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

허핑턴포스트 블로거의 분석과 의견이 담긴 생생한 글을 만날 수 있습니다.

김세현 Headshot

셀룰라이트에 대한 8가지 질문과 답변

게시됨: 업데이트됨:
CELLULITE
Shutterstock / kaarsten
인쇄

"저는 셀룰라이트를 다루는 의사입니다."
사석에서 특히 남자들과 동석한 자리에서, 무심결에 이렇게 내 자신을 소개하면 바로 튀어나오는 질문은 대개 다음과 같다.

01
"아, 셀룰라이트가 그렇게 흔한가 보죠?" (셀룰라이트만 따로 떼어서 다룰 정도는 아닐 텐데요?)

02
"셀룰라이트가 뭔데요?" (사실 있기나 한가? 그냥 만들어낸 말 아닌가?)

03
"셀룰라이트, 살찐 사람에게만 있는 거 아닌가요?" (많이 먹어서 생긴 거 아냐? 그냥 다이어트 해서 없애면 되지. 그걸 돈 주고 빼는 여자도 있단 말이야?)

04
"셀룰라이트 크림은 효과가 없나 보죠?" (화장품 바르면 되지, 그런 걸로 병원에 다닐 것까지야 있나요?)

05
"지방 흡입이 전문이신가 봐요?" (그냥 수술한다고 하면 되지, 돌려서 말하기는?)

06
"그거 피부가 울퉁불퉁해지는 거 맞죠? 그럼 피부과 전문의신가요?"

07
"비만 전문의신가 보네요. 아, 이 뱃살 좀 빼고 싶은데, 어떻게 하죠? 내 친구는 약 먹고 뺐다는데 약물 부작용은 없을까요?"

08
"저도 셀룰라이트 많긴 한데, 지금은 시간도 없고 돈도 없으니까, 나중에 돈 많이 벌고 여유 생기면 그때 빼러 갈게요."


이 질문들에 대한 답변은 이렇다.

01
네, 그렇게 흔한 거 맞아요. 여드름보다도 흔하죠. 여자에게 특히 많은데, 사춘기 때 시작돼 18세에서 35세 사이 여성 중 90% 이상이 가지고 있어요. 한번 생기면 계속 진행되니까 결국 대부분의 여자가 평생 달고 다니는 거라고 보면 돼요.

02
셀룰라이트는 일종의 기능을 잃은 아프고 병든 살입니다. 살 있는 부위 어디든 생길 수 있고, 살갗으로 덮여 있는 게 살이라서 본인이 갖고 있는지 모르는 경우도 많아요. 제가 한번 봐 드릴까요? 그리고 그냥 놔두면 무좀처럼 계속 퍼질 수 있어요.

03
셀룰라이트와 비만은 상관 관계가 아주 적어요. 비만일 때 생기는 셀룰라이트 종류는 지방형 셀룰라이트라고 따로 있고, 이와는 별개로 셀룰라이트 자체가 심해서 뚱뚱한 것처럼 보이는 경우도 있어요. 몸에 5킬로그램짜리 종양 덩어리가 생겼다고 가정해 보세요. 종양이 굶으면 빠지나요? 종양이 운동한다고 빠지나요? 마찬가지입니다. 셀룰라이트는 일종의 염증성 종양 같은 덩어리라고 보시면 됩니다. 조금 먹고 많이 움직인다고 무조건 줄어들지는 않습니다. 셀룰라이트 유형에 따라서는 그렇게 하는 게 도움이 되는 경우도 있지만, 많은 경우에는 오히려 너무 적게 먹고 운동을 지나치게 많이 하는 것이 되려 셀룰라이트를 악화시키기도 합니다. 그래서 원인을 찾아서 셀룰라이트 유형에 맞는 맞춤식 치료를 받아야 줄어들며, 계속해서 진행되는 것도 방지할 수 있어요. 또한 셀룰라이트가 있으면 탄수화물 중독이 동반하는 경우도 많으니까 거기에 맞는 치료를 해야 합니다.

04
아이크림 바르면 눈 밑 주름이 없어질까요? 미백 에센스 바르면 생겼던 기미가 눈에 띄게 옅어질까요? 화장품을 사용하는 것만으로는 이미 생긴 병변이 좋아지지 않습니다. 아이크림 바르면 눈 밑 주름이 생기는 속도를 더디게 할 순 있어도, 이미 생긴 깊은 주름이 없어지진 않죠. 미백 에센스를 바르는 것도 얼굴색이 환해지고 맑아지는 데 도움이야 되겠지만, 이미 생긴 기미를 줄이는 데 눈에 띌 정도의 효과를 보기는 힘들죠. 게다가 셀룰라이트는 피부가 아니라 피부 아래 조직 깊숙한 곳에서 만들어지는 것인데, 크림을 발라서 개선시키기는 정말이지 어렵습니다. 크림을 바르면서 행해지는 마사지의 효과로 순환을 좋게 하고, 보습 효과로 탄력성 정도를 회복하는 데는 도움이 될 수도 있습니다.

