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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대선 민심 탐방] 3. 허핑턴이 대선주자 민심탐방을 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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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핑턴포스트코리아는 2017년 5월 9일로 다가온 19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지난 3월 18일부터 20일까지 전국을 돌며 민심 탐방을 했습니다. 강원도 춘천에서 출발해 경북 구미, 대구광역시, 경남 김해, 광주광역시, 전북 전주, 대전광역시 등 총 7개 도시를 돌았습니다. 택시기사들을 비롯해 시장 상인, 대학생, 직장인, 주부, 노인 등 세대와 연령, 성별을 가리지 않고 다양하게 만났습니다. 마지막 3편은 허핑턴이 대선주자 탐방을 한 이유입니다.

이번 탐방의 목적은 목적을 두지 않는 게 목적이었다. 말장난 같아 보이는 이 말은 어떤 결론이나 편견에 치우치지 않고 민심을 그대로 담겠다는 것이었다. '이번 대선은 문재인과 안철수의 대결이다'라는 1편이 나가고 난 뒤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를 지나치게 띄운 게 아니냐는 지적이 많았다. 특히 페이스북 상과 댓글 상에서 안 전 대표의 지지가 많다는 걸 이해하기 힘들다는 게 이유였다. 40% 이상 지지를 받고 있는 문재인 후보와 10% 미만인 안철수 후보를 같은 선상에 놓고 비교하는 게 맞냐는 것이었다.

또 한 가지는 허핑턴이 만난 50여 명의 집단 표본이 적다는 것이었다. "이 정도 만나고 이걸 표본이라고 내놓았느냐"는 비판도 쏟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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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부터 왜 허핑턴은 이번 대선을 '문재인 vs 안철수'로 분석하게 됐는지를 얘기해보려고 한다.

지역을 총 7개 도시를 돌면서 시민들에게 공통으로 했던 질문은 '지지하는 후보가 누구냐'였다. 그리고 지난 대선에서 누구를 지지했는지도 물었다. 우리가 관심 있게 본 것은 자신을 진보로 생각하는 사람들의 지지 후보가 아닌 박근혜 전 대통령을 지지했던 시민들의 표심이 어디로 향하는지 보고자 했다. 박 전 대통령을 지지했던 강원 춘천, 대구, 구미, 대전 등에서 만난 시민들의 입에서 공통으로 나온 이름은 안철수와 안희정이었다.

이들에게 물었다. "같은 민주당인데 문재인이나 이재명은 어떻습니까?" 기왕 민주당을 찍는다면 다른 후보로까지 확장이 가능한지 궁금했기 때문이다.

대전 40대 여성 택시기사 "어쨌든 민주당은 북한 쪽으로 자꾸 찬양하잖아요. 제가 안보관을 중요시 생각하는 것 중의 하나가 아들이 군인이거든요. 문재인은 안 돼요. 그 사람은 북한에다 퍼주잖아요. 안철수는 그렇게는 안 하잖아요. 정 할 사람 없으면 안철수 뽑아야죠."

이념적 스펙트럼을 좌에서 우로 놨을 때 대체로 시민들은 '이재명<문재인<안철수=안희정'으로 판단하고 있었다. 특히 이들 보수 지지자들 사이에서는 문재인 후보를 참여정부의 대북 정책과 동일 선상에서 놓고 봤으며 과거 새누리당의 '노무현 전 대통령 남북 정상회담 NLL 포기 발언' 등이 효과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였다. (뒤늦게 국방부도 나서 "포기 발언 없었다"고 했지만 소용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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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대선은 중도와 보수의 표심이 중요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 대선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이 얻은 1577만표가 어디로 갈지 흐름을 분석하는 것은 중요한 일이다. 박 전 대통령을 지지했던 표심은 자유한국당 지지율 1위 홍준표 후보나 2위 김진태 후보 대신 다른 당으로 옮겨가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이번 민심 탐방에서 민주당의 이재명과 문재인보다는 민주당의 안희정과 국민의당 안철수에게 향하는 '일종의 경향성'을 보인다는 점은 분명히 기록할 만한 점이었다.

또 민심 인터뷰를 하면서 느꼈던 것은 자신의 정치적 성향을 보수 혹은 진보라고 규정짓고 어느 한쪽만 열심히 지지하는 경우는 드물다는 것이었다.

50년 동안 대전에서 택시기사를 했다는 한상구 씨(73)가 안철수를 지지하는 과정은 일련의 흐름이 있었다. 한 씨의 투표성향은 보수와 진보에 얽매이지 않았다. 한번 지지했던 후보는 다시 지지하지 않았다. 1997년 대선에는 이회창 후보를 지지했지만 2002년 대선에는 노무현 후보를 지지했다. 2012년 대선에는 문재인 후보를 지지했지만, 2017년 대선에서는 안철수 후보를 지지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보수-진보의 틀에서 보자면 한 씨의 투표성향은 매우 이상해 보일 수도 있지만, 여야를 번갈아가며 정권 교체에 힘을 실어줬다는 점은 읽을 수가 있었다.

춘천의 60대 택시 기사는 보수-진보 프레임 자체를 거부했다.

"기사님은 이번에 지지하는 후보가 있으세요? 여당 쪽이세요? 야당 쪽이세요?"

