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누리
김누리에서 업데이트 받기
중앙대 교수·독문학

김누리 블로그 목록

이제 '학계 블랙리스트'도 밝힐 차례다

(0) 댓글 | 게시됨 2017년 06월 19일 | 23시 24분

충격적인 문화계 블랙리스트의 진상이 마침내 드러날 모양이다. 지난 16일 문재인 대통령은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에게 임명장을 주는 자리에서 '블랙리스트에 대해 책임을 묻고, 문체부를 일신할 것'을 지시했고, 도종환 장관도 '진상규명위원회'를 꾸려 블랙리스트에 대해 철저히 파헤치겠다고 밝혔다.

문화계 블랙리스트의 전모를 규명하는 것은 박근혜-최순실 사태에서 드러난 어떤 사안보다도 중요하다. 그것은 개인의 비리 차원을 넘어 국가의...

게시물 읽기

브란트 정부와 문재인 정부

(0) 댓글 | 게시됨 2017년 05월 23일 | 00시 45분

오늘날 '독일' 하면 으레 '동방정책', '과거청산', '복지국가'를 떠올리는 사람이 많지만, 이런 독일이 빌리 브란트 정부의 '작품'이라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사실 전후 서독은 지금 우리가 알고 있는 독일과는 전혀 다른 나라였다. 아데나워 정부의 '서방통합' 정책에 따라 '반공의 방어벽'을 자임한 냉전의 최전선 국가였고, 1960년대 중반까지도 나치 전력이 있는 키징거가 총리에...

게시물 읽기

한국 민주주의의 '주적'은 냉전체제다

(0) 댓글 | 게시됨 2017년 04월 24일 | 23시 35분

대선 후보 티브이토론을 보면서 모멸감을 떨칠 수 없었다. 1600만 촛불의 기억이 벌써 사라진 것인가. '시민혁명' 직후의 선거가 어찌 이럴 수 있는가. 토론 내내 '박근혜 사태'에 책임이 있는 구여권 후보들이 오히려 공세를 펼쳤고, 구야권 후보들은 수세에 몰렸다. 조기 대선의 원인이 된 박근혜 정권의 부패와 무능, 민주주의의 후퇴, 남북관계의 파탄, 외교의 총체적...

게시물 읽기

민주주의자 없는 민주주의

(2) 댓글 | 게시됨 2017년 03월 27일 | 23시 27분

촛불혁명과 박근혜-최순실 사태는 한국 민주주의의 위대성과 한계를 동시에 보여주었다. 우리는 한국 민주주의의 놀라운 생명력에 경탄했지만, 그것이 얼마나 아슬아슬한 살얼음판 위에 서 있는지도 깨달았다.

촛불혁명으로 폭발한 한국 민주주의의 저력은 '역사적 기억'에서 나온 것이다. 4·19 혁명, 5·18 민주화운동, 6·10 민중항쟁의 역사는 시민들의 기억 속에 살아남아 그들을 거리로, 광장으로 나서게 한 힘이다. 발터...

게시물 읽기

거짓의 시대

(0) 댓글 | 게시됨 2017년 02월 28일 | 00시 30분

이 나라는 가히 '거짓말 공화국'이다. 대통령부터 장관, 청와대 고위인사들을 거쳐 재벌총수, 대학총장, 교수, 의사에 이르기까지 최고 권력자와 엘리트들이 지난 몇 달간 펼쳐온 현란한 거짓말 퍼레이드는 경악을 넘어선다. 국민들은 최소한의 윤리도, 자존심도, 수치심도 없는 저들의 파렴치에 할 말을 잃었고, 저런 자들이 나라를 지배해왔다는 사실에 분노했다.

권력자들의 공공연한 거짓말은 한국만의 문제는 아니다....

게시물 읽기

18살 투표권, 누가 두려워하는가

(0) 댓글 | 게시됨 2017년 01월 23일 | 23시 29분

순항할 것으로 보이던 '18살 투표권' 입법이 암초에 걸려 좌초될 위기에 처해 있다. 문제는 '바른정당'의 기회주의적 처신이다. 선거 연령 18살 하향 조정을 '개혁입법 1호'로 내세우더니 '만 18살은 선거에 참여하기에 미숙한 존재'라는 이유를 들어 돌연 반대 입장으로 돌아섰다. 특히 권성동 의원은 고등학교 3학년에 해당하는 18살은 "독자적 판단 능력이 부족"하다며, "고3을 무슨 선거판에...

게시물 읽기

광장의 촛불, 삶의 현장에서 타올라야

(0) 댓글 | 게시됨 2016년 12월 26일 | 23시 55분

"유럽과 미국은 이제 한국에서 민주주의를 배워야 한다."

