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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에서 청년당원으로 산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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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팟캐스트] 대한민국에서 청년당원으로 산다는 것

524만 명. 2014년 말 기준 16개 정당에 가입한 당원 수다. 10명에 한 명 꼴로 정당에 가입돼 있단 이야기다. 하지만 주위에서 정당활동을 하는 사람을 찾아보긴 힘들다. 정치는 여의도의 일로 여기고, 정당은 뉴스에나 등장하는 걸로 아는 사람이 대다수다.

이런 척박한 정당 풍토에서 20대부터 당당히 제 목소리를 내는 청년 당원들이 있다. 대한민국에서 청년 당원으로 산다는 건 어떤 의미일까. 모두가 가질 만한 궁금증을 청년당원들에게 직접 물었다. 새누리당에서 대학생위원장을 맡고 있는 정두현(25, 대학생)씨, 더불어민주당 강병원 의원실의 정책비서 정선호(25, 대학생)씨, 정의당 당원 장재란(25, 대학생) 씨에게 들어본 3인 3색의 청년 당원 활동기를 토대로 궁금증을 풀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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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 제20대 총선 청년서포터즈 '청춘나르샤' 활동 사진 (출처: 새누리당 대학생위원회 블로그)


Q. 정치에 관심이 있는 사람만 정당에 가입할 수 있나

A. 전혀 아니다. 새누리당에서 대학생위원장을 맡고 있는 정두현 씨는 "초중고를 다니면서 반장 한 번 한 적이 없었고, 대학 와서 했던 일들도 정치와는 거리가 먼 것들이었다"고 설명했다. 정 씨는 '정치적'인 것과는 거리가 먼 학생이었다. 그랬던 정 씨는 새누리당에서 인턴을 한 계기로 당원가입까지 하게 됐다. 이유는 간단했다. 직접 겪어보니 생각보다 괜찮은 당이라는 것. 정 씨는 "직접 들어왔더니 밖에서 본 것과 달랐다. 청년을 위해서도 많은 일을 하고 있는데 알려지지 않은 것들이 많았다"면서 "직접 들어가서 활동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겠단 생각이 들었다"고 입당 계기를 설명했다.

물론 정치에 관심 있는 사람이 가입하는 경우도 많다. 더불어민주당 당원 정선호 씨가 그런 경우다. 정 씨는 정치에 관심이 많은 일명 '정치덕후'였다. 그는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당원가입이 가능해지자 바로 더민주 당원으로 가입했다.


Q. 당원활동을 하면 불이익이 있지 않나

불이익을 받는 부분이 있는 게 사실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직업선택의 자유가 제한된다. 공무원이나 교사 등에 당원 가입을 제한하는 탓이다. 정치적 중립성이 이유지만 이 조항은 활발한 정당활동을 막는 장애물이 된다. 정의당 당원 장재란 씨가 당원 가입을 망설였던 이유도 여기에 있었다. 특히 사회적으로 만연한 진보정당에 대한 편견도 장애물이었다. 장 씨는 "언론인 지망생인데 기자로서 당 활동을 해도 되나 하는 고민을 하게 됐다"면서 "로스쿨을 다니는 주변인들에 물어보니 일부 로펌의 경우 당원은 아예 입사를 할 수 없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서복경 서강대 현대정치연구소 교수는 우리나라의 경우 공무원이나 교직에 과도한 정치적 중립성을 요구한다고 꼬집었다. 그는 "OECD 가입국들의 경우 대체로 교사들은 정당 가입이 가능하다"면서 "정치적 중립성은 직무상의 중립을 의미하는 것이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자신의 직무를 지지하는 정당의 편익을 위한 권한남용을 하면 안 되는 것이지, 내가 좋아하는 정당의 캠페인에 참여하거나 당원활동하는 건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강조했다.


Q. 당원활동이 일종의 낙인으로 작용하지 않나

정두현 씨는 20대 새누리당원이라는 이유만으로 놀림거리가 된 경험이 있다. 정 씨는 "정치현안에 대해서 진짜로 내 의견을 궁금해서 묻는 게 아니라 놀리려고 묻는 경우가 있다"면서 "박원순 시장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냐고 묻거나, 일베(일간 베스트) 아니냐고 묻는 사람도 있었다"고 말했다.

장재란 씨는 가족의 편견과 맞서야 했다. 보수적인 성향의 부모님은 장 씨의 진보정당 가입을 반대했다. 장 씨는 "정의당에 가입하고 집에 우편물이 왔는데 어머니께서 그걸 보고 등을 세게 때리시고 이 사회에서 살아가고 싶지 않냐고 물으시더라"며 "그러다보니 스스로 당원임을 밝히기 어려웠다"고 자신의 경험을 털어놨다.


