력단절, 차별 등이 원인으로 꼽힙니다. 유리천장이 존재한다면 고임금분위에서 성별 임금격차가 커질 가능성이 큽니다. 이런 현상을 유리천장의 임금효과(이하 유리천장 효과)라고 합니다. (역이 반드시 성립하지는 않습니다. 겉보기에는 유리천장 효과가 나타나지만 실제 원인이 유리천장이 아닐 수도 있습니다.)
  
  밑바닥일자리(sticky floor)란 여성이 저임금 일자리에 붙어(stick) 있는 현상을 말합니다. 여성들이 저임금 일자리에 몰려 있거나, 노조가 여성보다 남성을 선호하는 경우에 나타납니다. 이 때는 저임금분위에서 격차가 커질 가능성이 큽니다. 유리천장 효과와 밑바닥일자리 효과가 모두 나타나면 성별 임금격차는 U자형 곡선을 그리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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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의 노동시장에서 두 효과가 모두 존재할 경우의 임금격차 형태

  과거에는 유리천장 존재여부를 검증하는 연구가 많았습니다. 최근 연구자들은 분위회귀분석 방법론에 힘입어 유리천장 효과의 크기를 측정합니다. 여러 유럽 국가에서 유리천장 효과가 보고되었습니다(Arulampalam et al., 2007). 심지어 수 년간 세계경제포럼 성평등지수(WEF Gender Gap Index) 세계 4위를 고수하는 스웨덴에서도 관찰되었습니다(Albrecht et al., 2003; 2015).
  
  한국은 어떨까요? 연구에 따르면 유리천장이 존재합니다(윤명수·김정우·김기민, 2012). 그렇다면 유리천장의 임금효과도 따져 보아야 합니다. 여성 고용이 저임금 일자리에 집중되어 있다는 사실도 알려져 있으니(강승복, 2005; 김은하·백학영, 2012) 밑바닥일자리 효과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림으로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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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 안태현(2012) 참조. 논문이 제시한 결과로 그림 재구성함. 경활 부가조사 사용 분석.

  총임금격차를 보면 P75-P90구간에서 감소하긴 하지만 전반적으로 임금분위에 따라 임금 격차가 상승하는 것처럼 보입니다. 밑바닥일자리 효과는 전혀 관찰되지 않습니다. 하지만 차별과 차이를 구분해야 합니다. 여러 인적 특성 변수를 통제해서 “착시현상”을 줄일수록 실상이 드러납니다.
  
  청록색 영역의 높이가 관찰된 변수의 영향(“차이”)를 모두 통제하고 남는 임금격차(“차별”)입니다. 7분위(P70)까지는 임금분위가 올라갈수록 격차가 커지지만 그 뒤에 조금씩 줄어듭니다. 차이와 차별을 구분하면 유리천장 효과가 관찰되지 않는 겁니다. 차별에 따른 임금격차는 오히려 역U자 형태입니다. (한편 중위임금격차가 약 0.25정도로, 평균을 이용했던 앞 절의 결과와 비슷하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인적자본(파란색 영역), 경력단절(붉은색 영역)의 영향이 크다는 점도 비슷합니다.)
  
  한국 노동시장이 기업규모(대기업-중소기업)과 정규직 여부에 따라 아예 분리되어 있다고 보는 견해도 많습니다. 이 견해가 사실이라면 분리된 시장마다 성별 임금격차의 양상도 달라집니다. 노동자들을 소속 기업 규모와 학력, 정규직여부로 구분해서 새로 분위회귀분석한 결과는 아래와 같습니다. (이 연구가 다른 데이터를 이용했기 때문에 전체 노동자 집단 대상 분해 결과도 다시 제시합니다. 분위별 추세는 유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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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 Cho et al. (2014) 참조. 논문이 제시한 결과로 그림 재구성함. 수직축은 로그 임금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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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 Cho et al. (2014) 참조. 논문이 제시한 결과로 그림 재구성함. 수직축은 로그 임금격차.

  1에서 4로 갈수록 총임금격차와 차별의 크기가 증가합니다. 중소기업 고졸이하 정규직 노동자의 경우 차별의 정도가 심해지며, 중소기업 고졸이하 비정규 노동자에게서는 유리천장 효과가 매우 크게 나타납니다.
  
  이 결과만을 갖고 중소기업에 유리천장이 존재한다고 해석할 수는 없습니다. 유리천장이 여성의 고위직 진출을 가로막는 장벽을 뜻하는 데 반해 고졸 이하 비정규직 노동자는 현실적으로 성별 막론 고위직과 거리가 멀기 때문입니다. 이 결과는 같은 중소기업 고졸이하 비정규직 노동자라 해도, 관찰된 특성을 통제하고 나서도 남성이 여성에 비해 훨씬 높은 임금을 얻는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저학력 여성이 노동시장 취약계층이라는 통념을 재확인하는 겁니다.
  
