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

허핑턴포스트 블로거의 분석과 의견이 담긴 생생한 글을 만날 수 있습니다.

김성해 Headshot

박근혜 정권의 역주행과 한국외교의 파산

게시됨: 업데이트됨:
1
뉴스1
인쇄

인류 역사를 돌아보면 진보는 그냥 주어진 적이 없다. 권력을 장악한 집단(또는 계급)은 최후까지 저항했고 생존을 위한 타협책으로 점진적으로 자신들의 몫을 나누었다. 김수영 시인이 〈푸른하늘〉에서 "푸른 하늘을 제압하는/ 노고지리가 자유로웠다고/ 부러워하던/ 어느 시인의 말은 수정되어야 한다// 자유를 위해서/ 비상하여 본 일이 있는/ 사람이면 알지/ 노고지리가 무엇을 보고/ 노래하는가를/ 어째서 자유에는 피의 냄새가 섞여 있는가를/ 혁명은/ 왜 고독한 것인가를"로 했던 까닭이다. 상승세를 타던 안희정이 급속히 추락한 것과 박대통령에 대한 탄핵 찬성이 오히려 늘어나는 것도 이런 경험과 무관하지 않다. 냉혹한 말일지 모르지만, 현 상황은 생존이 달린 문제고 대선주자들 역시 이 문제를 직시해야 한다. 정부의 갑작스런 사드 배치와 관련해 국간 간 합의라 어쩔 수 없다거나 지금 필요한 것은 연정을 통한 통합이라는 인식은 문제가 많다. 최소한 지금까지 피를 흘린 사람들이 용서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자신들이 뿌린 타인의 비극에는 책임을 지지 않으면서 늘 자신들의 행위에 대해서는 관용심을 발휘하라고 충고를 했던 것도 권력집단의 수법 중 하나였다.

축록자불견산(逐鹿者不見山)이요 확금자불견인(確金者不見人)이라는 말이 있다. 사슴을 쫒는데 열중하는 사냥꾼은 산이 깊어진다는 것을 놓치기 마련이고, 돈에 눈먼 자는 주변의 사람이 보이지 않는다는 의미다. 결코 정당하지 않은 방식으로 권력을 잡은 박근혜 정부는 이러한 집단적 사고방식(Gropu Thinking)에 사로잡혔다. 1789년 프랑스 혁명 전의 절대군주 체제와 유사했던 일종의 '앙시엥 레짐'으로 권위주의적인 통치방식과 폐쇄적인 권력집단이 핵심이었다. 그러나 국가공동체는 거대한 항공모함과 비슷하다. 권력을 차지한다고 해서 혁명적으로 노선을 바꾸기 어렵다. 최소한의 합의를 이끌어내야 하고, 주변의 불만을 다독여야 하고, 궁극적으로 '파이'를 나눠야 한다. 불행한 일이었지만, 이들이 쟁취한 한국 상황은 별로 좋지 않았다. 일단 경제적파이가 너무 적었고 작은 것에서 일정 부분을 강제로 취하는 과정에서 무리수가 따랐다. 주변 강대국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 한반도의 지정학적 입장도 고려하지 못했다. 주요 정책을 수정하는데 필요한 '교통정리'도 제대로 못했다. 비유적으로 표현하자면, 부당한 방법으로 자동차를 탈취한 뒤에, 지난 10년 동안 도로가 바뀌었다는 것도 모른 채, 과거에 해 왔던 방식으로 무모하게 돌진한 것과 흡사했다. 크고 작은 사고가 당연히 발생했고, 그것을 수습할 능력이 없었으며, 낡은 '채찍'으로 불만을 억누르는데 더 익숙했다. 2017년 3월 현재 우리가 목격하고 있는 헌법질서의 유린과 한국 외교의 파산은 이러한 역주행의 결과다.

제2의 병자호란?

