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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안보의 최대 위협은 오판과 실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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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nald trump

이성이 조금이라도 있는 북한 지도자가 핵 무기로 미국을 선제 공격할 거라 믿는 사람은 없다. 그랬다간 북한 자체, 그리고 북한 정권이 끝장날 것이 거의 확실하기 때문이다. 자살 행위일 것이다.

그러나 역사를 보면 미국과 북한의 대립에 큰 위험이 따른다는 걸 알 수 있다. 오판이나 실수로 인해 끔찍한 재래식 전쟁이나 핵전쟁이 벌어질 위험이 있다. 전쟁을 시작할 수 있는 지도자들이 김정은과 도널드 트럼프처럼 충동적이고 변덕스러운 과대망상증 환자들이라면, 그럴 가능성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한다.

역사가들은 1962년 쿠바 미사일 위기 때 핵 전쟁을 촉발할 수 있는 수십 건의 오판과 실수가 있었다고 한다.

1962년 10월 27일에 소련의 B-59 잠수함이 미국 항공모함 랜돌프와 구축함 9척이 떠 있는 쿠바 근처 바다에 등장했다. 잠수함은 공해에 있었지만, 미국 해군의 쿠바 봉쇄 조치의 일환으로 미국 구축함들은 B-59에게 해상으로 나오라는 신호로 폭뢰를 투하하기 시작했다.

B-59는 너무 깊이 잠수해 있어 미국 방송을 확인하지 못했고, 사흘 동안 소련과 연락하지 못한 상태였다. 폭뢰가 이미 전쟁이 시작되었다는 의미라고 생각한 발렌틴 그리고리비치 스비츠키 함장은 미국 구축함들에 핵탄두를 장착한 어뢰를 쏘기로 결정했다.

보통 함장은 핵탄두 어뢰나 미사일을 발사할 때 행정관의 동의만 얻으면 된다. 다행히 B-59의 함장, 이반 메슬레니코프 행정관, 바실리 아르히포프 부함장은 3명 모두 합의해야 핵 무기를 쓸 수 있다고 사전 동의를 해둔 상태였다. 아르히포프 부함장이 잠수함 소함대 전부를 이끌고 있었고 함장과 같은 계급이라는 것도 행운이었다.

행정관은 핵 어뢰 사용에 동의했으나, 아르히포프는 동의를 거부했고, 결국 함장을 설득해 해상으로 올라가 모스크바에 연락해보도록 했다. 잠수함의 배터리가 떨어져가고 있었으며 에어컨도 망가져, 함내 온도와 이산화탄소 수치가 높아졌다는 것도 아르히포프에게 유리하게 작용했다.

아르히포프가 당시에는 깨닫지 못했을 수 있으나, 그의 현명한 판단과 해결이 핵 전쟁을 막았던 것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다른 잠수함이었다면 어땠을까?

역사가 그레이엄 앨리슨은 새 책 '전쟁할 운명(Destined for War)'에서 테오발트 폰 베트만 독일 총리의 말을 인용한다. "아, 우리가 알았더라면." 자신과 다른 유럽 정치인들이 그때까지 가장 끔찍했던 전쟁인 제1차 세계대전으로 이어지는 선택들을 했던 이유를 동료가 캐묻자 그가 했던 대답이다.

유럽의 주요국들은 전쟁을 원하지 않았다고 앨리슨은 지적한다. 전쟁이 끝났던 1918년에는 주요국들은 자신들이 지키기 위해 싸웠던 것들을 다 잃었다. "오스트리아 헝가리 제국은 해체되었고, 독일 황제는 축출되었고, 러시아 차르는 타도당했고, 프랑스는 한 세대 내내 고통을 겪었고, 영국은 보물과 젊음을 잃었다. 대체 무엇을 위해서였나. 우리가 알았더라면."