  왜 그럴까요? 주로 세 가지 이유가 꼽힙니다. 먼저 여성의 고위직 진출을 뒷받침하는 적극적 고용개선조치 제도(affirmative actions, 이하 AA제도)가 상용근로자 500인 이상 사업체를 대상으로 하기 때문입니다. 산업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을 나누는 구분은 조금씩 다르지만 상용근로자 500인 미만 사업체는 십중팔구 중소기업입니다. 중소기업에는 제도가 적용되지 않습니다. (AA제도 실효성은 또 다른 문제입니다.)
  
  기업이 출산휴가와 육아휴직 등 모성보호제도 운영 비용을 회피하기 위해 여성고용을 단기계약직에 국한하는 것도 한 가지 가능성입니다. 단기계약직은 근속에 따른 승진과 임금인상을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AA 제도가 적용되지 않고 인사관리가 비체계적인 중소기업에서 이러한 일이 일어날 가능성이 큽니다.
  
  그리고, 사람들이 일자리를 선택하며 “분류”되기 때문입니다. 일반적으로 대기업 채용경쟁이 중소기업보다 심합니다. 이 과정에서 상대적으로 역량이 우수한 사람들이 대기업 정규직에 진입합니다. 만일 채용 과정에 성차별이 있었다면, 차별을 넘어 진입한 여성들의 평균 역량이 남성보다 뛰어나기 때문에 더더욱 임금 격차가 줄어듭니다. 이에 따라 중소기업에서는 성별 역량 차가 커질 가능성이 큽니다(역량이 뛰어난 여성들이 이미 대기업을 선택). 여기에 성차별이 개입하면 역량 차는 더 큰 임금격차를 낳습니다. 학자들은 이 문제를 “자기선택(self-selection)의 문제”라고 합니다.
  
  공공부문과 민간부문을 나누어 분석하면 이 설명을 간접검증할 수 있습니다. 모든 공공기관이 적극적 고용개선조치 적용 대상입니다. 공무원·교사·공기업이 선호도 1위를 다툰 것이 하루 이틀이 아닙니다. 역량이 뛰어난 구직자들이 공공기관을 선택합니다(Cho et al., 2013). 만약 AA제도 유무와 “분류” 문제가 유리천장 효과에 영향을 미쳤다면 민간부문보다 공공부문에서 차별과 유리천장 효과가 작아야 합니다.
  
  연구결과를 보겠습니다. 전체 공공부문과 민간부문을 비교하고, 앞서처럼 300인 이상과 미만으로 구분하여 다시 비교합니다. 단, 부문 간 차이를 보는 것이 주 목적이고 간접검증은 부차적입니다. 앞 연구와 달리 집단을 나눌 때 정규직여부를 반영하지 않아서 정확한 일대일 비교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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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 허식 (2015) 참조. 논문이 제시한 결과로 그림 재구성함. 경활조사 2010-2013 데이터로 합동회귀분석한 것임. 수직축은 로그 임금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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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 허식 (2015) 참조. 논문이 제시한 결과로 그림 재구성함. 경활조사 2010-2013 데이터로 합동회귀분석한 것임. 수직축은 로그 임금격차.

  차이가 임금격차 대부분을 설명합니다. 규모가 같다면 공공부문에서 차별의 크기가 더 작습니다. 유리천장 효과도 보이지 않습니다. 공공부문에서는 오히려 차별에 따른 임금격차가 감소합니다. 300인 이상 (공공·민간) 9분위에서 반등하는 경향이 있지만 미미합니다. 앞서 제시한 세 가지 설명과 통하는 면이 있습니다.
  
  300인 미만 공공부문 분석 결과는 상당히 특이합니다. 중임금군 총임금격차가 매우 크기 때문입니다. 한편 저임금군에서는 여성이 더 “유리”합니다. 음의 차별(“역차별”)이 격차를 줄이고 있기 때문입니다. 밑바닥일자리효과가 아예 반대로 나타나는 겁니다.
  
