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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사람들은 모르는게 너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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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ricsphotography via Getty Im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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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미디어의발달과 정보습득 채널의 다양화는 평범한 사람들에게도 특별한 발품이나 노력 없이 많은 것을 알게 해주는 효과를 가져왔다.

비록 그 지식의 수준이 매우 심오하거나 깊지는 않더라도 매우 넓은 분야에 걸쳐 한 마디 거들 정도의 쪽대본 정도의 역할은 해 주는 것 같다.

위성발사나 무인자동차와 관련된 과학이론이나 스포츠 경기의 룰이나 발생과정 그리고 악기의 구조나 화성악들은 수학을 가르치는 나의 전공이나 직업적 역할과는 아무관계가 없지만 다양한 꿈을 가진 제자들과의 상담과정에서는 없어서는 안될 요긴한 무기가 되고는 한다.

시간적 거리가 하루가 다르게 줄어드는 요인으로 인해 발생된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과의 잦은 만남도 얕지만 넓은 지식을 현대적 인간관계의 덕목으로까지 몰아가는듯 하다.

취미생활이라고도 이야기 하고 교양의 축적이라고도 말하면서 사람들은 또 하나의 얕은 지식을 쌓기 위해 무언가를 배우러 가기도 하고 다른 분야의 강의를 듣기도 한다.

그날의 내가 있던 자리도 그러했다.

노래를 배우러 모인 10여명의 사람들 중 그것과 조금이라도 관련된 분야에서 일하는 사람은 강사님 말고는 없었다.

이미 각자의 분야에서 최고 소리를 듣는 분들의 모임!

SNS가 이어준 배움의 자리에서 또 하나의 달란트를 가지고 싶은 우리의 자세는 어느 음악전공 수업보다 진지하고 간절했다.

두 세시간의 혼신의 연습이 끝나고 우리는 서로에게 또 하나의 지식이 되어주기 위해 각자만 알고 있는 스스로의 전공분야 이야기를 나눠보기로 했다.

말을 잘하는 방법, 상담의 기술, 에니어그램, 색깔의 조화와 의미,, 중고차를 제대로 사고 파는 방법, 스마트 워크, 스케이트화 제작, 술 먹는 노화우 그리고 폭파 기술까지 우리의 대화와 질문들은 커피숍의 폐장시간이 없었다면 끝이 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대부분의 이야기들은 너무도 신기하고 새로운 것들이었다.

나의 이야기가 이어지던 시간도 그랬다.

내가 미적분을 풀어내고 칠판이나 다른 도구 없이 아이들을 가르치는 것은 내겐 평범한 이야기였지만 다른 사람들에겐 경탄할 사건인 듯 보였다.

내가 하고 있는 활동들은 물론이고, 내 손목에 채워진 점자스마트 워치나 아이폰의 보이스오버 소리까지도 모든 사람들에겐 상상초월의 영역으로 느껴지는듯 했다.

내 발언이 이어지는 동안의 사람들의 리액션은 다른 분들의 시간과 크게 달라보이지 않았겠지만 난 조금의 다름을 느끼고 있었다.

다른 분들의 이야기는 그 자체로 대단하고 궁금한 이야기들이었지만 나의 이야기는 시각의 부재와 관련하여 이어지지 않았다면 그저 평범한 것이었기 때문이다.

혼자 자취하는 이야기도 제자녀석들의 색에 대한 궁금증도 시각장애인의 이야기가 아니었다면 그냥 그저 그런 일상이었겠지만 그것과 결부되어 지는 순간 모두에겐 1도 모르는 새로운 이슈로 전해지고 있었다.

덕분에 나는 관심의 중심에 서고 여러 분들에게 프로젝트를 함께하자는 제안도 받았지만 한편의 새삼스러운 안타까움도 지울 수는 없었다.

많은 사람들은 하루가 다르게 많은 것을 알아가지만 아직도 장애인과 그 삶에 대한 지식은 가지고 있지 않는 경우가 많다.

나와 내 주변의 평범한 이야기는 아직 다수에겐 알지못하고 신기하기만 한 다름의 영역임을 자주 느낀다.
알지 못하고 다른 세상의 문제라고 느껴지는 일은 함께 해결할 수 없다.

우리는 우라늄이나 플루토늄에 대해 자세히는 모르지만 조금의 지식만으로도 그것의 위험성을 느끼고 평화로운 사용을 권고한다.

지구 저편에 살고 있는 난민들 이야기도 전쟁의 참혹한 현장도 알고 느끼는 순간 공감하고 해결하기 위해 작은 노력을 함께하기 시작한다.

채식을 주장하고 모피를 반대하는 것도 작은 앎에서 출발했다고 생각한다.

오늘 내가 풀어놓은 나의 평범함들은 다른 분들에게는 생소함을 넘어선 충격적 사건이었을지도 모른다.
그런 현실이 아직은 솔직히 많이 안타깝지만 알아감을 기쁨으로 느끼는 분들의 새로운 호기심과 제안들이 내게 큰 희망을 느끼게 하는 것 또한 하나의 큰 소득이다.

아주 크고 멀리 있는 것들도 중요하겠지만 함께 사는 조금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에도 지적갈증을 느꼈으면 좋겠다.

서로가 서로에 대한 순수한 지적 호기심을 느낄 때 우리 사회의 다양한 소수문제는 자연스럽게 해결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오늘 내가 또 하나의 작은 연결 속에서 던져놓은 시각장애에 대한 짧은 지식들이 또 다른 연결속으로 이어져 얕은지적 호기심들을 채우는 도구로 퍼져가길 간절히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