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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소수자 부모모임 Headshot

"모두가 당당히 살아갈 수 있는 세상" | 미주 최초 한인 성소수자 세미나 참여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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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주 한인 무지개 부모모임의 깃발

10월 중순, 미주 한인 무지개 부모모임의 초청을 받고 우리 일행은 미국 워싱턴으로 향했습니다. 혐오와 차별 없는 나아진 세상 속에서 우리의 자녀가 안전하게 살아가길 바라는 부모님들과의 만남이기에, 기다리던 오랜 친구와의 만남과 같은 가슴 뛰는 반가움에 행복했습니다.

행사 내내 들려온 당사자 친구들과의 많은 이야기는 한국 성소수자 부모모임의 친구들이 나누는 감정들과 같았습니다. 부모님들의 말씀에도 공통된 감정을 느끼며 역시 '우리는 하나'일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귀로 열심히 듣고 가슴으로 새기는 귀한 시간은 국경을 초월하여 내가 어떻게 살 것인지를 다시 가르쳐줬습니다.

이야기 마당시간에 나눈 부모님들의 진솔한 말씀에 저절로 흐르는 눈물은 내 속의 비움이 아닐까 합니다. 그 비움 속에 다시 용기를 채우고 다져 우리 자녀의 바람막이가 되는 부모가 되겠다는 다짐을 해봅니다.

행사가 끝나고 들린 뉴욕에 있는 게이 바 '스톤월' 방문은 굉장한 기쁨이었습니다. 멀리서 보이는 무지개 깃발이 무척 반가웠지요. 문을 열고 들어서니 올랜도 총기난사 사건 때 희생당한 이름이 한쪽 벽에 있었습니다. 마음으로 그분들을 추모하였습니다.

우리의 귀한 자녀로 인해 맺어진 미국과 한국의 성소수자 부모모임의 "만남"은 노래 가사 속의 말과 같이 우연이 아닙니다. 하늘이 맺어준 인연이라고 생각하며 소중히 간직하겠습니다. 워싱턴에서 만난 성소수자 부모님들의 따뜻한 사랑을 기억하고 간직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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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주 한인 성소수자 세미나에 참석한 지인(성소수자 부모모임 활동가)


[후기②] 지인(성소수자 부모모임)

10월14~16일에 미국 워싱턴DC 인근에서 미국 한인 무지개 부모모임이 주최한 세미나가 열렸다. 미국 전역에서 모인 한인 성소수자 부모님들과 더불어 우리 한국의 성소수자 부모모임도 초청을 받아 참가하게 되었다. 미국에 사는 한인 성소수자 가족들이 처음으로 한자리에 모이는 역사적인 행사였다.

세미나는 오전에 성소수자 부모님들과 자녀들이 따로 모임을 가지면서 시작되었다. 각지에서 오신 부모님들이 모두 둘러앉아 자신과 자녀의 이야기를 터놓고 이야기하는 시간을 가졌다. 미국에 어릴 때부터 살아온 부모님도 있었고, 미국에 이민을 온 지 10~20년 되신 분들이 많았고 모두 상황도 지역도 달랐다.

우리는 한 사람씩 아이의 커밍아웃 이야기를 이어갔다. 어느 한 어머니의 눈물로 곧 다른 부모들도 곳곳에서 눈물을 흘리기 시작하였다. 각자의 이야기는 곧 자신의 이야기였고, 우리는 모두 하나의 마음이 되어 공감하게 된 것이다. 어느 곳에 살든, 어떤 환경에서 자라든 우리 부모의 마음은 모두 같았고, 자녀가 힘들어하던 마음에 아파하였다.

인권운동을 하던 부모지만 아이가 게이라는 것을 알고 충격이었던 어머니, 퀴어영화를 만들어 영화를 통해 부모에게 커밍아웃한 아들, 부모의 이해를 받지 못해 힘들어하며 자해를 했던 딸에 대한 이야기, 그리고 두 아이가 모두 트랜스젠더이고, 그 중 인종차별과 성소수자 인권운동을 해오던 16살 아들이 스스로 죽음을 택하여 하늘나라로 가게 된 한 어머님의 안타까운 사연에 모두가 자신의 아이의 이야기처럼 함께 느끼며 아파하였다.