  논문은 현상의 이유를 자세히 설명하지 않습니다. 저임금군(P10, P25)에서 직종이, 중상임금군(P50, P75)에서 근속연수가, 고임금군(P75, P90)에서 교육이 주된 임금격차 설명 요인이라는 짧은 주석만이 달려 있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추론하면 중상임금군 근속연수 차이는 여성 경력단절 내지 육아휴직의 결과일 가능성이 큽니다. 고임금군 교육 차이는 고위 공무원이나 기업 임원들이 석·박사 학위를 따는 것이 한 이유가 아닐까 합니다. 승진에 차별이 없더라도 여성이 육아부담으로 인해 학위를 취득하기 어려울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300인 미만 공공 저임금군에서 나타나는 현상의 원인은 여전히 불명확합니다. 추가 연구가 필요해 보입니다.
  
  1993년부터 2005년까지 분위별 임금격차를 추정한 연구 결과를 소개하고 이 절을 마칩니다. 자세한 분석이 아니지만, 분위별 임금격차 연구가 적어 장기추이 정보가 드물기 때문에 이 연구 결과를 참고할 만합니다. 동일한 자료를 이용해 반복추정한 결과를 제공하기 때문입니다. 수직축이 상대임금이므로, 100에 근접할수록 격차가 작은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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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 김용성(2007) 참조. 그림 재구성함. 표본매칭을 통한 비모수추정법을 활용하여 비교했음.

  중상임금군에서 격차가 상당히 감소했습니다. 차이와 차별의 분위별 변화 양상은 알 수 없으나, 세상이 느리게나마 변화하고 있다는 것은 분명합니다. (이 연구는 앞서 소개한 논문들과 연구방법이 완전히 다릅니다. 이 방법이 비교적 격차를 작게 추정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다른 결과와 비교하지 말고, 1993년과 2005년 사이의 변화만 보면 됩니다.)
  

3. 누가 일하러 나오는가?

연구결과 3: 임금격차 감소가 전반적 차별 완화보다 고학력·고숙련 여성의 노동시장 진출에서 비롯되었을 공산이 크다.

  지난 글에서 “표본선택편향”의 문제를 지적했습니다. 사람들이 일하느냐 마느냐는 무작위로 정해지지 않습니다. 고학력 여성들이 지속적으로 노동시장에 참여하는 반면, 저학력 여성들이 출산 후 경력단절을 겪으면 노동시장에서 저임금 노동자 비중이 줄어들고 중위임금이 상승하여 격차가 줄어듭니다. 반대로 고학력 여성들이 (상대적으로 고소득인) 고학력 남성과 결혼 후 노동시장을 이탈하고, 저학력 여성들이 (상대적으로 저소득인) 저학력 남성과 결혼 후 노동시장에 남아 있는다면 중위임금이 하락하여 격차가 늘어납니다.
  
  예시를 들어 볼까요? 다음 표는 가상의 노동시장입니다. 각 숫자는 노동자의 임금을 뜻합니다. 최초의 상태인 (1)에는 3명의 노동자가 있고, 중위임금은 20입니다. 4명의 노동자가 더 일하러 나온다고 합시다. 세 가지 시나리오가 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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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택편향의 예시

  (2)는 새로 일하러 나온 사람들의 역량이 무작위로 균등하게 분포되어 있는 상황입니다. 중위임금이 20으로 불변입니다. (3)은 고학력 여성 유입-저학력 여성 이탈하는 경우입니다. 중위임금이 16 상승합니다. (4)는 그 반대입니다. 중위임금이 16 하락합니다.
  
  일반적으로 고학력일수록 차별과 부당한 대우에 법적으로 대처하는 능력이 뛰어납니다. 따라서 이 효과는 차이뿐 아니라 차별에도 영향을 미칩니다. 차이와 차별을 평가할 때도 이 영향을 고려해야 합니다.
  
  미국에서는 이 표본선택 문제가 매우 중요했습니다(부록에서 소개). 그런데 한국 노동시장을 대상으로 차이와 차별, 표본선택 문제를 동시에 고려한 연구는 드뭅니다. 차이와 차별을 구분하진 않았지만 여러 변수를 통제하여 표본선택의 효과만을 따로 관찰한 연구 결과를 소개합니다. 임금격차는 왼쪽 축, 표본선택 강도는 오른쪽 축입니다. 격차가 0에 가까워질수록(우상향) “좋아지는” 것이고, “강도”가 커질수록 고숙련-고학력 여성들이 많이 진입하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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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 성재민(2012) 참조. 논문이 제시한 결과로 그림 재구성함. KLIPS에 Heckit을 적용하여 임금방정식 추정 후 비교한 것임. 선택편향 "강도"란 Heckit IMR 회귀계수를 뜻함.

