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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 모의 공중전투서 베테랑 조종사에 완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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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 알파와 시뮬레이션 공중전투를 하고 있는 미 공군 베테랑 교관 진 리. © 신시내티대

인공지능(AI)이 인간과의 대결에서 또 한 번 승리를 거머쥐었다. 이번엔 바둑이 아닌 모의 공중전투 무대에서, 알파고가 아닌 알파가 실력을 뽐냈다.

미 신시내티대의 분사기업 사이버네틱스(Psibernetix)가 개발한 인공지능 알파(ALPHA)가 미 공군의 베테랑 교관 진리(Gene Lee)와의 공중전투 시뮬레이션에서 완승을 거둔 것이다. 공군 연구소가 보유하고 있는 다른 인공지능들도 알파에게 모두 패했다. 더욱 놀라운 점은 알파가 수십만원짜리 PC급 컴퓨터로 훈련을 받아왔다는 점이다.

<신시내티대 매거진> 보도에 따르면 예비역 대령인 리는 그동안 수천명의 공군 조종사들을 훈련시켜왔으며, 80년대부터 공중전투 시뮬레이션에서 인공지능과 상대해왔다. 하지만 지난해 10월 이후 치러진 수차례 대결에서 그는 알파를 한 번도 이기지 못했다. 심지어 연구진이 알파의 속도와 회전, 무장, 센서 능력에 일정한 제한을 두어 제 능력을 발휘하지 못하게 했을 때도 결과는 마찬가지였다.

리 교관은 "알파가 뭔가를 알아채고 그것에 반응하는 방식에 놀랐다. 알파는 내 의도를 알아차리고 내가 비행에 변화를 주고 미사일을 전개하는 순간 즉시 대응하는 것같았다. 알파는 필요할 때 공격과 방어 사이를 적시에 오가면서 행동을 취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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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시내티대

눈깜짝할 순간보다 250배 빨리 계산

연구진에 따르면 알파는 '유전적 퍼지 트리'(genetic fuzzy tree)라는 시스템을 이용해 결정을 내린다. 이 시스템은 퍼지 로직 알고리즘의 아류로, 상대방의 움직임에 기반한 전략들을 사람이 눈을 깜짝하는 순간보다 250배 더 빠른 속도로 계산해낼 수 있다. 이는 항공물리학적 계산과 직관이 함께 요구되는 공중전투 무대에서 절대적으로 유리하다.

개발팀은 알파는 조종사 편대와 한 팀을 이루게 될 것이라고 말한다. 신속하게 정확한 전략을 짜고 비행 편대와 공조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기 때문이다. 켈리 코헨(Kelly Cohen) 미 공군 소속 교수는 알파는 편대를 구성하는 다른 전투기들에 전술적 조언을 제공하고, 편대장의 명령을 수행하는 데 필요한 적절한 방법을 지속적으로 찾아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알파를 실행시키는 데는 고성능 컴퓨터가 필요없다. 연구진은 500달러(약 60만원)급 PC 성능의 컴퓨터로 알파를 훈련시켜왔다. 연구진은 35달러(약 4만원)짜리 신용카드 크기 만한 라즈베리 파이(Rasberry Pi) 피시에서도 알파를 실행할 수 있다고 밝혔다.

사이버네틱스 창업자인 닉 어네스트(Nick Ernest)는 "시뮬레이션 환경에서 아무도 대적할 수 없는 수준에 이르렀지만, 앞으로 수준을 더욱 높여 숙달된 현역 전투기 조종사들과 겨뤄보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알파의 등장은 공중전투의 자동화 시대를 촉진시킬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미래엔 명실상부한 무인전투기(UCAVs) 편대가 조종사없이 작전을 수행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킬러 로봇의 위험성을 우려하고 반대하는 사람들에겐 또 하나의 논란 거리가 생긴 셈이다.

* 이 글은 필자의 블로그 <곽노필의 미래창>에 실린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