독일의 저명한 주간지 '디 차이트'는 최근 한국의 촛불집회에 대해 이렇게 썼다. 서구에서 민주주의를 수입한 한국이 '원산지'보다 더 모범적으로 민주주의를 실천하고 있다는 얘기다. 민주주의는 아시아에 맞지 않는다는 '아시아적 가치' 논쟁은 끝났다고도 했다. "평화롭고 질서정연하면서도 강력한" 한국의 "성숙한 민주주의"가 "용기와 열정으로 민주주의를 지켜내는 방법"을 세상에...

게시물 읽기

200만 촛불의 명령은 '체제 교체'다

(0) 댓글 | 게시됨 2016년 11월 28일 | 23시 32분

2016년 11월26일은 역사적인 날이다. 무려 200만 가까운 시민들이 '대통령 퇴진'을 외치며 거리로 나섰다. 단군 이래 최대 시위이고, 아시아 역사상 최대 시위이며, 세계사에서도 유례가 없는 대규모 시위이다. 지금 대한민국 국민은 세계 민주주의의 역사를 새로 쓰고 있다. 시위의 규모만이 아니다. 광화문 광장은 그 자체가 거대한 '민주주의의 학습장'이었다. 시민들은 당당하게 자기주장을 펼치고 자유로이...

게시물 읽기

최순실 사태와 노예 민주주의

(0) 댓글 | 게시됨 2016년 10월 31일 | 23시 38분

최순실의 국정농단과 비리가 속속 드러나면서 국민들은 충격과 분노에 휩싸여 있다. '최순실 공화국', '이게 나라냐'라는 탄식 속에 '탄핵', '하야'라는 말이 어린 학생들의 입에 오르내리고, 시국선언과 시위가 들불처럼 번져가고 있다. 가히 '혁명 전야'의 분위기다.

최순실의 파렴치한 행각은 분명 엽기적이다. 그러나 더 놀라운 것은 지난 4년 동안 청와대는 말할 것도 없고, 정부, 여당,...

게시물 읽기

흡수통일은 신화다

(1) 댓글 | 게시됨 2016년 10월 04일 | 02시 51분

10월3일은 우리에게는 개천절이지만, 독일에서는 '통일의 날'이다. 오늘, 한반도에서는 닫힌 하늘이 열렸고, 독일에서는 갈린 나라가 합쳐졌다.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에 사는 우리는 누구보다도 독일 통일에 관심이 많다. 그러나 독일 통일에 대해 우리가 알고 있는 것 중에는 잘못된 것도 많다. 그중 대표적인 것이 '서독이 동독을 흡수통일했다'는 인식이다. '흡수통일론'은 우리가 만든 신화다.

독일에서는 '흡수통일'이라는...

게시물 읽기

국경 없는 유럽에서 동북아를 생각한다

(0) 댓글 | 게시됨 2016년 09월 06일 | 03시 59분

지난달 유럽을 다녀왔다. 독일의 남서부 오첸하우젠에서 열린 '유럽 아카데미'에 참석하기 위해서였다. 이 학술 캠프는 오늘의 유럽을 깊이 들여다볼 기회를 주었다. 난민위기와 브렉시트, 독일 헤게모니 등 현안들을 두루 살피고, 슈트라스부르크, 솅겐, 룩셈부르크 등 유럽통합의 현장도 직접 둘러볼 수 있었다. 통합된 유럽의 속살을 만져본 기분이었다.

유럽의 속살은 우리 언론에 비친 외적 이미지와는...

게시물 읽기

교육혁명, 더 이상 미룰 수 없다

(0) 댓글 | 게시됨 2016년 08월 09일 | 05시 28분

최근 독일 교육을 주제로 시민 대상 강연을 몇 차례 한 적이 있다. 독일과 한국의 교육을 비교하는 대목에서, 특히 우리 학생들이 처한 끔찍한 현실과 부모들이 느끼는 분열된 감정을 얘기할 때면 으레 중년 여성 몇 분이 슬그머니 뒷문으로 빠져나가곤 했다. 한번은 강연이 끝나자 한 분이 다가왔다. "중간에 자리를 떠 미안합니다. 자꾸 눈물이...

게시물 읽기

민주주의의 덫이 된 공영방송

(0) 댓글 | 게시됨 2016년 07월 12일 | 08시 19분

청와대가 공영방송에 대해 보도통제를 시도하고, 인사에까지 개입한 사실이 폭로되어 커다란 충격을 주고 있다. 역사의 뒤편으로 사라진 줄 알았던 군사독재 시대의 망령이 막후에서 여전히 출몰하고 있다는 사실에 아연할 따름이다.

이번 '신판 보도지침' 사태가 깨우쳐준 것은 공영방송이 아직도 정권의 통제 아래에 있고, 우리의 민주주의가 여전히 아슬아슬한 벼랑 위에 서 있다는 사실이다.

언론...

