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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대중장애인'을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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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remlin via Getty Im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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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저런 활동을 하다 보니 수학 교사라는 타이틀과는 어울리지 않게 예술하는 분들과 만나는 일이 적지 않게 있다.

그림을 그리는 분도 만나고 조각을 하는 분도 음악가들도 만나는데 지극히 주관적인 나의 견해로 보면 그 분들은 크게 정통예술가와 대중예술가로 나눠진다.

전자에 속하는 분들은 유명세나 경제적 부유함에는 특별히 관심을 두지 않고 스스로 추구하는 방향으로 작품의 완성도를 높여가는 것에 최대한의 에너지를 쏟아낸다.

대중들의 요구나 트랜드를 맞추기 위해 작품을 수정하거나 만드는 것은 정통의 훼손이나 예술가의 자존심과 관계된 영역이라 여기기 때문에 그 세계에서 만큼은 타협이란 없다고 여긴다.

그중에는 말투나 외모 혹은 사상으로로까지 예술의 혼을 드러내시는 분들도 있는데 독특한 차림이나 일반적이지 않은 삶의 모습은 조금 다른 의미에서 대중의 주목을 받기도 한다.

대중예술을 추구하는 분들은 다시 두 부류로 나누는데 그중 다수를 차지하는 첫 번째 사람들은 온 몸의 신경세포를 대중의 관심도에 초점을 맞추고 살아간다.

창작의 완성은 대중의 공감으로 평가받는다고 생각하는 그들은 관심 받지 못하는 예술은 죽은 것이라고 여기고 언제든지 예술소비자의 만족을 위해 사고의 틀을 변화시킬 수 있는 유연한 준비자세를 갖추고 있다.

마지막으로 소개할 예술가들이 가장 소수이고 특이한 사람들인데 대중의 관심을 꿈꾸긴 하지만 스스로의 작품세계에 대한 고집도 강력한 부류이다.

이런 사람들은 정통예술가들처럼 확고한 방향성을 고집하지만 언젠가는 대중들이 그들의 작품을 알아주고 열광하리라는 확신도 함께 가진다.

그들은 독특한 예술인의 혼을 가지고 있지만 대중의 관심이 흘러가는 것에 주목하는 것도 잊지 않는다.

나는 예술가도 아니고 그것에 대해 잘 알지는 못하지만 그런 분들과 사는 이야기를 나눌 때마다 그들의 삶이 장애를 가진 사람들의 사는 모양과도 많이 닮아 있다는 생각을 하곤 한다.

적지 않은 장애인들은 공통의 약점을 공유하는 그들만의 세상을 살아간다.

특수학교를 다니고 분리된 고용현장에서 일하고 여가는 복지관에서 종교활동도 특화된 장소에서 함께 하는 것을 편안히 여긴다.

빠르게 변하는 대중들의 트랜드에 발을 맞추거나 문화적 교류를 하는 것은 다소 어렵지만 그렇다고 억지로 에너지 짜 내가면서 대중들과 부딪히고 싶어하지도 않는다.

나름의 방식으로 조금은 다른 모양의 삶을 살아가는 그들의 모습에 사람들은 제멋대로의 가치를 가져다 붙이기도 하고 억지로 공동체로 끌어내려고도 하지만 정통예술인들이 그러하듯 그들의 고집을 꺾을 필요도 없고 그 삶의 방식 또한 틀린 것은 아니다.

반면에 요즘 젊은 장애인 친구들은 대중예술가들처럼 끊임없이 다수와의 소통과 호흡을 꿈꾸고 세상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경우가 많다.

불편하지만 트랜드에 발맞추고 싶어하고 공동체의 통합을 위해 다수를 향한 소수의 양보도 과감히 허락한다.

그들의 용기 있는 도전과 움직임들은 조금씩이나마 세상의 인식과 편견을 바꿔가는 힘이 되고 있다고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소개할 장애인은 바로 나 같은 부류인데 나의 삶과 창작활동도 언제나 분명히 대중을 목표로 방향을 잡고 있다.

글을 쓰는 것도 노래를 만들어 부르는 것도 방송출연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것도 대중에게 유명한 사람이 되는 것 그래서 나의 삶이 그들의 입에서 편안히 오르내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렇지만 소수의 예술가들이 그러했듯 대중과 가까이 가는 시간을 줄이기 위해 나의 근본적인 삶을 바꾸고 싶지는 않다.

불편한 것을 덜 불편해 보이게 하고 싶지도 않고 받고 싶지 않은 도움을 원활한 관계형성을 위해 참아가며 받고 싶지도 않다.

방송의 감동을 위해 별것 아닌 나의 이야기를 불굴의 의지로 표현하지 않는 것도 생각나는 대로 글을 쓰고 특별히 수정하지 않는 것도 부끄러운 실수담이나 여과 없는 흑역사를 강연소재로 삼는 것도 내 삶 그 자체로 대중들에게 알려지기를 바라는 나의 고집이다.

내가 만든 컨텐츠들도 나 자신도 아직은 대중의 큰 관심을 받지는 못하지만 난 언젠가 나의 목소리에 많은 사람들이 응답하고 환호할 것을 확신하며 기다린다.

지팡이 짚은 나의 걸음걸이는 대중가수의 안무가 되고 넘어지고 부딪히고 허구한 날 다쳐도 입은 살아있는 나의 이미지는 예능의 캐릭터가 될 수 있을 것이다.

가장 인기 있는 저녁 드라마에 주인공으로 과장되지 않은 시각장애인의 삶이 등장하고 나의 가사와 노래가 조금은 특별한 사랑노래로 가요차트의 메인을 장식하기를 늘 꿈꾼다.

아직은 소수와 나누는 소수의 이야기이지만 난 언젠가는 다수와 비슷해 보이려는 억지로의 흉내놀이 없이도 다수에게 낯설지 않은 편안한 소수가 되기를 늘 희망한다.

트렌스젠더 연예인을 바라보던 사람들의 시선도 성소수자에 대한 편견도 대중의 관심을 받는 연예인이나 저명인사의 등장으로 이슈가 되고 바뀌어 왔다고 생각한다.

소수의 다름에 대중의 관심을 이끌어내는 것 그것은 생각보다 큰 힘으로 강력한 변화를 만들어 낼 것이라고 생각한다.

난 내 방식대로 그 날을 준비하고 오늘도 나의 이야기를 작품으로 만들어 간다.

난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

난 대중장애인을 꿈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