미국의 패권이 저물고 중국이 부상하는 G2 시대는 국제관계의 핵심이다. 군사적으로 더 이상 미국이 홀로 주도할 수 없는 상황이다. 핵무기와 미사일 등에서 '북한'조차도 미국의 위협에 저항할 수 있는 힘을 갖추었다. 경제적으로 미국의 위기는 더욱 심각하다. 중국은 이미 IMF와 경쟁할 수 있는 AIIB(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을 설립했다. 유럽도, 남미도, 한국도 가입했다. 유럽은 이미 유럽연합과 유로화를 안정적으로 정착시켰다. 과거 '중국'의 권력이동이 있을 때 조선이 새로운 질서에 적응해야 했던 것처럼 한국으로서는 선택이 불가피하다. '대안질서'를 수용하는 것이 시대정신이다. 풀이하면, 미국의 혈맹으로 '중국'과 대척점에 서는 방식이 아닌 '중국'과 함께 미래를 모색해야 한다는 의미다. 김대중과 노무현 정부의 대외정책은 기본적으로 이 방향으로 설정했다. 그래서 북한 문제에 있어서도 '햇볕정책' 또는 '포용정책' 등을 수용했다. 만약 한반도에 평화가 없다면 미국 중심의 질서를 유지할 수밖에 없고 이는 '시대'를 역행하는 것으로 봐야 한다. 박근혜 정부의 많은 과오 중에서 가장 심각한 것으로는 대외정책의 역주행이다.

전통적인 해양세력과 대륙세력 (한미일 vs 북중러)의 대결 구조를 강화시켰고 위안부 문제와 통일대박론 등은 모두 이런 구조적 산물로 봐야 한다. 대외정책이 시대를 거슬러 가게 되는 가장 큰 원인으로는 '공안세력'이 있다. 분단 60년을 통해 한국은 지나치게 비대해진 분단수혜 집단이 있다. 전쟁을 한 번도 하지 않는 군대를 위해 지출하고 있는 국방예산은 2017년 약 41조다. 전체 예산의 15% 규모로 흥미롭게도 노무현 정부의 20조에 비해 두 배가 증가했다. "모든 조직은 생존을 위해 자기 정당화 논리를 만들어낸다"는 말이 있는 것처럼 한국 군대는 존재가치를 극대화하기 위해 치열하게 노력한다. 최근만 해도, '서해도서방위사령부'를 비롯해 '국군사이버사령부'도 새로 생겼다. 최승호 PD 겸 감독이 발표한 〈자백〉이라는 영화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국가정보원은 간첩을 만들지 않으면 존재할 이유가 없는 집단이 되어 있다. 북한이라는 상수가 있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고 주장할지 모르지만 영화 〈쉬리〉에서 드러난 것처럼 '적대적 공존'의 논리는 남북 모두에 존재한다. 북한도 이 점에서도 결코 남한에 못지않다. 검찰과 경찰에 있는 '공안부' 역시 이 집단에 속한다.

노무현 정부 시절, 검사장급 이상 검찰 고위간부 인사에서 '공안통'으로 알려진 검사들은 모두 승진에서 탈락했다. 2006년 3월호 〈신동아〉에는 "인사 발표 전까지 검사장 승진 대상자로 거론되던 황교안(黃敎安) 서울중앙지검 2차장과 박철준(朴澈俊) 부천지청장이 모두 검사장 승진 문턱에서 고배를 마셨다. ... '마지막 구(舊) 공안'으로 불려온 고영주(高永宙) 전 서울남부지검장도 2월 초 인사를 앞두고 사표를 냈다. 온건하고 합리적이라는 평가와 함께 1980∼90년대 대검찰청과 서울지검 공안부 등 공안 요직을 두루 거친 그였지만, 고검장 승진에서 누락되자 27년의 검사 생활을 스스로 마감했다"는 기사가 나온다. 황교안은 현재 대통령 직무대행을 하고 있고, 고영주는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이다. 유신헌법의 초안을 다듬은 것으로 잘 알려진 김기춘 비서실장 역시 손꼽는 공안검사 출신으로 중앙정보부는 물론 중앙지검 공안부 부장을 역임했다. 탄핵반대를 주도하고 있는 관변단체들 또한 이 구조와 관련이 깊다.