주요국들은 생각없이 실수를 계속 저지른 끝에 '심연에 빠져버렸다.'

andy cross launch

2016년 12월 뉴요커에 기고한 글 '실수에 의한 세계 3차 대전'에서 에릭 슐로서는 "거친 정치적 수사와 핵 지 및 통제 시스템의 취약함이 합쳐져, 전세계적 재앙의 위험이 그 어느 때보다 커졌다."고 주장했다.

그는 무시무시한 사례를 들었다.

1980년 6월 3일 새벽 2시 30분 경, 국방부 지하의 국가 군사지휘본부, 콜로라도 주 샤이엔 산 깊숙한 곳의 북미 방공사령부 본부, 펜실베이니아 주 레이븐 록 산에 숨겨진 국방부의 대리 지휘센터 사이트 R의 컴퓨터들이 긴급 경보를 냈다. 소련이 미국에 핵 공격을 감행했다는 것이었다. 당시 소련은 아프가니스탄을 침공한 직후였고, 쿠바 미사일 위기 이후 그 어느 때보다 미-소간의 적대감이 고조된 시기였다.

미 공군 탄도 미사일 팀은 금고에서 발사 키를 꺼냈고, 폭격기 조종사들은 비행기로 달려갔으며, 전투기들은 하늘을 살피기 위해 이륙했다. 미 연방항공국은 비행 중인 모든 민항기들에게 착륙 명령을 내릴 준비를 했다.

지미 카터 대통령의 안부 고문 즈비그뉴 브레진스키는 전화가 왔을 때 워싱턴 D.C.에서 잠들어 있었다. 군사 고문 윌리엄 오덤 장군이 소련 잠수함에서 쏜 미사일 220개가 미국을 향해 날아오고 있다고 전화하자, 브레진스키는 공격 승인을 받으라고 말했다. 워싱턴이 몇 분 안에 파괴될 것으로 보였기 때문에 보복 공격은 서둘러 명령해야 했다. 오덤은 다시 전화를 걸어 미사일은 220개가 아니라 22개라고 정정했다.

브레진스키는 아내가 잠든 채 죽는 게 낫겠다 싶어 깨우지 않기로 했다. 그가 카터에게 전화를 걸어 미국의 반격을 권하려 하는데 전화가 다시 울렸다. 오덤은 잘못된 경보였다고 사과했다. 후에 있었던 수사에 의하면 북미 방공사령부의 컴퓨터 칩에 결함이 있어 실수로 경보가 울렸다고 한다. 46센트짜리 칩이었다.

핵전쟁이 어떤 것인지 다들 상기해 보자. 한 연구에 의하면 1메가톤 폭탄 하나가 디트로이트에서 터지면 63만 명이 죽고 다친다고 한다. 당장 죽지 않은 사람들도 낙진이나 화상으로 괴로워하다 끔찍한 죽음을 맞게 된다.

위의 세 가지 경우, 전쟁으로 이어지는(혹은 이어질 뻔한) 결정들엔 대단한 계획이나 의식적인 행동이 관여되어 있지 않았다. 실수로 인해 끔찍한 결과가 생겼거나 생길 뻔했다. 자신감과 역사 의식이 부족한, 도널드 트럼프나 김정은 같은 충동적이고 변덕스러운 사람은 그런 실수를 저지를 확률이 훨씬 더 높다.

통제되지 않는 분노 때문에 배우자나 연인을 죽인 사례가 매일같이 보도된다. 어느 날 아침 잠에서 깨, 배우자를 죽이겠다고 냉철하게 결정한 사례가 아니다. 통제되지 않는 감정 때문에 벌어지는 일이다.

누가 누구 욕을 했다는 이유로 여자 친구와 싸우다 총을 꺼내들고 서로의 삶을 망치는 십대의 이야기도 매일같이 들린다. 이성적으로 계획해서 벌인 일이 아니다. 욕설이 나오기 시작하고, 호르몬이 솟고, 곧 아이들이 인도나 술집 바닥에 시체가 되어 쓰러진다.

donald trump

도널드 트럼프의 감정적 성숙도는 그런 십대와 비슷한 것 같다. 그리고 여자 친구를 놓고 서로 총질을 해대는 아이들은 총이 없었다면 총 대신 주먹질을 했으리란 것을 기억하자.