Q. 당원이 되면 정당에 자신의 목소리가 반영되나

이 부분에 있어선 우리 정당 모두 좋은 점수를 받기 힘들다. 정두현 씨는 "10점 만점 중에 5점 정도 줄 수 있을 것 같다"며 "평소엔 8, 9점을 줄 수 있을 정도로 지도부와 당원 간 소통이 많다. 그런데 가장 중요한 선거 때와 선거 후에는 당원 목소리가 지도부로 전달되지 않는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노령화 돼 있는 정당 구조 역시 한계다. 당 지도부나 조직의 연령대가 높다보니 소통에 한계가 오는 부분이 많다. 정 씨는 "새누리당의 주요 지지층이 노년층이다보니 그런 조직관리방식을 청년층에 적용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그런 게 청년층에 안 맞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새누리당에 비해 상대적으로 젊은 정당이라 비춰지는 더민주 역시 당원의 입장에선 '노년 정당'이다. 당원인 정 씨는 "진보정당에 비해선 고령화돼 있다"고 설명했다.


Q. 당원이 되면 실질적으로 어떤 혜택이 있나

우선 정당에 경선 과정에 참여할 수 있단 게 가장 큰 혜택이다. 내가 속한 정당의 후보를 직접 뽑을 수 있는 권리를 행사하는 것이다. 새누리당과 더불어민주당, 정의당 모두 선거 후보 결정과정에서 당원의 의견을 반영한다. 특히 정의당의 경우 이번 20대 총선에서 당원들이 직접 비례대표 후보를 선택했다. 장 씨는 "정의당은 총선 국면에서 소통이 활발해진다"면서 "비례대표도 우리 손으로 뽑았는데, 순번도 직접 정하기 때문에 당원들의 의견이 상당히 많이 반영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당 차원에서 당원들을 위한 교육이나 특강을 마련하기도 한다. 새누리당의 경우 청년당원들을 위해 선배 정치인의 특강이나, 새누리당이 추진하는 정책들을 설명하는 특강도 제공한다.

더민주는 신입 당원들을 위한 교육이나 청년정치스쿨 같은 교육 프로그램도 준비돼있다. 정선호 씨는 "지난해 말 10만 명 정도가 온라인으로 입당해 신규 교육 수요가 많은 편"이라면서 "김광진, 장하나 전 의원이 신입 당원 교육을 하기도 했고 청년정치스쿨을 개최해서 강의를 듣고 수료증도 주는 등 여러 프로그램이 마련돼 있다"고 설명했다.

Q. 당원이 되면 정치인이 되는 데 도움이 되나

정당의 기능 중 하나가 신인 정치인 양성과 배출이다. 우리 정당들의 경우 이 부분에 특히 취약하다. 정두현 씨는 새누리당의 인재 육성 부문에 10점 만점에 2점이라는 박한 평가를 내렸다. 그는 "당내에 교육도 많고 특강도 있는데 인재를 성장시키는 데는 쓰지 않는다. 결국 그 사람은 당을 떠나서 다른 길을 찾게 되는데 그동안 들인 자원과 비용이 날아가는 것이다"고 지적했다. 정 씨는 또 "당에서 오랫동안 활동한 사람들이 공천을 받는 건 고사하고 목소리도 못 내는 일이 많다"며 선거 때만 되면 외부에서 명망가를 유입하는 방식을 바꿀 것을 주문했다.

더민주 역시 새누리당보단 낫지만 좋은 점수를 주긴 어려운 수준이다. 정선호 씨는 더민주의 10점 만점에 4점을 줬다. 정 씨는 "인재영입위원회가 있지만 인재발굴위원회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오랫동안 시민들과 접촉해보고 당조직을 이해하는 사람이 돼야 하는데 우리 사회는 출세의 정점을 정치라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당 내에 정치스쿨, 보좌진 양성교육도 있지만 여기서 교육받은 사람들이 선거에 출마하고 기회를 얻는 것과는 거리가 멀다"고 덧붙였다.

진보정당인 정의당의 사정은 그나마 나은 편이다. 장재란 씨는 "당 자체가 젊기 때문에 리더십스쿨이나 참모스쿨 등을 통해서 참모를 발굴하고 청년정치인을 육성하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의당의 경우 2020년에 출마자의 20%를 청년 출마자로 채우겠다는 목표도 세웠다.

서복경 교수는 "선진국의 경우 정치의 가장 말단 조직부터 차츰 성장해나가는 구조"라면서 "정당에서 당직 활동을 한 게 굉장히 중요한 경력사항"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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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정치발전소 방송팀원 한주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