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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문재인 후보님의 선거운동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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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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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후보님, 저는 더불어민주당의 당원이자, 당신의 당선을 위해 뛰고 있는 선거운동원이며, 유권자입니다. 그리고 저는 차별금지법이 원안대로 통과되기를 바라는 사람입니다.

저는 토론회에서 홍준표 후보의 "동성애 반대합니까"라는 질문에 후보님께서 "반대하죠" 라고 답하신 것을 보고 분노와 실망의 밤을 보냈습니다. 눈물이 났습니다. 당장 내일부터 선거운동을 그만두리라 이를 갈기도 했습니다.

홍준표 후보가 미웠습니다. 안보이야기에 군대 인권 문제를 섞어 동성애로 던진 공격은 누가 봐도 의도적이였고, 저열했습니다. 동성애 때문에 에이즈가 창궐한다는 헛소리를 하는 홍후보에게 "찬,반의 문제가 아니다. 군대 내 동성애가 문제가 아니라 군대 내의 성폭력이 문제다. 군대 내의 성폭력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냐?"라고 받아치지 못한 후보님께 실망했습니다.

심상정 후보님이 고마웠습니다. "동성애는 찬성이나 반대할 수 있는 이야기가 아니다" 라고 명료하게 정리하심을 보며 다행이다. 정말 다행이다 라고 생각했습니다. 이 TV를 보고 있을 나의 성소수자 친구들과 저의 마음을 위로해 주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다시 한 번 성정체성은 말 그대로 정체성이라는 사실을 알려주셨기에 정말로 감사했습니다.

때로는 후보님의 정책이, 우리 당의 정책의 저의 지향점과 다를 때도 있고, 아쉬울 때도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더불어" "함께" 가는 사회를 희망했고, 그 문을 후보님이 여시기를 바라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토론 발언은 제게 너무 큰 충격이자, 상처가 되었습니다.

후보님, 저는 여성이고, 비혼자입니다. 지방대학을 졸업했고, 호남출신이며, 키가 작고, 뚱뚱합니다. 아마도 사회의 "표준"이라고 할 수는 없고, 그런 의미에서는 저는 많은 영역에서 소수자일 것 입니다.

후보님, 저는 그래서 헌법이 보장하는 평등권에 따라 성별, 장애, 병력, 나이, 출신국가와 지역, 용모, 혼인여부, 종교, 사상, 성적지향, 학력 등을 이유로 사회적 차별을 받아서는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혐오는 권리가 아니며, 혐오의 표현이 범죄가 될 수 있도록 차별금지법이 꼭 제정되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후보님, 저는 몇 번 후보님을 뵐 기회가 있었습니다. 청년부스에서 만난 후보님의 손은 따뜻했고, 혼잡한 행사장에서 키가 작은 저를 배려해주신 모습을 잊지 못합니다. 그저 수많은 대중 중에 한 명이였던 제 의견에 귀 기울여 주셨습니다. 4.19 묘지에서 미완의 혁명을 이야기 하실 때 저는 가슴이 뛰었습니다.

팬심이라면 팬심일 그 마음을 찾아서, 애써 오늘 아침에도 시민들께, "준비된 대통령, 기호 1번 문재인입니다"라는 인사를 드렸습니다. 그리고 다시 자리에 앉았습니다. 하지만 그 마음은, 그 목소리는 예전 같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너무 힘듭니다.

동성혼의 법제화를 반대하셨다고 해도 그것은 차별입니다.

동성애를 좋아하지 않는다라는 개인적인 의견이였다고 하셔도 그것은 차별입니다.

나라를 나라답게, 든든한 대통령, 준비된 대통령이 우리의 슬로건입니다. 후보님의 나라에, 후보님께 든든함을 느낄 국민에, 그리고 후보님의 국정운영에 수많은 소수자들이 함께 있다는 점, 꼭 기억하시길 바라겠습니다. 부디, 이 선거가 나를 부정하고, 친구들을 부정하는 선거가 되지 않길 바랍니다.


* 이 글은 필자의 페이스북에 실린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