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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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하대 교수, 문학평론가, 계간 〈황해문화〉 주간

김명인 블로그 목록

최영미 시인만의 문제가 아니다

(1) 댓글 | 게시됨 2017년 09월 13일 | 00시 59분

저명한 여성시인(이라고 쓰고 그냥 '최영미'라고 읽자)이 주거문제 해결을 위해 모고급호텔에 홍보를 대가로 장기투숙을 제안했대서 항간이 소요스러운 모양이다.

다수 여론은 부정적인 것 같다. 그를 마치 노력 없이 공짜나 바라는 'OO녀' 수준으로 폄하하거나, 잘 봐줘서 물정 모르는 철부지쯤으로 치부하는 듯하다. 또 어떤 이는 가난 속에서도 성실한 밥벌이노동을 하며 살아가는 다른 시인들과 비교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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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형적 유산

(0) 댓글 | 게시됨 2017년 09월 05일 | 03시 0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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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레이션/ 이강훈

서정주 전집이 20권 분량으로 완간된 모양이다. 편집위원들과 출판사의 적잖았을 노고를 높이 평가하고 싶다. 서정주가 세상을 떠난 것이 2000년, 사후 17년 만에 완간됐으니 생각보다 늦은 감도 있다. 문학사적 중요성을 가진 인물일수록 당자의 전기적 행적이 어떠하든, 그로 인한 호오와 포폄이 어떻게 갈리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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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저히 존중할 수 없는 '사법부의 판단'

(0) 댓글 | 게시됨 2017년 08월 02일 | 03시 17분

"보수주의를 표방한 대통령이 좌파에 대한 지원 축소와 우파에 대한 지원 확대를 표방한 것 자체가 헌법이나 법령에 위배된다고 볼 수 없다"

- 블랙리스트 1심 판결문 보니 (2017년 7월 31일, 한겨레)


우리는 흔히 '사법부의 판단을 존중한다'고 말한다. 그 말 속엔 '사법부의 판단'은 모든 판단행위 중에 가장 공정하고 편향적이지 않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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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고민 끝에 5번이 아닌 1번을 찍게 된 진짜 이유

(1) 댓글 | 게시됨 2017년 05월 14일 | 05시 59분

2002년, 노무현대통령 취임 이후 거의 1년 동안은 나는 여지없는 '노빠'였다. 그 무렵 한겨레, 경향을 비롯해 꽤 여러 곳에 기고하던 칼럼에서 나는 노대통령과 참여정부의 재야대변인처럼 행세했다. 나는 이를 테면 '나는 대통령의 막말이 즐겁다' 같은 제목의 칼럼도 썼다. 그와 그의 정부는 마치 권력을 접수한 혁명군처럼 보였고, 그들의 언행은 하나하나가 신선했으며 진부하고 경직되었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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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포가 일깨워 준 말

(0) 댓글 | 게시됨 2017년 04월 05일 | 01시 30분

세월호가 304명의 영혼을 맹골수도라는 레테의 강에 부려놓고 3년 만에 누워서 돌아온 목포항구, 그 도시의 사람들은 봄꽃축제도 취소하고 "목포를 숭고한 인간애가 넘치는 사랑의 도시, 치유의 도시로 만들자"며 그 슬픈 귀환을 맞았다고 한다.

숭고한 인간애...

들어본 지 너무 오래되어서 차라리 낯선 말, 오래된 신화나 비극의 낡은 대사 같은 그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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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희의 '끈질긴' 그림자

(1) 댓글 | 게시됨 2017년 03월 18일 | 04시 38분

"대통령을 지키지 못했습니다. 죄송합니다 마마, 용서하시옵소서"

언뜻 봐서 60대 중반쯤으로 보이는, 입성이 수수한 한 여성이 삼성동 박근혜 집 앞에서 무릎을 꿇고 이마를 땅에 찧으며 흐느끼면서 이렇게 울부짖었다.

