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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후보는 내 이야기를 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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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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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천만 국민의 새로운 대표를 뽑는 대통령 선거가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다.

국정농단과 국가원수의 탄핵이라는 비극적 역사를 몸소 겪어 낸 국민들은 이번만은 제대로라는 심정으로 어느 때 보다 촉각을 곤두세우고 후보들의 면면과 공약을 살피고 있다.

계란 한 알에도 손을 떨어야 하는 서민경제의 파탄, 묻지마 증세 속에서도 체감 없는 복지, 믿을 방송 하나 없는 가짜뉴스의 범람 속에서 국민들의 정치신뢰도는 이미 끝 모를 바닥을 치고 있지만 지푸라기라도 잡아보겠다는 마지막 한 줌의 기대는 TV토론회의 시청율을 높여주고 있다.

그런데 5차를 넘어 6차를 바라보는 토론회를 보다 보면 저 분들이 도대체 국민의 대표를 바라는 사람들인지 대통령이라는 직이 탐이 나는 욕심 많은 정치가인지 헷갈리는 맘이 쉽게 가라앉지를 않는다.

사드배치와 국가안보는 분단국가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이슈인 것까지는 알겠지만 똑같은 이야기를 매번 똑같은 주장으로 되풀이할 필요는 없지 않는가?

밑도 끝도 없는 안보팔이, 표를 의식하는 모호한 자세, 때에 따라 당과도 상관 없는 입장변화, 타협의 여지 없는 반대와 찬성으로 굳어진 그들의 입장은 1차 토론회가 끝나기도 전에 이미 우리는 다 알고 있다.

조금 더 나아진 언변이나 표정으로 설득한 들 표의 향방을 바꾸는데 큰 영향이 없다는 것을 왜 그들만 모르는 것일까?

돼지발정제를 먹이고 아들의 취업에 특혜를 주거나 아내를 원 플러스 원으로 여겼다는 개인비리도 진실여부를 떠나 판단의 주체들에겐 이미 지겨운 이야기가 되어버렸다.

세세한 숫자들의 오류나 후보의 정책이해도 부족도 중요하지 않은 부분은 아니겠으나 국민들은 수십번씩 반복해서 들어야만 이해하는 바보들은 아니다.

토론대회 나온 풋내기 어린애들이라면 모르겠으나 적어도 우리는 누가 더 말싸움 잘하는지 보러 온 시간 많은 사람들은 아니라는 것을 알아줬으면 좋겠다.

두 시간여의 짧은 시간 동안 내 삶에 대한 이야기는 한 톨도 듣지 못하고 돌아서는 씁쓸한 국민의 마음이 어떤 것인지 알아줬으면 좋겠다.

연례행사가 되어버린 가축들의 살처분 대가는 앞으로도 온전히 서민들의 가계부가 책임져야 하는 것인지 어머니들은 궁금할 것이다.

수십만개씩 늘린다는 일자리 정책 속에 나의 자리와 나의 연봉은 실제로 어느 정도 보장이 될 것인지 청년들은 답을 구하고 싶다.

장애연금, 노인염금 그리고 수많은 무상복지들 속에 왜 실제로 내 주변의 복지수준은 올라가지 못하는지 사회적 약자들은 남의 나라 이야기로 여길 뿐이다.

대기업 특혜는 없앤다고 하면서 평사원의 60여배가 된다는 임원들과의 임금격차는 어떻게 해소할 것인지 평균연봉 500만원이 넘는다는 기사 내용은 어느나라 공무원 이야기인지 궁금해 하는 평범한 공무원들의 푸념은 누가 들어줄 것이란 말인가?

나만 해도 장애인들의 교육불평등, 사회적 차별, 보이지 않는 유리벽들에 대해서 너무도 하고 싶은 말이 많은데 나의 이야기는 대선후보 토론회에서는 찾아보기가 힘들다.

아무리 찾아보고 또 찾아봐도 그들은 누구의 이야기를 하고 있는지 누구의 대표가 되겠다는 것인지 잘 모르겠다.

얼마 전 성소수자의 이야기가 등장했을 때 보여준 후보자들의 태도는 그들이 국민들 특히 약자의 이야기에 대해 얼마나 관심이 없었는지를 반증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논제가 찬반의 문제인지 소수자의 인권과 사회적 시선에 대한 문제인지조차 파악하지 못하는 후보들의 모습에서 그들의 관심과 고민이 미치는 영역은 어디까지인지에 대한 큰 한숨이 나왔다.

크게 생각하면 우리나라의 대선후보 토론회에서 동성애라는 소수 약자의 문제가 대두된 것으로 의미를 둘 수 있겠으나 갈 길은 매우 멀어보인다.

이제 토론회가 거의 남아 있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

당장 똑같은 후보들에게 큰 변화나 진전을 바라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그러나 후보자 더 나아가서 대통령이라는 직책을 가진 사람이라면 작은 곳의 고민들 진짜 국민들의 생각들까지 함께 할 수 있는 사람이었으면 좋겠다.

핵전쟁 이야기하면서 공포표 얻어내고 지역대표 이미지로 갈라치기 표 얻어내고 큰 숫자 들이대면서 지키지도 못할 약속으로 사기표 가져가려는 생각들은 그만했으면 좋겠다.

여론조사 결과에 일희일비하면서 말재주 뽐내는 정치인 보다는 당장의 지지도는 손해보더라도 약자의 편 국민의 목소리로 이야기 할 수 있는 지도자가 나타났으면 좋겠다.

마지막 토론회에서만큼은 내가 궁금해 하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하는 국민들이 많았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