2015년 3월, '반국가 종북세력 대척결 28차 국민대회'가 열렸다. 집회를 주도한 단체는 '재향경우회'다. 1963년 설립된 퇴직 경찰관들의 대표 단체로 설립 목적에는 '조국의 평화통일 및 자유수호 기여'가 포함되어 있다. 황우여 새누리당 대표가 '종북세력으로부터 지켜주는 첨병'으로 칭찬한 이 단체는 2014년 한 해 동안에만 1,300 회 정도의 집회를 신청했다. 그 밖에, "한국기독교총연합회, 재향군인회, 자유총연맹, 바르게살기운동협의회, 새마을중앙회" 등도 모두 관련 단체다. 공통적으로 정부가 후원을 했고, 반공이념에 투철하고, 자신의 애국심을 확신한다. "어버이연합, 고엽제전우회, 엄마부대" 등 최근 적극적인 활동을 펴고 있으면서 전경련의 후원금을 받았던 단체도 이 구조의 산물로 볼 수 있다. 국내 정치에서 두드러진 역주행 사례는 '권력독점'의 강화다.

폐쇄적 엘리트 집단의 비극

국내 권력의 핵심에는 TK, 서울대, 미국유학파 등이 있다. 구조적 차별이 존재하지만 이들의 관점에서 봤을 때 이는 '실력과 인품' 또는 자연스런 경쟁의 결과다. "실력이 있으면 왜 좋은 대학에 못 들어가고, 고등고시에 합격하지 못하고, 또 영남사람다운 기질을 키우지 못했냐"는 핀잔이 따른다. 하지만 김상봉이 쓴 〈학벌사회〉에서 지적하는 것처럼 "능력을 감안하더라도 고위 공무원 중에서 서울대의 비중이 전남대의 몇 십 배에 달한다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시각이 분명 존재한다. 문제는 현재의 권력구조를 이들은 정상으로 생각하고 이를 바꾸고 싶은 이유가 전혀 없다는 데 있다. 당연히 이들이 보는 '공익'이 곧 전체의 공익이 되고, 이들이 생각하는 정책이 정답이고, 자신들의 리더십이야말로 진정한 것으로 인식된다. 박정희 신화를 되살리기 위해 이들이 상당한 공을 들이고 있다는 점도 이런 맥락에서 봐야 한다.

21세기는 집단지성의 시대다. 판사의 판결문도 공개되고, 국회의원과 장관의 일상도 모두 공개된다. 하늘 위에 사람 없고 하늘 아래 사람 없다는 정서가 당연하다. 언론사에 있는 한 후배는 '박근혜 대통령을 겪으면서 어린 시절 대통령이 되겠다는 꿈을 되살렸다'고까지 말했다. 뭔가 대단한 식견이 필요한 것도 아니고 아무나 자리만 주어지면 할 수 있다는 인식이 상당하게 퍼져있다. 박근혜 정부는 이 부분에서 역주행을 했다. 'TK라는 특정 지역과 육법당'이라고 하는 신흥 독점조직을 만들었다. 그러나 노무현 정부 이후 한국 사회는 '권력의 분산'을 경험했다. 집단지성은 권력을 독점적으로 행사할 수 없는 시대가 왔다는 것을 의미하며 '겸손한 리더십' 또는 '공감형 리더십'이 유행한다. 흥미로운 점은, 이명박 정부 이후 권력질서가 과거로 회귀했다는 점이다.