게시물 읽기

학벌계급사회를 넘어서

(1) 댓글 | 게시됨 2016년 06월 13일 | 23시 53분

"내 아이를 이 지옥 속에 밀어 넣을 자신이 없어요."

출산율 저하를 화제로 다섯 명의 대학원 여학생들과 이야기를 나누던 차였다. 모두가 아이를 낳지 않겠다는 말에 깜짝 놀라 이유를 묻자 한 학생에게서 돌아온 답이었다. 다른 학생들도 하나같이 고개를 끄덕였다. 20대 중반의 여성들이 우리 사회와 교육에 대해 이 정도까지 비관적인 생각을 가지고...

게시물 읽기

독일 경제기적을 낳은 노동자 경영참여

(0) 댓글 | 게시됨 2016년 05월 17일 | 01시 29분

서울시는 지난 10일 국내 최초로 '노동이사제' 도입을 선언했다. 노동자가 기업 및 기관의 이사가 되어 주요 의사결정에 참여하는 노동이사제는 우리에게는 무척 생소하지만, 유럽에서는 이미 상당히 보편화된 제도다.

유럽연합 27개 회원국 가운데 18개국에서 이 제도가 시행되고 있다. 독일, 프랑스, 네덜란드, 덴마크, 스웨덴, 핀란드 등 중·북부 유럽 국가 대부분이 노동이사제를 채택하고 있는 반면...

게시물 읽기

위험수위 넘어선 한국 정치의 우편향

(0) 댓글 | 게시됨 2016년 02월 23일 | 02시 44분

임동원, 백낙청 한반도평화포럼 공동이사장이 2월19일 박근혜 정부의 대북정책과 관련한 야권 주요 인사들의 발언을 비판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평화·통일의 시대적 사명을 통감하지 못하는 야당의 각성을 촉구한다'는 제목의 성명에서 임동원 전 통일부 장관과 백낙청 서울대 명예교수는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의 '북한 궤멸' 발언, 개성공단 전면중단 등 정부의 대북 강경책에 대해 "필연적"이며 "비난만 할 수는...

게시물 읽기

100만 난민을 받는 나라의 교육

(0) 댓글 | 게시됨 2016년 01월 19일 | 00시 24분

독일에서 가장 부러운 것을 하나만 택하라면, 나는 주저 없이 '시위하는 초등학생'을 꼽겠다. 잘 달리는 메르세데스 벤츠나, 볼 잘 차는 축구대표팀도 부럽긴 하다. 하지만 내 가슴을 울렁거리게 하진 못한다.

유학 시절, "아마존을 살려내라", "아웅산 수치를 석방하라"고 외쳐대는 초딩들을 텔레비전에서 보고 놀란 적이 있다. 재작년 베를린에서 그런 초딩 데모대와 마주쳤다. 훔볼트 대학과...

게시물 읽기

시간강사 문제, 교수들이 나설 때다

(0) 댓글 | 게시됨 2015년 12월 21일 | 23시 26분

최근에 나온 <나는 지방대학 시간강사다>의 저자인 김민섭씨가 지난 12일 돌연 대학을 떠났다. "왜 우리를 모욕하고 학교가 비리의 온상인 것처럼 썼느냐"는 동료들의 비난이 마음의 상처가 된 모양이다. 시간강사의 현실이 "패스트푸드 알바보다도 못하고", "지식을 만드는 공간이 햄버거를 만드는 공간보다 사람을 위하지 못한다면, 참 슬픈 일"이라는 그의 말이 가슴을 후벼판다.

지난주 몇몇 대학에서...

게시물 읽기

"사장을 자유롭게 비판할 수 있습니까?"

(2) 댓글 | 게시됨 2015년 11월 24일 | 00시 15분

독일에서 서독과 동독 출신 대학생들을 모아놓고 토론을 벌인 적이 있다. 동서독 학생들의 인식차가 의외로 컸다. 서독 학생들은 주로 동독인들의 낮은 정치의식을 비판했다. "동독의 독재정권 아래서 왜 그렇게 굴종만 했는지 이해할 수 없다." 서독 학생의 질타에 동독 학생이 맞받았다. "우리가 독재정권에 맞서지 못한 건 사실이다. 당신들은 총리를 비판하고, 풍자의 대상으로 삼아...

게시물 읽기

보수를 위한 변명

(2) 댓글 | 게시됨 2015년 10월 27일 | 03시 23분

역사 교과서 국정화 논란을 보며 이 땅의 보수가 참 딱하다는 생각을 한다. 보수의 가치를 부정하는 자들이 '보수' 행세를 하며 보수의 얼굴에 먹칠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진짜 보수'였던 김구 선생이 오늘의 현실을 보면 무슨 생각을 하실까? 역사를 왜곡하고, 민족을 경시하는 자들이 보수를 자처하고 있으니, 얼마나 어처구니없어하실까?

보수란 무엇보다도 역사의 진실을 존중하고,...

게시물 읽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