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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차피 맘대로 할 거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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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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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할 수도 없었던 국정농단 사태가 몇 달째 뉴스를 도배하고 있다.

양파도 아닌 것이 까도 까도 끝도 없는 새로운 이야기들이 나오는 걸 보면 숱한 막장드라마들이 고개를 들지 못할 정도로 소재도 수법도 다양하다.

짧게는 3년 길게는 40여년이 넘도록 휘둘러 온 어마어마한 짓거리들을 보고 있노라면 도대체 어디까지일지 그 동안 우리는 어떤 나라에서 누굴 믿고 살고 있었는지 깊은 자괴감이 든다.

꼭 씹고 다시 생각하고 또 한 번 고민해봐도 값싼 동정조차도 주고 싶지 않은 상대들이지만 더더욱 기분 나쁜 것은 수천억도 넘는 재력과 나라를 통째로 뒤흔들고도 남는 힘을 가지고도 좋은 일이라곤 어찌 하나도 하지 못하나 하는 파렴치함에 대한 분노다.

그들에겐 껌값도 안될 돈이면 해결될 예산을 얻어내고자 몇 백일씩 찬 바닥에서 농성하는 여러 소외계층들과 몇 번의 사인이면 해결되었을 수많은 민원들 특히 한 번의 명령이면 살릴 수 있었던 세월호 친구들을 생각하면 치가 떨리고 분이 풀리지 않는 지경이다.

그렇게 많은 걸 가지고도 고작 생각한다는 것이 멍청한 딸 부정입학이나 쭈글쭈글한 얼굴에 검증도 안된 주사 따위를 맞는 것이었다는 걸 생각하면 못나도 극하게 못난 것들에게 당한 것 같아 더욱 가슴이 아프다.

저 지경일 바에야 차라리 내가 하는 게 낫겠다는 생각마저 들었다.

어차피 규칙도 절차도 없이 휘두를 권력이라면 저 인간들보다야 멋지게 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 말이다.

청와대 돈으로 말도 안되는 주사나 약물 살 수 있었다면 돈 없어서 병원도 못 가는 사람들 내 맘대로 약이나 사 주고 수술비로 주고 싶다.

주치의도 맘대로 갈아치우고 국립병원 원장도 눈에 들어오는 사람 임명할 수 있으면 지탄 좀 받더라도 줄기세포 같은 거 연구하게 밀어주고 그랬으면 좋지 않았을까?

대기업 돈 빼앗을 힘 있으면 그 돈 받아서 비정규직 임금도 더 주고 청년수당도 주고 하면 좋지 않았을까?

대학 맘대로 주무를 수 있다면 등록금도 강제로 반토막 내고 나라 돈으로 형편 어려운 학생들 장학금이나 실컷 주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어차피 이말 저말 듣지도 않는 불통이라면 일본한테나 큰소리 치고 위안부 독도 이야기나 시원하게 한 마디 날려주었으면 속이나 뻥 뚫리지 않았을까?

미국 중국 눈치 보는 고집 부릴 거면 차라리 북한동포들 편 좀 들고 고집스럽게 통일이나 시키는 고집이 더 낫지 않았을까?

사드로 엉뚱한 생명 지킬 시간에 세월호 아이들 좀 건지고 물대포로 선한 농민 죽일 시간에 수십년간 청산 못한 친일이나 청소하는 게 어땠을까?

근거도 없고 지지도 없는 국정교과서 말고 오늘의 농단 사태나 제대로 기록해서 다시는 국민들이 속지 않을 수 있는 역사책이나 만들었으면 좋겠다.

주말마다 추운 날씨 국민들 슬픈 광장으로 내몰지 말고 어려운 역사 견뎌온 한민족 모두 춤출 수 있는 진짜 축제나 만들어줬으면 좋겠다.

모두 나만의 바람이고 상상일 뿐이다.

그렇지만 그냥 그랬으면 좋겠다.

같은 하늘 아래 살 부대끼고 살아가는 사람들이 완벽히 공평하게 살지는 못해도 상식으로 이해할 수 있는 삶을 살았으면 좋겠다.

욕심을 부리더라도 양심은 놓지 않았으면 좋겠고 나쁜 짓을 하더라도 잘못을 알고 진심으로 사과는 할 줄 알았으면 좋겠다.

앞으로 들리게 될 뉴스들이 더욱 두려운 요즘이다.

많은 것들이 되돌려질 때까지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리겠지만 작은 바람이 있다면 얼마가 걸리든지 제발 다시는 되풀이 되지 않았으면 좋겠다.

모두 기억하고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