박근혜 정부에서 감사원, 검찰청, 경찰청과 국세청 등 4대 권력기관의 수장은 모두 영남출신이다. 청와대 비서실장을 비롯해 민정수석, 민정특보, 인사비서관, 대검차장과 서울중앙지검장 등도 모두 TK(대구와 경북) 인맥이다. 김기춘 비서실장의 고향은 경남 거제다. 서울대를 졸업했고 유신헌법의 초안을 작성했으며, 지금의 국정원과 법무부장관 등을 두루 거쳤다. 최경환 의원은 경북 경산출신으로 연세대를 나왔지만 미국 위스콘신대학에서 박사를 받았다. 관료의 정점으로 알려진 경제기획원 출신으로 청와대 경제수석을 거쳐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역임했다. 남재준은 서울에서 태어난 '육사' 출신이다. 육군참모총장을 거쳤고 박근혜 정부가 출범할 당시부터 국정원장을 지냈다. 그밖에도, 허태열 비서실장, 곽상도 민정수석, 우병우 민정수석, 윤두현 홍보수석, 안봉근, 김성하, 민병호 등이 모두 범(汎) TK 출신이다. 서울 경복고를 나온 이병기 국정원장을 제외하고 황창현 감사원장(경남 마산고), 김진태 검찰총장(경남 진주고), 임환수 국세청장(대구고), 강신명 경찰청장(대구 청구고), 정재찬 공정거래위원장(경북고) 등 권력의 핵심은 모두 TK로 채워져 있다. 현재 박근혜 탄핵을 변호하고 있는 서석구 변호사(대구, 계성고)와 최순실 변호인 이경재(경북사대부고) 역시 이 지역 출신이라는 점도 흥미롭다. 게다가 고위 공직자 중 상당수는 군인 또는 법조인이다.

경호실장 박흥렬, 안보실장 김관진, 국정원장과 국방장관을 각각 역임했던 남재준과 김장수도 모두 장군 출신이다. 1987년 민주화 이후 고위 관료 중 이들의 비중이 이렇게 높았던 적은 일은 없었다. 역대 정권 대부분 어느 정도 지역편중이라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않았지만 그 정도가 특히 심각했다. 영남대 출신의 TK 엘리트인 김용판 경찰청장과 '광주의 딸'로 불린 권은희 의원(당시 담당 경찰)의 충돌은 이런 상황에서 발생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순수하게 권력 관점에서만 보자면 과거의 영광을 회복하려는 TK와 이에 반발하는 신흥세력(호남인사)의 충돌은 밖에서 보는 것보다 치열했다. 2016년 탄핵 직전의 권력 지도에서 보듯 승자는 TK였고 이들이 전략적으로 제휴한 脫호남 인사였다. 세월호 참사, 메르스 사태, 사드 배치 논란 등 내치와 외치에서 이들이 보여준 성과도 초라했다. 능력도 없고, 정당성도 부족하고, 또한 그들만의 잔치에 익숙한 이들의 독주에 집단으로 저항하는 것은 당연했다.

누구를 위해 종은 울리나?

1636년 조선은 '병자호란'을 당한다. 중국의 새로운 주인으로 등장하는 청나라를 적대시한 결과라는 것이 중론이다. 당시는 아직 명나라가 완전히 망하지 않았고, 또, 일본이 조선을 공격했을 때 명나라의 도움을 받은 적이 있었다는 점에서 곤란한 상황이었을 것으로 짐작할 수 있다. 그러나 1592년의 임진왜란 직후 불과 40년 만에 또 다른 전쟁에 휩싸였다는 점에서 당시 왕과 사대부의 무능력은 짚고 넘어가야 한다. 조선을 새롭게 건국할 당시만 하더라도 신진사대부는 상당히 건강한 엘리트 집단이었다. 그러나 조선 중기 이후부터 그들은 일종의 '고인 물'이 되고 말았다. 복합체를 형성한 것으로 보면 된다. 능력보다는 충성심이 중요하고, 패거리 의식이 강해지고, 낡고 익숙한 사고방식과 행동에 젖었다. 내부 사정을 명확하게 알지는 못하지만 〈조선일보〉와 〈동아일보〉에서도 이와 비슷한 '정체'가 있는 것으로 안다. 무엇보다 사주 집단이 너무 오랫동안 권력을 누렸다. 재벌, 관료, 군부, 공안세력 도처에 '고인 물'이 보인다. 김기춘 실장만 하더라도 도대체 언제 인물인지 가마득하다. JTBC에서 방송된 이규연의 '스포트라이트'는 이 우려가 현실이라는 것을 잘 보여준다. 박정희 대통령 앞에 도열한 재벌의 면면은 일부만 바뀐 채 별로 달라지지 않았다. 당시 권력 주변에 있던 인물도 거의 동일하다. 역사적으로 권력이나 부의 독점을 어떻게 해결해 왔는가를 통해 '무엇을 할 것인가'에 대한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