05
제가 셀룰라이트를 다루는 의사라고 말씀드린 것은 '저는 수술하지 않는 의사'라고 말씀드린 것과 같습니다. 셀룰라이트는 수술해서 좋아지는 질환이 아닙니다. 지방 흡입 수술은 지방이 과다해진 부위에 하는 것이지요. 셀룰라이트는 지방 알갱이 없이도 살이 부풀어 오르면서 울퉁불퉁해지는 유형도 아주 많고, 지방이 많은 것과 뒤섞여 뭉쳐 있는 경우도 있어서 지방증과 헷갈려 하는 경우도 있지만, 여하튼 셀룰라이트의 경우에는 지방을 흡입한다고 해결되지 않지요. 지방 흡입 수술은 지방을 뽑아내는 것이지, 셀룰라이트를 흡입하는 방법이 아니지요.

06
셀룰라이트는 오렌지 껍질 모양으로 울퉁불퉁하게 패인 피부 모양이 특징이라서 피부 미용 질환이라고들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건 셀룰라이트를 뒤덮는 살갗, 즉 피부의 특징일 뿐이고, 셀룰라이트는 살의 문제입니다. 심지어는 근육을 뒤덮는 근막이나 힘줄이나 인대의 유착과 변성의 문제가 셀룰라이트의 형태로 나타나기도 합니다. 저는 피부과 전문의가 아니라 가정의학과 전문의입니다.

07
제가 비만과 셀룰라이트 치료를 주로 하는 의사는 맞습니다. 살의 문제점을 다루는 의사이구요. 하지만 국가에서 정한 전문의 중에 비만 전문의 제도는 없습니다. 그리고 질문하신 내용은 복부 비만에 관련된 내용이네요? 말씀하신 뱃살은 셀룰라이트가 아니라 그냥 지방증일 확률이 높긴 하지만 지방형 셀룰라이트일 수도 있겠네요. 저는 복부 비만의 경우 고주파를 이용한 장비 치료를 하고 있는데, 그 전에 지금 드시고 있는 그 술부터 줄이셔야 할 것 같아요.

08
셀룰라이트는 점을 빼거나 모공을 치료하는 것과는 완전히 다릅니다. 한번에 이루어지는 것도 아니고, 그 상태로 그대로 머무르는 것도 아니며, 무조건 미용 질환이라고 하기에는 건강 상태와 직결된 부분도 있어요. 게다가 셀룰라이트는 시간이 갈수록 진행하고 발전합니다. 치료를 무조건 미루는 건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적극적인 치료를 할 수 없다면, 적어도 진행을 늦추는 식습관과 라이프스타일을 실천하시는 것이 최선입니다. 셀룰라이트는 식습관 및 라이프스타일의 개선이 치료의 50퍼센트를 차지한다고 볼 수 있어요. 이 말은 거꾸로 이러한 생활 개선이 반드시 선행되고 동반되어야 하는 것은 맞지만 이것만으로는 치료가 절반만 이루어진다고도 볼 수 있습니다. 이미 생겨서 한참 진행된 셀룰라이트는 그냥 저절로 없어지지는 않더군요.


10년 넘게 셀룰라이트 치료에 대한 임상 활동을 해오면서 너무나도 자주 들었던 위와 같은 질문들은 한마디로, 사람들이 셀룰라이트를 얼마나 과소평가하고 있는지를 여실히 보여 준다. 심지어는 의사조차도, 셀룰라이트에 대해 무지하거나 무관심한 경우도 많다. 어찌 보면 의사야말로 셀룰라이트에 대해서 가장 무심한 사람들인지도 모르겠다. 의료진은 (성형이나 미용 관련 의사를 포함하여) 셀룰라이트를 미용적 '결함' 정도로만 치부하며 미용 '질환'에 조차도 끼워주지 않는다.

의료진이 셀룰라이트를 수수방관하고 있는 사이에 많은 사람들이 (특히 여성들이) 실질적으로 셀룰라이트 때문에 고통 받고, 그것을 해결하기 위해서 고민하고 있지만 그것의 정체가 셀룰라이트라고 불리는 살이라는 것조차 모르는 경우가 허다하다. 자신을 괴롭히고 있는 살의 정체를 모르니 그것에 대한 해결법도 그릇된 방법을 택하기 일쑤이고, 결과는 거의 부정적일 수밖에 없다.

셀룰라이트는 흔히 생각하듯 미용적 문제에 국한된 주제가 아니며, 많은 사람들이 오해하고 있듯이 단지 지방이 많이 쌓여 생기는 현상도 아니다. 셀룰라이트는 우리 몸의 살이 병들고 노화되는 현상이다. 가만히 둔다고 저절로 좋아지는 법도 없다. 마치 강의 물살을 타고 흘러 내려가는 배가 저절로 상류로 거슬러 올라갈 수 없듯이 말이다. 셀룰라이트는 일단 생기면 여간해서는 없어지지 않고 쭉 진행하기 마련이다. 그래서 셀룰라이트의 의학적 명칭도 '진행성' 섬유부종이다. 게다가 가벼운 마음으로 무심코 시도해 본 잘못된 해결법 때문에 진행이 멈추기는커녕 거꾸로 더 악화되기도 한다.

따라서 사람들이 셀룰라이트를 평소에 예방하고, 또 발생한 셀룰라이트에 대한 올바른 해결법을 찾도록 하기 위해서는 셀룰라이트의 정체에 대해서 알리는 것이 급선무라는 생각이 들었다. 셀룰라이트의 정체에 대해서 알게 되면 더 이상 셀룰라이트를 과소평가하거나 우습게 여기는 일 따위는 절대 생길 수가 없다.

* 이 글은 필자가 출간한 <제3의 살 - 젊고 건강한 몸매로 만드는 안티셀룰라이트 다이어트>(RHK, 2014)의 내용 중 일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