그러자 이런 대답이 돌아왔다.

"난 그렇게 말하는 게 이상해요. 여당 야당 따지는 게 잘못된 거에요. 여당이든 야당인든 나라만 잘 다스리면 되지. 뭘 그런 걸 따져요?"

보수-진보로 프레임을 나누고 습관적으로 기사를 쓰는 에디터가 별다른 의식 없이 내뱉었던 질문이 몹시 불편하게 들린 모양이었다.

"난 주관이 이래요. 내가 새누리당(자유한국당) 성향이래도 나라만 잘 다스린다고 하면 민주당도 찍어줄 수 있는 그런 정치를 바라는 거지 (친박 같은) 패거리 정치는 아니란 얘기에요."

대체로 대선에서 보수 여당을 많이 찍었다는 그는 "1997년 대선에서는 DJ를 찍었다"고 정치적 소신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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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2017년 대선 얘기로 돌아와 보자. 이런 관점에서 유권자들의 표심이 어떻게 흘러가는지 살펴보면 '흐름'을 타는 중도 확장성 후보에 투표하려는 움직임이 있다. 이재명 성남시장을 '적폐청산' 개혁의 적임자로 지목하는 시민들도 더러 있었지만, 대체적인 흐름은 지지자들 외에 확장성을 가지기 어렵겠다는 점이 느껴졌다.

이번 인터뷰에서 또 한 가지 재밌었던 점은 인터뷰를 어디에서 하느냐에 따라 이야기의 성향도 달랐다. 구미 박정희 생가, 김해 봉하마을, 광주 옛 전남도청과 같은 정치적 의미가 큰 곳에서 할 경우 적극적인 의사를 표출하는 반면, 길거리에서 연인을 기다리는 사람들, 학교, 시장 등 불특정 다수 중에서 정치적 의견을 표명하기를 꺼렸고, 이런 성향을 가진 사람일 수록 중도 후보에 표를 주는 경우가 많았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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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우리가 놀랐던 지점은 안철수라는 이름이 지역과 세대를 막론하고 예상보다 너무 많이 나온다는 점이었다. 의아했다. 예상치 못한 반응이었기 때문이었다. 탐방을 떠나던 시점에 안철수 후보의 지지율은 4, 5위였다. 문재인-안철수 양자 대결을 가정하고 던진 질문이 아니었는데도 그랬다. 물론, 여론조사처럼 세대와 지역을 정밀하게 나누고 예측해도 틀리는 마당에 이런 집단 표본이 맞다고 주장하기는 어렵다. 그럼에도 중도-보수의 일관된 흐름은 자유한국당이나 바른정당이 아닌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 혹은 민주당 안희정으로 가고 있다는 것이었다. 손님들과 정치 이야기를 빈번하게 하는 택시기사들의 전언 역시 이와 별반 다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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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결국 이번 대선은 문재인-안철수 대결로 갈 공산이 커보였다. 그리고 문재인에 대한 비토 정서가 보수적 정서를 가진 중년층에서 광범위하다는 점은 문 후보 측에서는 아프게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점이었다. 또 북한 이슈에 대해서 DJ-노무현 정권의 대북 기조를 반대하는 중년층에서는 "절대 문재인은 찍지 않겠다"는 흐름은 명확해보였다. '사표' 방지 심리에서 자유한국당이나 바른정당에 표를 던지는 것을 감안해보면 문-안 대결이라는 결론으로 가닥이 잡혀갔다.

언론에서 안철수 후보의 지난 4년간의 정치 생활을 조명했던 것을 감안해보면, 만난 시민들의 입에서 안철수의 단점을 지적하지 않는 것도 다소 놀라운 일이었다. "안철수의 새정치가 뭐냐"는 것이 장안의 안줏거리였고 '국회의원 정수 축소' 촛불집회에도 적극적으로 참석하지 않는 안 후보를 비판하는 목소리도 많았다. 불과 두 달전, 미국 CES에 참석한 안 후보를 기자들이 외면하고 취재도 꺼려했다는 점을 생각해보면 기자들과 민심의 차이가 꽤 컸는지도 모를 일이다.

언론에 회자된 것 보다는 안철수에 대한 인식은 '주식 기부' '노블리스 오블리주' '기업가' '혁신가'와 같은 키워드가 많이 도출됐다는 점이 고무적이었다. 이런 대답들이 반복된다는 것에 적잖이 놀랐다.

그러나 이 기사가 안철수 후보가 대통령이 된다는 이야기가 결코 아니다. 본선 경쟁력을 가지고 있다는 이야기의 다른 이야기일뿐, 문재인이라는 지지율 1위를 넘어서기에는 아직 남은 산들이 산적해 보인다. 그리고 거짓말처럼 기사가 나온 뒤, 안철수 후보의 지지율이 꿈틀대기 시작했고 3월 5째주 대선 지지율 2위까지 올라왔다.

이번 대선에서 최종 승자가 누가될지 지금 시점에서 가늠하기는 어렵다. 문재인 지지자들의 예상처럼 문 후보가 압도적인 지지율로 승리할 수도 있다. 반대로 안철수 후보가 역전 홈런을 칠 수도 있다. 아직은 누구도 축배를 들 때가 아니다.

: 원성윤 에디터
비디오 : 이윤섭 에디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