  선택편향을 조정하지 않으면 임금격차는 줄어드는 것처럼 보입니다. 그러나 조정하면 오히려 격차가 늘어났음을 알 수 있습니다(’08-‘09년은 글로벌 금융위기 충격 이 있었으므로 해석을 유보합니다). 한국의 임금격차 완화 현상이 전반적인 차별 시정이 아니라 임금잠재력이 높은 여성들이 노동시장에 진입한 결과일 가능성을 시사합니다. 앞서 차이와 차별을 구분한 결과와 시사점이 유사합니다.
  
  같은 연구에서 다른 연구방법으로 성별 중위임금을 비교한 결과도 비슷합니다. 2000년과 2007년을 비교하면, 선택편향 조정 전에는 격차가 약 6%p† 감소한 듯하지만 조정 후에는 약 1.2%p 수준으로, 거의 변화하지 않은 정도입니다. 게다가 조정 후 격차 자체가 더 커집니다. (†: 로그 포인트. 변화 폭이 작으면 퍼센트포인트와 거의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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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 성재민(2012) 참조. 논문이 제시한 결과로 그림 재구성함. imputation을 이용해 조정한 결과.

  차별-차이 분석을 할 때도 선택편향을 조정한다면 상당한 영향이 있을 겁니다. 평균 이용 분석이건, 분위회귀분석이건 마찬가지입니다. 연구가 드물어 모든 주제에서 선택편향을 조정한 결과를 소개할 수는 없습니다. 지금까지 소개한 모든 결과에 잠재적 문제가 있습니다. 그렇지만 이 결과에서 보듯이 선택편향을 조정하지 않는다면 차별이 더 작게 나타날 가능성이 큽니다. 소개한 결과보다 차별이 클 가능성이 높다는 말과 같습니다.
  
  조금 더 확장시키면 성별 직종분리와 임금격차를 분석할 때도 같은 문제가 있습니다. 직종별로 사람들의 역량과 비교우위가 다르기 때문입니다. 고숙련 고학력 여성이 집중되는 직종에서 임금격차가 작을 가능성이 큽니다. 다행히 이 경우에는 직종선택확률을 고려한 차이-차별 분석이 있습니다. 직종분리와 임금격차를 다룰 때 다시 언급하겠습니다.


   
4. 생애주기 임금격차: 남성, 기혼여성, 미혼여성

  연구결과 4: 경력단절은 생애소득을 하락시킨다. 30년간 경력 초반 임금격차가 개선되었음에도 줄어들지 않는 차별이 여기서 비롯된다. 여성은 출산 전후 경력 1년의 가치를 다르게 취급받는다. 심한 경우 경력이 늘어나도 임금은 변하지 않는다. 역량 하락과 육아부담에 따른 생산성 저하를 감안하더라도 경력과 임금의 연결고리가 끊기는 것은 일정 정도 차별의 결과다.
  
  결혼·출산·육아에 따른 경력단절이 임금격차의 주범이라고 했습니다. 이 주제만으로 시리즈를 쓸 수 있을 정도로 관련 연구가 많습니다. 경력단절은 개인이 축적한 지식, 기술, 역량에 종합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다양한 원인과 파급효과를 고려해야 합니다.
  
  개인의 역량(인적자본)은 크게 학교교육과 직업경력, 타고난 능력으로 형성됩니다. 일자리 수준이 비슷하면 역량에 따라 비슷한 임금을 받게 됩니다. 타고난 능력이 아주 뛰어난 극소수를 제외하면 최종학교 졸업 후 사람들이 가진 역량은 학교교육의 결과입니다. 생애 전체를 두고 보면 이 시기에 받는 임금이 가장 적습니다. 차차 경력을 쌓으면서 자신의 역량에 투자하면 역량 증진에 따라 임금이 상승해 중장년기에는 자기 자신에게 투자한 “수익률” 개념으로 고임금을 얻습니다. 역량 증진과 무관한 단순 연공급 임금체계(호봉제 식)도 결과적으로 다르지 않습니다.
  
  노동자가 30대 초반에 경력단절을 겪으면 역량 투자 적기를 놓칩니다. 경력단절의 최대 문제입니다. 당장 일을 쉬는 동안 임금을 받지 못할 뿐 아니라 역량을 쌓아야 할 경력 초반에 자신의 역량에 “투자”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오히려 일을 쉬면서 역량이 저하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투자 시기를 놓친 사람들은 중장년기에 “투자수익”을 거두지 못합니다. 생애 전체에 걸쳐 임금이 하락한다는 겁니다. 이런 임금격차를 생애주기 임금격차(lifecycle wage differential)이라고 합니다.
  