그 어머니는 가족과 사회의 태도가 그들에게 얼마나 큰 고통을 주는지 깨닫게 되어 더 이상 그러한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사회에 알리는 일에 앞장서고 있었다.

이어서 한국의 성소수자부모모임의 역사와 활동 상황에 대해 발표하는 시간이 있었다. 지난 3여 년 동안 한국의 성소수자 부모모임은 많은 성소수자 부모들과 매달 모임을 가졌고, 매년 퀴어퍼레이드에도 참가하였고 그 참여자수도 점차 늘어가고 있다.

나아가 부모모임 가이드북과 인터뷰집 출간, 홈페이지 구축, 수많은 신문매체와의 인터뷰 등으로 바쁘게 활약하는 모습을 소개하였다. 많은 미국의 한인 부모님들이 한국에서 이러한 활동이 진행되고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되어 기쁘고, 많은 힘이 된다며 격려의 말을 해주었다.

오후엔 성소수자 자녀들도 모두 함께 한 자리에서 한국의 하늘님을 비롯한 세 분 부모님들의 아이를 받아들이기까지 진솔한 이야기를 듣는 시간이 이어졌고, 자녀들은 부모들의 마음에 귀 기울이며 감동을 받고 힘을 얻는 시간이 되었다.

이어서 항상 성소수자의 인권을 위해 앞장서서 큰 힘이 돼주시는 미국 신학대학원의 강남순 교수님의 강연이 이어졌다. 나는 강연의 많은 구절들이 가슴에 와 닿았다. 그중에서도 "혐오하는 마음은 자신을 파괴시킨다"와 "펜의 힘"을 강조 하시던 멘트가 내 머릿속에 또렷이 떠오른다.

성소수자에 대한 혐오와 편견을 퍼붓는 사람들은 결국 자신들의 마음을 파괴하는 것이며, 마찬가지로 우리도 역시 누군가를 혐오하지 않는 마음을 가져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된다. 그들은 인식의 사각지대에 있는 사람들일 뿐이라는 것이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의 길은 "펜의 힘"을 믿고 더 많은 사람들에게 성소수자에 대한 잘못된 편견을 알리는 것이며 우리는 성소수자의 인권을 위해 꾸준히 앞으로 나아가야할 것이다.

행사 마지막에 자녀들이 그들을 이해해주고 지지해주는 부모님들에 대한 인사의 말을 하는 시간이 있었다. 자신과 고통을 함께 해주는 부모들에게 감사하는 감동의 말들이 이어졌고 모두들 눈물바다가 되었다.

우리 부모들은 모두 무지개 다발을 목에 걸었고, 손을 맞잡고 앞으로도 우리의 모임은 계속 될 것을 기약하였다. 우리는 자녀의 행복을 위해 모이고 행동하자는 것에 한마음이 되었다.

우리들은 모두 자녀가 당당히 살아갈 수 있는 세상을 꿈꾸며 나아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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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주 한인 성소수자 세미나 단체사진


[후기③] 어나더(성소수자 부모모임)

지난 10월 15일, 미주 최초 한인 성소수자 세미나가 열렸고 나는 영광스럽게도 한국 성소수자 부모모임을 대표해 두 어머니들과 함께 참석했다. 미국 첫 방문이라는 것부터 흥이 많이 났고 나와 비슷한 듯 다른 한국계 미국인 성소수자들과 그 부모님들을 뵙는 것도 많이 기다려졌다. 긴 비행을 마치고 미국에 도착한 우리를 반겨준 미국 성소수자 부모모임 분들은, 처음 뵙는데도 불구하고 한국에서 느낀 그 따뜻함과 비슷해 낯설지가 않았다.

세미나 하루 전날 저녁에는 세미나 전야제 같은 식사 자리가 있었는데 그 자리에는 다음 날 세미나에 참석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모여 서로를 알아갈 수 있었다. 나와 함께 미국에 오신 하늘님과 지인님은 미주 여기 저기에서 오신 다른 부모님들과 벌써부터 눈물을 흘리며 서로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공감하는 시간을 가지셨고 나는 나름대로 청년부 사람들과 친해질 수 있었다.

