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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마저 빼앗길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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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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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오래 전부터 내가 가장 가지고 싶었던 것은 가질 수 없는 것들이었던 것 같다.

부모님께서 사주지 않던 장난감이 그랬고 동네에서 가장 싸움 잘하던 친구녀석의 운동능력도 그랬다.

매몰차게 이별을 통보하던 오래전 여자친구도 지중해의 크루즈도 대상에 대한 특별한 욕구였다기보다는 당장 소유할 수 없는 것에 대한 욕심으로 한 번 더 쳐다본 것일지도 모르겠다.

실명을 한 후엔 남들 다 질겁하는 군대마저도 너무 가고 싶었던 걸 생각하면 내게 있어 욕구의 근원은 결핍인지도 모르겠다.

사람들이 요즘 이곳 저곳 광장으로 모여들어서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정말 간절한 듯 수십만 수백만명이 하나의 소리를 외치고 있다.

그들도 나처럼 무언가를 더 이상 가질 수 없게 되었다고 느끼는 것 같다.

민주주의, 상식, 양심, 최소한의 질서마저도 이젠 이 나라 이 땅에선 가질 수도 기대할 수도 없다고 느끼는 게 분명해 보인다.

투표는 무조건 1번이라 굳게 믿으시던 우편의 어르신들도 정치엔 관심 없던 아주머니들도 중학생들도 함께인 걸 보면 지금 우리는 정말 많은 곳에서 헤아릴 수 없을 만큼의 희망을 도둑맞은 것 같다.

국정이며 외교며 정치가 원래 그런 거인지는 몰라도 국민을 상대로 농간을 벌인 그들의 사과는 도저히 무슨 말인지 알아들을 수가 없다.

당장 버텨내야 할 1년 눈 뜨면 마주해야 할 하루가 끔찍해서 이것저것 길게 생각할 여유마저도 없다.

큰 것도 작은 것도 기본부터 모두 빼앗겨버렸다.

모두 빼앗겨서 지금은 정말 갖고 싶은 게 많다.

민주적인 지도자도 최소한의 질서도 양심이 통하는 세상도 정상적인 국가도 우리는 지금 너무도 갖고 싶다.

실로 암담하고 희망을 말하는 것조차 조심스러울 정도로 모두 아파하고 있다.

그러나 생각해보면 가질 수 없다고 생각하는 순간! 그것은 언제나 끝은 아니었다.

장난감도 힘도 원하는 만큼 절실했던 만큼 내 것이 되어 있었다.

사랑은 새로운 사랑으로 빛을 잃은 시력마저도 또 다른 길을 제시해 주었다.

그것은 얼마나 간절했느냐의 문제였지 더 이상 포기할 문제가 아니었다.

우리는 결핍을 공유했다. 그리고 간절한 마음을 하나로 모아가고 있다.

잃어버린 것들, 빼앗긴 것들, 깊게 파인 상처마저 되돌릴 수는 없다.

그러나 희망마저 미래마저 빼앗길 수는 없다.

이제 우리가 상상하고 꿈꾸는 대로 만들어갈 차례이다.

피해자인 우리가 우울해하고 힘들어하기까지 하기엔 너무 억울하지 않은가/?

좋은 생각 긍정적인 상상을 했으면 좋겠다.

그것이 시작이다 그리하면 원하는 나라가 곧 오리라고 믿는다.

더 많은 사람들이 모였으면 좋겠다. 더 많은 절실함이 모였으면 좋겠다.

상상하자! 우리는 그렇게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