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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회견도 집회? 그럼 새누리당부터 처벌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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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27일 국회 정문앞에서는 최저임금 1만원 실현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이 열렸습니다. 저는 녹색당 공동운영위원장 자격으로 그 기자회견에 참석해서 발언을 했습니다. 그런데 최근 영등포경찰서는 그날의 기자회견을 문제 삼아 제게 출석요구서를 보냈습니다.

당시의 기자회견이 집시법(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상 집회에 해당하고, 국회 정문 앞은 집회 금지구역이므로, 제가 집시법을 위반했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제가 집시법을 위반했다면, 새누리당은 집시법을 저보다 더 심하게 위반했습니다.

6월 27일 당시에 제가 참석한 기자회견과 2015년 4월 23일 새누리당이 국회의사당 계단 앞에서 한 결의대회 사진을 같이 붙여 보겠습니다. 어느 쪽이 더 집회처럼 보이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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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참석한 기자회견 사진 © 노동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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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이 국회의사당 계단에서 한 결의대회 사진 © 연합뉴스

집시법 제11조는 "누구든지" 국회의사당에서 100미터 이내에서는 집회를 금지하고 있습니다. 국회의원 이라고 하더라도 집회는 못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새누리당 국회의원들이 국회의사당 앞에서 한 결의대회는 '기자회견'도 아니므로 명백하게 집회에 해당하는 것입니다.

만약 저를 처벌하려면, 당연히 새누리당 김무성 전 대표를 포함해서 결의대회에 참석했던 국회의원 전원을 처벌해야 할 것입니다.

물론 제가 주장하고 싶은 것은 처벌과 규제가 아닙니다. 저는 기자회견의 자유, 집회의 자유가 보장되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두 가지가 필요합니다.

첫째, 기자회견은 그야말로 기자회견이므로 당연히 허용되어야 합니다. 평화로운 기자회견을 금지할 이유가 없습니다. 최근 경찰은 세월호 가족들의 기자회견조차도 방해했는데, 공권력 남용이 도를 넘어섰습니다. 기자회견을 할 자유도 없다면, 그 나라는 독재국가이지 민주주의 국가가 아닙니다.

둘째, 국회의사당에서 100미터 이내에서는 무조건 집회를 금지한 집시법 제11조를 폐지하거나 대폭 개정해야 합니다. 청와대, 국무총리 공관, 헌법재판소, 각급 법원 등에서도 100미터 이내에서는 집회가 금지되어 있는데, 과도한 금지조항입니다. 국민의 평화로운 집회는 보장될 필요가 있습니다.

어쨌든 헌법 제11조에 따라서 누구나 법 앞에서는 평등해야 합니다. 제가 국회 앞 기자회견에 참석한 것이 집시법 위반이라면, 새누리당 김무성 전 대표를 포함한 새누리당의 '불법집회' 참여자들도 같이 수사해야 할 것입니다.

그렇지 않다면, 부당한 법집행이니 응할 이유가 없습니다. 그래서 저는 오늘 자의적이고 부당한 경찰의 출석요구에 항의하는 서한을 영등포경찰서로 발송했습니다. 앞으로도 출석요구에 응하지 않을 것입니다.

표현의 자유, 집회의 자유는 민주주의의 기본입니다. 이를 억압하는 공권력남용에 대해 저항하는 것도 시민의 권리입니다. 저는 이 권리를 포기하지 않을 것입니다.


<참고>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제11조

누구든지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청사 또는 저택의 경계 지점으로부터 100 미터 이내의 장소에서는 옥외집회 또는 시위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
1. 국회의사당, 각급 법원, 헌법재판소
2. 대통령 관저(官邸), 국회의장 공관, 대법원장 공관, 헌법재판소장 공관
3. 국무총리 공관. 다만, 행진의 경우에는 해당하지 아니한다.
4. 국내 주재 외국의 외교기관이나 외교사절의 숙소. 다만, 다음 각 목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로서 외교기관 또는 외교사절 숙소의 기능이나 안녕을 침해할 우려가 없다고 인정되는 때에는 해당하지 아니한다.
가. 해당 외교기관 또는 외교사절의 숙소를 대상으로 하지 아니하는 경우
나. 대규모 집회 또는 시위로 확산될 우려가 없는 경우
다. 외교기관의 업무가 없는 휴일에 개최하는 경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