  최근 비혼 1인가구가 확산되고 있으나 2000년대 초중반까지 한국의 유배우율(전체 인구 중 배우자가 있는 사람의 비율)은 90% 이상이었습니다. 출산율이 낮다지만 결혼한 사람들은 한 명 정도의 아이를 낳았습니다(이철희, 2012). 첫 글에서 보았듯 2000년대 초까지 출산육아제도가 매우 미비했기 때문에 이들 여성들은 대부분 경력단절을 겪었습니다. 그 결과 연령별 성별 임금격차가 이렇게 나타났습니다. 아무것도 통제하지 않은 총임금격차이고, “*”와 “¶”은 코호트 표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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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고용노동부, 임금구조기본통계조사, 각년도.

  20대 임금격차는 지속적으로 감소했습니다. 차이와 차별을 구분하면 더 줄어들 겁니다. 반면 육아연령대 30-49세에서 임금격차가 매우 큽니다. 대부분이 경력단절의 효과입니다. 격차가 크게 줄어들고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30년 동안 상당히 완화되었습니다. 특히 더 이상 학교교육을 받지 않는 50대 이상의 임금격차가 감소한 것은 그간 분명히 일자리 환경에 개선이 있었음을 시사합니다.
  
  여러 변수를 통제하여 나타낸 “평균적” 남성과 여성의 생애주기 임금격차를 보겠습니다. 노동시장 전체 남성과 여성의 연령에 따른 임금 변화를 요약해서 보여주는 그림입니다. 이런 곡선을 연령-소득곡선(age-earnings profile)이라고 합니다. 여기서는 물가변동을 감안한 실질임금이므로 “생애주기 실질임금 프로파일”이라고 부르겠습니다. 남성과 여성의 수직축 단위가 다르다는 점을 유의해야 합니다. 물론 위로 올라갈수록 금액이 큽니다. 세 가지가 핵심입니다. 초임, 상승률, 최고액 도달 시점(peak-ye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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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 한종석·윤성주·최승문 (2015) 참조. 그림 수정함. 고용노동부 OWS를 이용해 저자들이 추정한 결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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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 한종석·윤성주·최승문 (2015) 참조. 그림 수정함. 고용노동부 OWS를 이용해 저자들이 추정한 결과.

  최근 연도, 최근 코호트로 올수록 프로파일이 위로 움직입니다. 과거일수록 상승폭이 크고, 현재로 올수록 폭이 줄어듭니다. 외환위기 전까지 지속된 고도성장과 이후 경제성장률 하락을 반영하는 겁니다. 고도성장기 코호트는 이렇듯 경제성장의 영향을 많이 받았기 때문에 개인의 역량과 무관하게 생애 초기, 중기, 말기 임금이 다릅니다. 따라서 60년대, 70년대 코호트를 위주로 보겠습니다.
  
  남성 초임 우위가 지속되다가 60년대 코호트 기준 월 100만 원 수준으로 성별 초임이거의 같아집니다. 교육받은 여성이 늘어났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상승률 차이가 두 배에 가깝습니다. 남성은 5년에 100만 원씩 상승하지만 여성은 50만 원 정도 상승합니다. (50만원 차면 아주 간단한 산수로 1년 600만 원 차이입니다.) 경력(근속연수) 1년의 가치를 다르게 취급받는 것이지요. 60년대 코호트 남성임금 최고치 시점은 40대 중반, 최고임금은 400여 만원입니다. 반면 여성임금은 30대 중반에 최고치 200만 원을 기록한 뒤 내리막길을 걷습니다. 30대 중반은 정확히 결혼과 초산을 경험하는 시기입니다.
  
  연도별 프로파일은 이러한 특성을 보다 잘 나타냅니다. 어느 연도에서든 여성은 35세 이전에 최고임금을 경험합니다. 남성은 45세에서 55세 사이에 최고임금을 경험합니다. 이러한 차이를 야기하는 가장 큰 요인이 여성의 경력단절입니다. 교육과 결혼 전 경력이 역량의 전부이기 때문입니다. 역량 투자 부족은 육아 이후 복귀하는 일자리에도 영향을 미칩니다. 대부분이 마트 계산원으로 대표되는 저임금 일자리입니다. 돌이켜 보면 성별 경제활동참가율도 비슷했습니다.
  