1902년 미국의 스탠다드오일은 석유시장의 90%를 독점했다. 철도요금과 파이프라인 등에 대한 통제하기 시작했고 연방대법원은 1911년 이 회사를 34개의 회사로 강제로 분할했다. 엑손모빌과 쉐브론 등은 모두 여기서 분리된 회사였다. 뉴욕대 루돌프 페리츠 교수는 이와 관련 "독점금지법의 결과는 시간이 흐르면서 분명해지고 있다. 시장에서 다른 경쟁자를 부당하게 제압하는 대기업의 능력을 제한함으로써 미국 경제에 새로운 경쟁자와 새로운 기술이 들어왔고 미국은 더 역동적이고 개방적이 됐다"고 말했다(미래한국, 12/2/6) 2006년 삼성전자와 하이닉스 등은 미국에서 반독점법 위반으로 기소된 바 있으며 테러만큼 엄중한 '징역형'을 구형한다. 학벌의 해체 사례도 있다. 프랑스의 소르본 대학은 700년 이상의 역사를 가졌지만 1968년 13개 대학으로 분리되었다. 수도인 파리와 인근으로 흩어진 이후 각 대학은 파리1대학, 2대학, 3대학 등으로 자리를 잡았고 각 대학마다 '인문학, 법학, 어학' 등의 특성화 프로그램을 자랑한다. 미국의 대학에서도 한국과 같은 독점 현상을 거의 찾아볼 수 없다. 동부의 명문 아이비리그가 있지만 캘리포니아 등에서도 스탠포드와 칼텍과 버클리대 등이 더 유명하다. 연방 전반에 걸쳐 권력이 분권화 되어 있기 때문에 특정대학이 권력을 독점할 가능성은 더욱 낮다. 로스쿨만 하다라도 각 주에서 별도의 시험이 있기 때문에 해당 주의 로스쿨이 가장 인기가 높다.

한국이 직면하고 있는 위기는 단순한 '국정문란' 정도가 아니다. 내부적 문제는 얼마든지 시간을 두고 냉정하게 풀어 가면 된다. 그러나 중국과 미국, 북한과 일본 등과 관련한 대외정책은 상대가 있는 게임이다. 과오를 바로잡고 싶어도 상대가 다른 궤도에 접어든 다음에는 되돌릴 방법이 없다. 청나라의 침입으로 국토가 쑥대밭이 되고 조선의 아녀자들이 대량으로 청나라로 끌려갔다. 조선의 왕과 사대부는 당황했다. 그러나 그들은 다시 한 번 자신들이 살 길만 찾았다. 청나라에서 돌아온 여인네를 향해서는 '환황녀'라고 손가락질을 했고 이게 오늘날 우리가 알고 있는 화냥년의 뿌리다. 청나라에 가서 개방과 변화의 필요성을 절감했던 소현세자는 의문의 독살을 당했다. 패망한 명나라를 만동묘(萬東廟)라는 사당을 지었고 스스로 소중화(小中華)를 선언했다. 청나라릍 통해 배울 수 있는 근대화의 길을 차단했고 그때부터 조선은 100년 이상의 쇄국을 단행했다. 세상은 급변하는 데 혼자 문을 닫아걸고 태풍이 지나가길 기다린 형국이었다. 한일합방과 그 이후 조선의 운명은 지금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할지를 잘 보여준다. 차기 대권을 노리는 정치인들이 결코 간과하지 말아야 할 역사다. 미국의 압력 때문에 '사드' 배치를 거부할 수 없다는 것도 진실과 거리가 멀다. 미국은 그렇게 강제로 일을 처리하는 국가가 아니었다. 결국은 한국이 선택할 수 있는 문제다. 과연 지금 우리는 누구를 위해 종을 울리고 있을까? 정말 정신 좀 차리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