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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정치인 윌리엄 윌버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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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김상기 동반성장국가혁신포럼 기획위원

정치와 정치인에 대한 불신이 하늘을 찌르는 오늘의 현실에서 18세기 영국을 개혁한 참 정치인 윌리엄 윌버포스의 생애를 더듬어보고, 오늘날에 주는 의미를 함께 나누는 일은 큰 기쁨이 될 것이다.

윌리엄 윌버포스는 영국의 헐이라는 항구도시에서 무역상의 가문에서 태어나 유복한 환경에서 자랐다. 그는 상속받은 엄청난 재산을 기반으로 케임브리지 대학교를 졸업하고, 정치에 뛰어들어 1780년 21살에 고향 헐에서 하원의원에 당선된다.

이처럼 성공적인 인생을 살아가던 어느 날, 그는 친구를 통해 깊은 종교적 회심을 경험하게 된다. 회심 이후 윌버포스는 전혀 새로운 삶을 살기로 결심한다. 특히 정치적 목표와 지향점이 완전히 바뀌게 된다. 그는 '노예무역의 폐지와 노예해방'이라는 정치적 목표를 설정하여 평생 동안 투쟁하였다.

윌리엄 윌버포스가 태어나고 활동했던 18세기 영국은 야만의 국가였다. 세계 최고의 해군력과 상선으로 아프리카 흑인들을 잡아다가 북미 대륙에 실어다주는 미국-영국-아프리카의 3각 노예무역을 국가적으로 자행하였다. 그 당시 영국은 국가 수입의 1/3 이상을 노예무역에서 창출했고 150여 년 동안 약 200만 명이 넘는 노예를 수송하였다. 막대한 부를 창출하는 노예무역은 왕족, 귀족, 상인, 식민지 기득권 세력 등 모든 기득권 세력으로부터 지지를 받았고, 영국은 이렇게 번 돈으로 완전히 타락하고 부패하였다.

사실 국부의 1/3을 창출하는 노예무역을 금지하고 노예제도를 폐지한다고 하는 것은 불가능해 보였고, 어떤 의미에서는 영국 전체를 상대로 싸우는 형국이었다. 노예무역 폐지를 주장하는 정치인은 어느 누구라도 고위직에 올라갈 기회를 포기해야 할 상황에서 윌버포스는 세상적인 명예 보다는 시대적 소명을 선택했다.

그는 두 번의 암살 위기 등 온갖 시련에도 불구하고 1789년 5월 노예무역 폐지 법안을 하원에 상정하는 것을 시작으로 50여년을 투쟁한 끝에 영국의회가 모든 노예를 1년 안에 해방시키라는 법령을 발표 했다는 소식을 들으며 1833년 8월 6일 생을 마감한다.

윌리엄 윌버포스는 어떻게 평생 한 길로 갈 수 있었고 개혁을 성공적으로 이끌 수 있었을까?

첫째로 그는 자기성찰이 가능한 경건한 사람이었다.
그가 나약함, 두려움 그리고 온갖 욕심을 극복하고 평생을 정직하게 한 길을 갈 수 있었던 것은 늘 자기 자신과 대화하고 성찰했기 때문이다.

둘째로 윌버포스는 결코 혼자 일하지 않았다.
그는 클래펌이란 동네에서 여러 사람들과 공동체 마을을 이루고 살았다. 그들은 서로를 격려하며 또 서로의 부족한 점을 채워주면서 영국을 개혁하고자 하는 한마음을 가졌다. 클래펌 사람들은 윌버포스의 친구이고 후견인이며 동지였다.

그들은 수입의 1/5에서 심지어 4/5까지도 사회의 가난한 사람들을 위해 바치곤 했다. 약 1조원에 달하는 유산을 상속 받았던 윌버포스는 자신의 재산을 영국을 개혁하고 가난한 자들을 구제하는 일에 다 사용하고 말년에는 거처할 집이 없어 아들들의 집을 전전하며 살았다.

나는 참다운 정치인은 '반은 성직자이고 반은 장사꾼 같은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이 말은 정치인에게는 성직자 같은 높은 도덕성과 순결성이 요구되면서 동시에 상인의 뛰어난 현실 감각이 요구된다는 의미이다.

그런 점에서 윌버포스는 정치인의 전형이다. 역사가 부여한 소명 앞에서 순결하고자 했던 사람, 눈앞의 이익이 아니라 공의로운 비전에 자신의 삶을 헌신했던 사람이다. 동시에 현실의 장벽들을 정확히 인식하고 그것들을 넘어갈 전략과 전술을 구사할 줄 알았고, 일의 우선순위는 물론 완급과 강약을 조절할 줄 알았던 지혜로운 사람이다.

나는 이 땅에 윌리엄 윌버포스와 같은 참 정치인들이 속히 출현하길 소망한다. 적폐청산과 국민통합을 동시에 이루고 동반성장을 견인할 지도자, 그리고 진보와 보수를 넘어 대한민국을 다시 세울 정치지도자의 탄생을 간절히 기다린다.

글 | 김상기

익산희망정치시민연합 대표/ 동반성장국가혁신포럼 기획의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