  생애 전체에 걸친 소득 격차는 더욱 심합니다. 프로파일과 가로축 사이의 면적을 전생애에 걸친 소득격차로 볼 수 있습니다. 언급했듯 월평균임금 50만원 차가 1년 동안 지속되면 600만 원입니다. 경력 초기를 제외하면 차이는 월 100만 원 이상으로 벌어집니다. 단순 계산해서 월 100만 원, 연간 1,200만 원 격차가 20년 동안 지속되면 약 2억 4,000만 원 차이가 납니다. 2016년 한국은행이 발표한 한국의 1인당 (평균) 순자산이 1억 4,000만 원입니다. 물론 현실과 차이가 있습니다. 경력단절에 따른 생애소득 손실이 그만큼 크다는 겁니다.
  
  경력단절이 없었다면 어땠을까요? 기혼여성과 미혼여성을 비교하면 어느 정도 답을 얻을 수 있습니다. 저출산 시대라지만, 지난 30년 동안 저출산 시대는 아니었습니다. 데이터 상의 기혼여성 대부분은 한 명 이상의 아이를 출산했습니다. 따라서 미혼여성과 기혼여성, 혹은 남성과 미혼/기혼여성의 임금격차를 비교하면 경력단절 유무에 따른 차이를 볼 수 있습니다. 관련 연구를 소개하겠습니다.
  
  내용으로 들어가기 전에 논문의 한계를 언급해 두겠습니다. 결론부터 얘기해서 이 연구는 남성-미혼여성 임금격차에서 차이가 설명하는 비중을 너무 높게 잡습니다. 남성-기혼여성의 경우는 낮게 잡습니다. 반대로 말하면 미혼여성은 차별 비중이 낮게 나오고, 기혼여성은 높게 나옵니다. 미혼여성에게서 오류가 더 클 겁니다. 더 나은 수치가 있으면 좋겠지만, 제가 참고한 국내 논문 중 혼인상태별로 성별 임금격차를 따로 분해한 연구가 이것뿐이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떤지 한 번 살펴보겠습니다. 남성 특혜-여성 페널티 구분과 같은 도표입니다.
  
  (아주 지루한 이유 설명: 경력단절의 효과를 보기 위해 미혼여성과 기혼여성을 나누어 임금격차를 분석하려면 30대 이상 “비혼여성”이 상당히 많아야 합니다. 그런데 지난 30년간 한국의 30-49세 유배우율은 언제나 90%를 넘었습니다. 2010년대 들어서야 하락하기 시작했지요. 이 경우 혼인여부를 기준으로 여성을 나누는 것은 사실상 30대 전후를 기준으로 나누는 것과 같습니다. 경력단절 여부보다 연령별(세대별) 차이를 보게 되는 겁니다. 따라서 단순히 남성과 미혼여성, 기혼여성을 비교하면 안 됩니다. 남성 전체 집단이 미혼여성 집단보다 평균연령, 평균 근속연수가 큽니다. 반면 기혼여성 집단이 남성 전체 집단보다 평균연령이 큽니다. 오하카 분해법을 적용할 때 이 차이는 상당한 오류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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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 정진화(2007) 참조. 논문에서 제시한 결과로 그림 재구성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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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 정진화(2007) 참조. 논문에서 제시한 결과로 표 재구성함.

  여기서도 “차이” 감소가 총임금격차 감소를 이끌었습니다. 미혼여성의 감소 폭이 20%p로 기혼여성에 비해 10%p정도 더 컸습니다. 20대 중후반 임금격차 완화와 궤를 같이하는 결과입니다.
  
  남성-미혼여성 임금격차는 대부분 차이로 설명됩니다. (집단 설정 오류로 인해 연령이 51.8%나 차지한다는 점에 유의해야 합니다.) 기혼여성의 경우 차이와 차별의 크기가 비슷합니다. 두 집단의 차별 크기가 매우 다르기 때문에, 오류를 감안하더라도 미혼여성에게서 “차별”이 비교적 약하게 나타날 겁니다.
  
  성차별이 어느 정도 존재한다고 해도 세대별로 달라야 할 이유는 없습니다. 기혼여성이 겪는 임금”차별”이 커지는 데는 경력단절의 영향이 존재합니다. 이 연구 결과에서는 다소 불명확하지만, 다른 연구에 따르면 경력단절 전후에 경력(근속) 1년의 가치가 달라집니다 (고영우, 2016). 여성 대부분은 첫 자녀 출산에 따른 경력단절 후 노동시장에 복귀하더라도 경력을 쌓아 고임금을 얻을 수 없습니다. 경력의 “투자수익률”이 하락한다는 말입니다. 임금분포 상위 10% 여성들만이 복귀 후에도 경력을 쌓아 역량을 형성하고 유의미한 임금상승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물론 복귀 이전에 비해 경력 1년의 가치가 하락합니다. 같은 1년이 다르게 취급되는 “차별”입니다.
  
