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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과연봉제가 필요한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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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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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을 가르치면서 가장 힘든 것 중의 하나가 공감인 것 같다.

분명히 나도 그 나이 그 감정들을 거쳐왔을 텐데도 망각이라는 녀석은 아이들의 입장에서 생각하는 것을 잘도 잊어버리게 하곤 한다.

어쩌다 한 번씩 고3 수험생처럼 밤새 책을 들여다 보기도 하고 아이들에게 주었던 벌을 셀프체험해 볼 때가 있는데 한 번씩 그러고 나면 교실에 있는 녀석들에게 자동으로 다정해지는 나를 느끼게 된다.

인간이란 동물은 어쩔 수 없어서 같은 입장이 되어야만 그 입장을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는 것 같다.

요즘 자주 보이는 기사들 중 하나는 국가기관들의 성과연봉제 도입이다.

기사를 읽다 보면 그럴듯한 취지들과 기대효과들이 마치 지금까지의 대다수 공무원들은 나태했었다고 몰아가고 있는 느낌마저 든다.

대부분의 국가기관들은 이윤의 극대화가 궁극적 존재 이유는 아니라고 알고 있다.

몇 푼 더 벌게 해준다는 미끼로 던져진 과도한 경쟁들이 언제나 최선의 결과를 가져온다고 믿는 것일까?

매년 교단의 교사들을 3등분, 4등분 나눠놓는 성과급 평가 때마다 민망하고 어색한 감정을 느끼곤 한다.

물론 누군가에겐 격려와 보상이 필요하기도 하고 또 다른 이에겐 새로운 동기부여를 제공할 필요도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렇지만 적어도 그것이 돈 몇 푼으로 일렬종대 세우는 것이라면 그것만큼 유치한 발상도 없다고 생각한다.

사실 성과연봉제가 필요하다면 가장 시급한 곳은 국회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한다.

연가나 조퇴도 온갖 눈치 봐야하는 직장인들이 대부분인데 그곳에 있는 분들 만큼은 일 년에 몇 번 출석도장 찍지 않아도 고액연봉을 편히도 받아가신다.

법안 몇 개 올리지 않아도 국민들과 소통하지 않아도 성과로 반영되지도 않고 다음 선거에 나오는데도 아무런 지장이 없다.

성과연봉제도 최저임금제도 법을 만드는 분들에게 먼저 적용한다면 공감대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탁상공론식의 법안들은 나오지 않으리라고 생각한다.

출석시간 계산해서 6천원식 계산해주고 법안연구나 발로 뛴 성과들도 자세히 보고서로 평가했으면 좋겠다.

국회의원들도 판공비 받고 싶으면 출장기안 올리고 영수증 제출해서 결재 받았으면 좋겠다.

한 푼 더 받기가 얼마나 힘들 줄 알고 최저생계비로 사는 것이 어떤 느낌인 줄 안다면 민생을 위해 앞장서는 국회가 되지 않을까?

무조건적 경쟁 유도가 얼마나 불편한 것인지 성과와는 특별히 관련 없다는 것을 알게 된다면 그 분들도 조금은 신중해 지지 않을까?

인간이기에 어쩔 수 없다면 공감하는 것이 그리도 힘들다면 그분들부터 먼저 체험하게 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