생각해 보니 어젯밤 유난히 맥이 풀리고 기운이 없던 게 TV에서 언뜻 보고 할 말을 잊었던 이 장면 때문이었던 것 같다. 혹시 내가 잘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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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희정 지사의 '선한 의지'론이 위험한 발언인 이유

(0) 댓글 | 게시됨 2017년 02월 21일 | 23시 52분

JTBC뉴스룸에서 안희정은 일단 자신의 '선한 의지'론이 무엇을 말하는가를 알리는 데에는 성공한 듯하다. 그의 설명에 의하면 그는 '선한 의지'를 인정한다는 것은 "대화나 쟁론에 있어서 일단 상대방의 말을 액면 그대로 인정하고 시작한다"는 일종의 대화술, 혹은 논쟁술의 전제라고 말하고 싶어 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는 그 '선한 의지' 흑은 의도는 일단 인정하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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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을 수 없는 김기춘의 또 다른 악행

(6) 댓글 | 게시됨 2017년 01월 22일 | 07시 12분

바라던 대로 김기춘이 구속되었다. 그의 구속 소식을 접한 순간 가장 먼저 떠오른 얼굴이 있었다. 강기훈씨였다. 1991년 이른바 '유서 대필 사건'으로 3년의 징역을 살았던 그 사람. 분신자살한 친구 김기설의 유서를 대필해 줬다는, 다시 말하면 유서를 대필하면서까지 친구의 분신자살을 교사 내지 방조했다는 혐의를 뒤집어썼던 사람. 감옥에 있던 시간은 3년이지만 재심 끝에 2015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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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상, 그 '불편함'에 대하여

(1) 댓글 | 게시됨 2017년 01월 18일 | 00시 25분

서울 일본 대사관 앞에 이어 부산의 일본 영사관 앞에도 '소녀상'이 세워졌다. 그 '소녀상'이 일제 식민지시대 말기 이른바 '대동아전쟁' 시기에 일본군의 성노예로 끌려간 '종군위안부'들의 형상한 조형물이라는 것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우리나라뿐만이 아니라 미국 어딘가에도 세워져 있고, 일본 우익정부가 워낙 이 상징조형물에 신경질적으로 반응을 보이고, 또 그럴수록 '보호'되어야 하는 명분을 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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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문단 그리고 여성혐오

(4) 댓글 | 게시됨 2016년 09월 19일 | 05시 13분

한 시인이 신간시집을 내고 나서 안면이 있던 신문기자에게 전화로 자기 시집 기사를 안 내주냐고 진반농반 얘기를 건넸고, 그 얘기를 전해들은 그 신문사의 문학담당 기자는 그 시집에 대한 기사를 쓰는 대신 그 시인의 시들에 깔려있는 젠더적 (무)의식을 이렇게 비판하는 칼럼을 썼다.

'죄라고는 사랑한 죄밖에 없는, 가난하고 불쌍하지만 그런 가운데서도 위트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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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를 '참칭'하는 자들

(8) 댓글 | 게시됨 2016년 09월 10일 | 05시 27분

'진보주의' 혹은 '진보주의자'를 통칭하는 '진보'라는 말이 요즘처럼 우스꽝스럽고 불편하게 느껴지는 때가 있었을까 싶다. '넥슨성우-웹툰작가들-정의당 무슨 위원회'로 이어지는 티셔츠 파동에서 시작해서 최근의 <시사인> 절독사태에 이르는 '메갈리아'와 관련된 일련의 흐름 속에서 이른바 일군의 '진보'남성들이 보여주고 있는 행동거지를 보면 '진보'라는 말이 이젠 시장바닥의 땡처리 허드레 옷값보다도 더 값어치가 떨어진 느낌이다.

그렇지 않아도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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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갈리아와 전복의 언어

(2) 댓글 | 게시됨 2016년 08월 12일 | 03시 28분

메갈리아와 관련된 몇 개의 포스팅을 올리면서 온라인 공간에서 사용하는 언어와 수사학에 관해 이런저런 생각을 하게 되었다.

먼저 전제로 할 것은 지배자(가진 자/가해자)의 언어/수사학과 피지배자(못 가진 자/피해자)의 언어/수사학 사이에는 명백한 비대칭성이 존재한다는 사실이다. 지배자의 언어는 이성적, 권위적이고 계몽적이며 교술적이며 그 배경에는 권력 혹은 잠재적 위력이 개재되어 있다. 심지어 지배자의 언어는 태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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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갈리아가 깨닫게 해 준 것

(13) 댓글 | 게시됨 2016년 08월 03일 | 05시 04분

한국남성들의 절대다수는 여성을 열등한 존재라고, 혹은 열등한 존재여야 한다고 인식하고 있다. 그것은 비단 여성을 일상적으로 비하하거나 적대시하는 경우만이 아니다. 그 여성이 아무리 능력이 있고 많은 성취를 하고 심지어 명백히 자기보다 모든 면에서 우월하다고 하더라도 마찬가지다. 여성을 존중한다고 하는 경우건, 보호해야 한다고 하는 경우건, 매너가 좋은 경우건, 페미니스트를 자처하는 경우건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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