  물론 경력단절 복귀 후 업무능률이 떨어지는 사람들도 있을 겁니다. 하지만 경력단절 후 복귀하더라도 원 일자리로 돌아가지 못하는 여성들이 많습니다. 임금노동자로 복귀하기 어렵기 때문에 저임금 자영업 일자리로 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업무능률(본인 생산성)과 무관하게 임금하락을 경험하게 됩니다. 저임금 일자리는 대부분 노동자가 쉽게 대체가능하고 경력에 따른 임금상승이 없다시피한 일자리입니다. 요구되는 교육수준도 높지 않습니다. 본인의 역량에 따른 “잠재생산성”보다 낮은 임금을 받는 여성들이 존재할 가능성이 충분합니다. 전문대졸 여성도 마트 계산원, 고졸여성도 마트 계산원은 조금 이상하지 않습니까(특정 직업을 비하할 의도는 없습니다). 경력단절 후에 겪는 차별이 생산성에 비해 임금을 낮추는 요인 중 하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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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 김주영 (2010)에서 인용.

  마지막으로 30년간 연령대별 성별 경제활동참가율격차와 성별 총임금격차를 한번에 보며 정리하겠습니다. 그림이 좀 어려울 수 있는데, 연령별 그래프가 오른쪽 위를 향해서 움직이면 좋은 겁니다. 격차가 줄어드는 편이 “바람직”하니까요. 임금격차는 변하지 않고 경활참가율만 변하면 연령별 그래프가 수평선을 그리게 되고, 반대로 임금격차만 변하고 경활참가율이 변하지 않으면 수직선을 그리게 됩니다. 비슷한 속도로 변하면 대각선 형태를 띱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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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고용노동부 임금구조기본통계조사(OWS), 각년도.

  20대 임금격차와 참가율 격차는 대각선을 따라 움직여 0에 가까워졌습니다. 경력 초반에 성별 차이가 크지 않다는 겁니다. 보통 경제활동참가율이 높아지면 임금격차가 커집니다. 일터에 나오는 사람들은 이미 일하고 있던 사람들보다 일할 의사가 약했던 사람들이고, 이들은 대부분 임금이 낮아 저임금 여성 노동자가 늘어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경활참가율격차와 임금격차가 모두 줄어들었습니다. 30년간 여성 교육 확대의 성과를 반영하는 한편 일자리 환경도 좋아졌다는 뜻입니다.
  
  30대 이상 그래프는 대부분 수직에 가깝습니다. 경제활동참가율은 변하지 않고 임금격차만 줄어들었습니다. 임금격차 감소는 앞서 보았듯 전반적인 교육수준 확대에 따른 “차이” 감소에서 비롯되었습니다. 경활참가율이 변하지 않는다는 것은 경력단절 문제가 여전하다는 것이지요. 임금격차 감소가 대부분 고학력 여성의 노동시장 참여에서 비롯된 결과에 불과하고 차별이 거의 완화되지 않았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선택편향).
  
  한편 20-30대에 비해 40-50대의 임금격차 개선 속도가 매우 느립니다. 점이 촘촘하게 배치되어 있지요. 이미 경력단절을 겪고 저임금 일자리에 들어간 사람들입니다. 경력단절에 따른 임금손실 여파를 극복하기 어렵다는 사실을 다시 보여줍니다. (60대 임금격차가 20-30대보다도 빠른 속도로 줄어드는 현상은 매우 흥미롭지만, 추가 연구가 필요해 보입니다.)
  
  다음 글에서 성별 직종분리와 임금격차를 정리하고 한 번 쉬어 가겠습니다.


______________


부록 1: 미국의 성별 임금격차

  미국 연구자들은 “젠더 대수렴”을 거치며 성별 임금격차가 매우 크게 완화되었다는 데 대체로 동의하는 편입니다. 1980년 이래 극적으로 줄어들었고 2010년대 들어 속도가 느려졌다는 것 역시 마찬가지입니다(Blau and Kahn, forthcoming; Goldin 2006, 2014; Olivetti and Petrongolo, 2016). “설명되지 않는” 차별 감소가 임금 격차 감소의 50% 이상을 이끌었습니다.물론 여성의 교육수준과 경력 향상, 곧 “차이” 감소도 주효했습니다. (Blau and Kahn, forthcom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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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 Blau and Kahn (forthcoming) 참조. 논문이 제시한 결과로 그림 재구성함.

