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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정부의 조세개혁 방향, 이대로 괜찮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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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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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기획자문위원위가 밝힌 문재인정부의 조세개혁 방향은 부자감세 정책으로 왜곡된 세제를 정상화하는 등 조세정의 실현을 통해 조세의 소득재분배 기능을 강화하는 것이다. 국정기획자문위원회는 이를 위해 대기업, 대주주, 고소득자, 자산소득자의 과세는 강화하되, 자영업자, 소상공인 등 중산 서민층에 대한 세제 지원은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납세자 친화적인 세정을 구축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이상에서 언급된 문재인정부의 조세개혁 기본원칙은 부자감세 정책으로 왜곡된 세제의 정상화를 통해 조세제도를 효율화하고, 부담능력에 따라 세 부담이 결정되어야 한다는 원칙인 응능과세 원칙의 강화를 통해 조세제도의 형평성을 강화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효율성과 형평성은 바람직한 조세제도의 기본적인 속성이다.

지금까지 조세제도의 효율성과 관련된 논의에서는 세원을 좁히는 불필요한 조세혜택을 줄이는 대신 세율을 낮추어 효율성을 증진시키는 '낮은 세율-넓은 세원'이라는 원칙이 강조되어왔다. 그리고 이에 기초하여 이명박정부 시절 법인세율 인하 등 감세정책이 추진된 바 있다. '낮은 세율-넓은 세원'이라는 원칙에 기초할 때 감세정책으로 왜곡된 세제의 정상화라는 조세개혁 방향은 비효율적인 것으로 평가될 수도 있다. 그리고 이는 향후 법인세율 인상 등 주요 쟁점 세목에 대한 논의를 할 때마다 논란이 될 것이다.

감세정책의 폐기와 효율성 개선

그런데 정말로 감세정책의 폐기는 조세제도를 비효율적으로 만드는 것인가? 이에 대해서는 이명박정부에서 세율 인하가 이루어진 대표적 세목인 법인세가 투자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논의를 통해 검토해볼 수 있다. 경제이론에서는 법인세가 법인의 사용자비용을 증가시켜 투자를 감소시킨다고 설명하고 있다. 그런데 최근 국내 연구에 따르면 법인세율 인하가 투자에 미치는 효과는 그리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난다. 특히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법인세가 투자에 미치는 영향은 그 이전과 비교할 때 약화된 것으로 나타나는데, 이는 법인의 투자가 법인세 이외에도 다양한 요인에 의해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사회간접시설, 규제, 금융시장의 발전, 사회의 안정성 등 다른 투자환경이 좋다면 법인세 부담이 조금 높아도 투자가 이루어진다는 것을 최근 연구결과들이 보여주고 있다.

한편 2016년에 발표된 「OECD 국가들의 법인세율 결정요인에 관한 연구」(이영기, 『재정학연구』 9권 3호)는 2009~2013년 기간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국가의 법인세율 평균은 25.4%로, 세수를 극대화하는 적정 법인세율 수준인 29.5%보다 낮다는 연구결과를 제시하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의 법인세 최고세율은 22%(법인지방소득세를 포함할 경우 24.2%)로 OECD의 평균적인 세수 극대화 적정세율에 비해 5%포인트 이상 낮은 수준이다. 이러한 결과는 효율성을 강조하며 이루어진 법인세 인하가 효율성 측면에서 크게 효과적이지 않았으며, 세수 감소로 이어졌음을 보여준다. 따라서 '낮은 세율-넓은 세원'이라는 원칙에도 불구하고 현재의 우리나라 상황에서 감세정책으로 인해 왜곡된 세제를 정상화하겠다는 방향성은 효율성 측면에서 바람직한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세수 증대와 형평성 개선의 필요성

바람직한 조세가 가져야 할 속성 중 효율성과 형평성 간에는 상충관계가 존재할 수 있다. 이에 저출산, 고령화로 인해 경제의 잠재성장능력이 떨어지고, 개방화 등으로 인해 국가 간 경쟁이 치열해지는 경제사회 여건의 변화하에서는 경제의 잠재성장능력과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상대적으로 효율성을 강조하는 세제개편이 이루어질 필요가 있으며, 형평성의 문제는 조세수입보다는 지출 과정에서 해결해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그런데 이러한 논의에도 불구하고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효율성 못지않게 형평성이 강조될 필요가 있다. 복지지출 확대 등을 위한 재원 마련차 세수 증대를 추진하려면 납세자들의 높은 납세순응 행위가 필수적인데, 기존 연구에 따르면 조세제도의 형평성이 납세순응 행위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특히 우리나라처럼 지하경제의 규모가 큰 상황에서 조세의 형평성이 악화될 경우, 세 부담이 높은 소득부문에서 세 부담이 낮은 소득부문으로의 이동을 통한 조세회피 행위가 발생할 수 있다.

이상의 논의를 통해 볼 때 현 시점에 제시되고 있는 문재인정부 조세개혁은 첫 방향성을 잘 잡은 것으로 보인다. 물론 세부 개혁안의 내용에 따라 달라질 수는 있지만, 큰 방향성 차원에서 보자면 기존의 감세정책으로 인해 왜곡된 세제를 정상화하는 방향으로 효율성이 이루어지기 때문에 조세제도를 효율화하는 과정과 형평성 강화 간의 상충관계가 나타날 가능성도 크지 않아 보인다.

더 신속한 추진이 필요하다

국정기획자문위원회는 금년 하반기에 조세재정개혁특별위원회를 신설하여 조세개혁 세부 방안에 대한 논의를 시작한 후, 2018년에 로드맵과 추진방안을 담은 개혁보고서를 대통령과 국회에 보고하여 충분한 논의와 결정이 이루어지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여소야대 국면이라는 점, 인수위원회 없이 시작된 정부라는 점, 그리고 세수를 증대시키는 세제개편안이 정부 지지율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감안할 때 이러한 일정에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는 점은 이해가 된다. 그러나 민감하고 논쟁이 많은 세제개편안일수록 상대적으로 지지율이 높은 정권초기에 추진하는 것이 성공확률이 높을 것이라는 점에서 이번에 발표된 조세개혁 일정은 다소 아쉬움이 남는다.

이명박정부가 정권초기인 2008년에 감세정책을 밀어붙여 입법화하였음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2018년 지방선거 결과에 따라서 세제개편안을 추진하기에 더 좋은 환경이 조성될 수도 있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따라서 조세개혁의 성공을 위해서는 현재 제시된 일정보다는 적극적으로 개혁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 경우에 따라서는 세목에 따라 조금 다른 일정을 따르는 방안이 검토될 수도 있을 것이다. 예를 들어 서민들의 세 부담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면서, 세 부담의 효과성에 대해서는 다소의 논란이 있을 수 있는 수송용 에너지세제 개편, 재산과세 개편, 소득세 공제제도 개편을 통한 면세자 비율 축소, 주세제도 개편 등에 대해서는 현재 제시된 일정처럼 신중을 기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전 정부에서 이루어진 대표적인 조세왜곡 사례라고 할 수 있으며, 상징적인 측면에서 볼 때 문재인정부 조세개혁의 성패를 좌우할 법인세의 정상화 등에 대해서는 보다 적극적인 추진이 필요하다.

* 이 글은 창비주간논평에 게재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