서로 멀리 떨어져 살고 있고 처음 보는 사이였지만 짧게 얘기 해보고 바로 친해졌을 만큼 우리는 비슷한 고민들과 이야기들을 지니고 있었다. 그렇게 저녁 식사에서 다음 날 세미나에 어떤 사람들이 올 지 보니 더 기대가 되는 것을 감출 수가 없었다.

드디어 세미나 날이 다가왔고 아침 일찍부터 부산스럽게 준비해 세미나 장소인 교회에 도착했고 장소가 주는 알 수 없는 편안함을 느꼈다. 아침에는 한국 성소수자 단체와 한국 사회적 맥락에 대해서 30분 정도 발표를 했다. 중간에 보여준 한국 성소수자 부모모임의 홍보 영상과 프리 허그 영상이 가장 호응이 좋아 활동가로서 뿌듯한 순간이기도 했다.

그리고 남은 오전 시간 동안 열렬한 LGBT(레즈비언, 게이, 양성애자, 트랜스젠더) 지지자이신 강남순 교수님의 짧은 강연을 들을 수 있었다. 주제는 '한인 교회와 성소수자 혐오에 맞서는 연대 형성 방법 모색'이었다. 미국 내 한인 교회도 한국 보수 개신교와 다를 게 없고 그에 대항할 수 있는 힘이 필요하다는 걸 여실히 느낄 수 있었던 강연이었다.

짧게 점심을 먹고 곧바로 본 세미나가 시작했다. 모두가 고대한 그 시간이었고 조금씩 들뜬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처음 진행된 프로그램은 이야기 한마당이었다. 한국 성소수자 부모모임의 하늘님, 미국의 조앤 리님, 그리고 서혁교님, 세 분께서 패널로 참여하셨고 본인들의 이야기를 허심탄회하게 털어놓은 자리였다.

특히 두 자녀분 모두 트랜스젠더로 커밍아웃하고 그 중에 한 자녀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조앤 리님의 이야기는 가족의 수용이 얼마나 성소수자들에게 중요한지 다시금 상기시켜주었다.

그 다음은 성소수자 당사자들의 이야기를 담은 동영상들을 시청했다. '돌'이라는 단편영화가 가장 기억에 남았는데, 감독 분이 이 영화를 다 제작하고 부모님께 보여드리면서 커밍아웃을 하셨다고 한다. 심지어는 실제 부모님께서 영화 내용도 모르신 채 짧게나마 출연을 하셨다.

당사자들끼리 우스갯소리로 커밍아웃을 위해서 영화까지 만들어야 하는 것이냐며 농담하기도 했다. 세미나 마무리는 강남순 교수님의 또 다른 강연으로 이어졌고 그 강연에서 혐오를 넘어서 연민과 연대의 중요성에 대해 강조하셨다. 비단 성소수자의 문제뿐만 아니라 사회의 사각지대에 놓인 다양한 소수자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고 함께 고통을 나누는 태도와 용기가 필요하다고 역설하셨다.

이 세미나가 나에게 주는 의미가 한국에서 느끼는 것과는 조금 다를 줄 알았다. 분명 어딘가에서는 차이를 느끼고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질 줄 알았다. 하지만 막상 세미나에 참석해보니 우리가 다른 상황, 다른 운동에 놓여있지 않고 모두가 하나로 이어져 있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았다.

그리고 우리를 이어주는 그 무언가가 결국엔 사랑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사랑'은 어디에나 존재한다. 언어의 장벽이든 실제 장벽이든 그런 것들에 구애 받지 않고. 그래서 우리는 사랑을 위대하다고 보통 표현한다. 그 위대함을 직접 보고 느낄 수 있던 기회를 가질 수 있어서 행복했다.

한국 성소수자 부모모임을 초청해주고 이런 자리를 주도해서 만든 미국 내 성소수자 부모님들, 그리고 그 동안 열심히 일하고 우리를 환대해준 KARP 스태프들에게 무한한 감사를 표하며 클리셰 같지만 언제나 말해도 질리지 않는 그 말로 마무리를 짓고 싶다.

Love wins, always.

* 이 글은 오마이뉴스에 중복 게재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