   아직 완전한 합의에 도달하진 못했습니다. 선택편향이 그 걸림돌 중 하나입니다. 선택편향을 고려하면 사실상 임금격차가 개선되지 않았고 오히려 조금 악화되었다고 주장하는 연구자들도 있습니다. (계속해서 말했듯) 대수렴이란 고학력-고숙련 여성들이 노동시장에 많이 참여했기 때문에 나타나는 착시현상이라는 겁니다(Mulligan and Rubinstein, 2008). 역량이 뛰어난 사람들은 당연히 일자리를 얻는 법이니 실질적 차별 개선은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말입니다. 이들은 남성 집단 내 불평등 심화가 그 증거일 가능성이 높다고 언급합니다(지난 글에서 한국도 비슷한 현상이 보인다고 했었지요). 뛰어난 여성들이 노동시장에 진입하자 임금분포 하위 남성의 노동시장 내 지위가 하락했다는 시나리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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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 Mulligan and Rubinstein (2008) 참조, 그림 번역 및 수정. "조정임금격차(1)"은 Heckman 2-stage 추정치, "조정임금격차(2)"는 저자들이 개발한 "Identification at Infinity" 추정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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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 Mulligan and Rubinstein (2008) 참조, 그림 번역 및 수정.

  반론이 존재하지만, “1980년대에 임금격차가 분명히 감소하긴 했다”는 주장에 그칩니다(Jacobsen, Khamis, and Yuksel, 2014). 이들의 연구 결과를 따르더라도 90년대에는 “수렴”이 멈추었으며, 선택편향의 영향력 문제도 그대로입니다. 가장 최근에 나온 연구는 선택편향의 영향이 지나치게 크게 평가되었다고 분석하지만‡ 여전히 결론이 비슷합니다(Bar, Kim, and Leukhina, 2015). 이들의 성별 임금격차 분해 결과를 보겠습니다. 선택편향 비중이 클수록 임금격차 감소분에서 고학력 여성 참여에 의한 변화 비중이 커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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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 Bar, Kim, and Leukhina (2015) 참조, 논문이 제시한 결과로 그림 재구성함.

  연도별 왼쪽 그래프가 총임금격차입니다. 오른쪽은 분해 결과입니다. 70년대와 90년대 사이 총임금격차가 절반 가까이 줄어든 것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오른쪽의 분해 결과를 보면 차별은 약 10 points (log point) 정도 줄어들었고, 나머지 10 pts는 선택편향 증가에 따라 줄어든 겁니다. 시간이 흐르며 선택편향의 영향력이 커진 겁니다. “일하러 나올 만한” 고학력여성의 노동시장 참여가 전반적 차별 완화로 직결되지 않았다는 겁니다. “젠더 대수렴” 시나리오의 강력한 반론이 됩니다. 아직 이 논쟁은 진행 중입니다. 더 정교한 연구방법론을 동원한 분석이 필요할 겁니다. 미국도 아직 가야 할 길이 남은 것이지요.
  
  (‡: (아주 어려운 주석): Bar, Kim, and Leukihna (2015)는 Mulligan and Rubinstein (2008) 연구에서 Heckman 추정법 1단계 노동시장 참여결정식에 비근로소득 또는 배우자소득을 포함하지 않아 누락변수편의가 발생했다고 분석합니다. 비근로소득 포함여부의 영향을 수식으로 자세히 밝히고 있습니다. 궁금한 분은 논문 참조. 설득력 있다고 생각해서 이 논문의 분해 결과를 소개합니다.)


부록 2. 분위회귀분석에 관한 아주 간단한 설명

  간단한 예를 들어 정리하겠습니다. 아래 표는 가상의 성별 임금분포를 나타낸 것입니다. 평균 이용 분석은 평균임금격차 16.1을 기준으로 차별과 차이를 분해합니다. 중위임금격차 10과 크게 다르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평균만 본다면 고소득 남성의 압도적 우위(상위 10% 격차 60)나 저소득 여성의 미세한 우위(하위 10% 격차 -5)가 뭉뚱그려지고 맙니다. 분위회귀분석은 P10의 -5부터 P90의 60까지 모두 따로 분해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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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위회귀분석 예시

  ([아주 어려운 주석] 통상 쓰이는 조건부 분위회귀분석에는 오하카 분해법을 적용할 수 없어 반사실적 임금분포(counterfactual wage distribution)을 이용한 분해법을 적용합니다. 이 경우 차별과 차이를 구분할 수 있으나 개별 특성이 차지하는 비중을 산출할 수 없습니다. Firpo et al. (2009)이 제시한 무조건부 분위회귀분석(unconditional quantile regression)을 이용하면 오하카 분해법을 적용할 수 있으나 이를 이용한 국내 임금격차 연구가 드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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