도널드 트럼프는 수천 개의 핵무기를 쏠 수 있다.

그리고 오판이나 실수는 국가 지도자만 저지르는 게 아니다. 상황이 일단 가열되기 시작하면, 국가 지도자들의 통제 범위 밖에 있는 사람들 수백 명이 실수와 오판을 저질러 국제적 재앙을 벌일 수 있다.

쿠바 미사일 위기 당시, 케네디는 데프콘 II로 위기 단계를 높였다. 당시 독일과 터키 조종사들은 핵무기로 무장한 NATO 전투기와 폭격기에 탑승해 공격 준비를 했다. 이들 중 한 명이 멋대로 행동했다면 2시간 정도 날아가 핵무기를 떨어뜨려 세계 3차 대전을 일으킬 수도 있었다.

그래서 북한과 이란의 경우 미국의 리더십이 긴장을 낮추는 게 중요하다. 그러나 현실에서 도널드 트럼프는 긴장을 고조시킬 수 있는 모든 일을 다 저질렀다.

핵무기가 넘치는 세상에서, 미국의 진정한 안보는 미국 대통령이 북한 지도자에게 욕설을 얼마나 잘하느냐에 달려있는 게 아니다. 끔찍한 전쟁, 특히 핵전쟁을 피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

미국이 북한에게 공격하지 않을 것이고 정권 교체를 꾀하지 않을 것이라는 믿을 만한 보장을 해주어야 북한은 핵무기 개발을 제한할 것이다. 트럼프가 군사적 위협 수위를 높일 때마다 핵무기만이 유일한 방어수단이라는 북한의 믿음은 더 강해진다.

북한은 핵무기 개발을 중단한 리비아의 무아마르 가다피가 어떻게 되었는지를 보았고, 그런 일을 당하기를 원하지 않는다.

트럼프가 이란 핵 협정을 버린다면, 북한은 미국과 합의한 핵 프로그램 제한 협정은 믿을 수 없다고 확신하게 될 것이다.

kim jong un

미국은 북한을 협상 테이블로 끌어내기 위해 강한 경제 재제를 가해야 하며, 안보를 보장하는 탈출구를 제공해야 한다. 오바마 정권이 이란에 이런 방식을 사용해 효과를 거두었다.

인류를 멸망시킬 수 있는 핵무기가 등장한 이래, 인류의 생존은 전쟁 없이 분쟁을 해결할 수 있는 비폭력적 수단의 개발에 달려 있다.

싫든 좋든 지식과 기술은 계속 퍼질 것이다. 인류의 생존을 위한 유일한 장기적 해결책은 핵무기 생산을 제한하고 아예 중지하기 위한 강력한 국제 협약이다. 또한 전세계에서 의견 차이를 민주적으로 공평하게 해결할 수 있는 정치적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이것은 급진적인 생각이 아니다. 프란치스코 교황, 레이건 정권 당시 국무 장관이었던 조지 슐츠, 클린턴 정권 당시 국방 장관이었던 윌리엄 페리 등은 모두 미국과 소련의 핵무기를 포함한 전세계 핵무기를 전부 없애는 국제 협약을 주창했다.

결국 그보다 약한 조치는 안보를 크게 위협할 수밖에 없다. 다른 나라들을 지구상에서 쓸어버려서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자고 떠드는 사람들은 그 누구보다 안보를 위험하게 만드는 사람들이다.

* 이 글은 허프포스트US에 게재된 로버트 크리머 정치 컨설턴트의 글 The Greatest Threat To U.S. Security Is A Miscalculation Or Mistake을 번역, 편집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