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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권자대회는 '촛불은 계속 타오른다'는 선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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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제도 개혁'이 정치 개혁의 첫걸음이라고 믿는 사람들 몇몇이 모여서 '셀럽부터 백수까지' 다양한 유권자들의 선거와 정치 경험에 대한 목소리를 수집해보려 합니다. 인터뷰를 통해 '선거'라는 행위가 정치와 우리의 삶에 어떻게 접속하고 있는지 살펴보면서 선거 제도 개혁에 대한 공감대를 확장하고 싶습니다.

[촛불 1주년 특별연재④]

촛불 1주년을 기념하며, 비례민주주의연대는 각자의 자리에서 들었던 촛불을 기억하며 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이들을 만나고 있다. 그 네 번째 주인공은 청년광장 선민지씨다.

2008년 미국산 소고기 수입에 반대하는 촛불집회를 기점으로 만들어진 청년광장은 지난겨울 촛불광장에 함께했으며, 촛불 이후 한국사회의 근본적인 변화를 위해 정치개혁이 전제되어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대한민국의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헌법이 공허한 조항이 되지 않으려면, 시민 권력이 영향을 발휘할 수 있는 정치시스템을 갖춰야 하는 것이다. 광장의 촛불이 변화시키지 못한 것은 무엇이며, 앞으로 우리는 무엇을 요구해야 할까. 선민지 청년광장 활동가를 만나 이야기 나눠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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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광장

청년광장은 어떤 고민을 하고 어떤 활동을 하는 곳인가?

'새로운 사회를 창조하는 청년광장'이란 슬로건을 바탕으로 활동하는 곳이다. 청년광장은 2008년 촛불집회를 기점으로 만들어졌다. 단체 초창기엔 촛불광장에 모였던 사람 중 청년문제에 관심 가진 이들이 모여 청년의제를 확장하는 방식으로 활동했다. 반값등록금, 청년고용 등 청년 문제가 이슈가 되던 시점에 청년들이 직접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문제의식에 활동을 시작하게 되었다. 청년뿐 아니라 신자유주의 구조 아래서 착취되는 이들이 주체가 되는 곳이다.

일상적으론 회원모임이 운영되고, 때 맞춰 연대 활동을 하는 구조다. 초창기엔 반값등록금 운동을 주로 했고, 대학 방학 기간에 맞춰 전국 순회 캠프도 진행했다. 2010년엔 전국 광역시를 돌아다니며 고용할당제를 주장하고 서명을 받고 다녔다. 지금은 주로 공부모임을 진행한다. 책을 읽고 토론하는 '청축북돋움' 등의 세미나도 진행하고 정기적인 회원 교육도 진행 중이다.

청년광장은 촛불을 어떻게 경험했나?

청년광장은 '광장'에서 청년들이 자신의 의제를 직접 이야기하자는 취지로 시작하게 되었다. 지난 겨울에도 청년광장 깃발과 함께 촛불을 들었다. 지난 겨울 광장엔 '검찰 개혁', '재벌도 공범' 등의 구호가 가득찼다. 시민들은 한국 사회 전반에 자리한 정경유착과 부패, 기득권 세력을 비판하고 기득권이 주체가 되어 돌아가는 시스템을 바꿀 것을 요구했다. 촛불1주년 행사의 구호는 '적폐청산과 사회대개혁'이었고. 청년광장 역시 이에 동의하며 부양의무제 폐지, 언론개혁 등 다양한 이슈를 다루며 연대했다. 투쟁사업장 공동투쟁위원회와도 연대했다. 재벌개혁 또한 화두였기 때문에 반올림과 연대해서 방진복 행진도 했다.

촛불 이후 우리 사회가 어떻게 달라졌고, 어떤 게 과제로 남았다고 보는가?

촛불을 계기로 주권자 의식이 명확해졌다고 본다. 그동안 정치는 특정 계급의 전유물로 취급되었지만, 이젠 대부분 정치의 필요성을 인식하게 된 것이 촛불 이후의 변화라고 본다. 이전까지 정치에 대한 무력감이 팽배했다면, 지금은 정치의 중요성을 인식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이제는 뭐라도 해 볼 수 있다는 분위기가 만들어져서 기대가 된다. 청년들이 사회 문제에 무관심하다는 시선이 많이 깨지기도 했다. 그러나 실질적인 변화를 만드는 건 정치제도라고 본다. 정치개혁이 전제되어야 우리가 원하는 세상에 다가설 수 있다. 이런 맥락에서 '정치개혁 청년행동'에 연대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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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광장

정치개혁 청년행동은 3대 개혁과제(연동형 비례대표제, 만 18세 이하 선거권 및 피선거권/청소년 정치 활동 보장, 청년할당제)를 바탕으로 활동하고 있는데. 관심 있게 보는 의제는 무엇인가?

정치개혁 청년행동에서 다루는 의제 모두 해결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또한 모든 의제는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그런 맥락에서 연대체의 활동과 역할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연동형 비례대표제라는 큰 틀이 만들어지지 않으면 근본적인 변화가 없을 것이다. 시기도 중요할 것 같아 걱정도 많이 된다. 타이밍은 이땐데.

연동형 비례대표제가 도입되면 어떤 변화가 있을 거라 기대하는가?

실제 의결과정에서 결선투표를 해본 적이 있다. 각자 지지하는 의견에 투표하고, 두 개를 다시 표결에 부쳤는데, 결과가 뒤집어졌다. 하나만 골라야 하니 소신투표도 할 수 있고, 숙의 과정을 거쳐 결과가 바뀌는 걸 보니 내 의견이 반영된다는 느낌을 받았다. 연동형 비례대표제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정치가 내 문제라는 것을 명확히 알게 될 것이다. 정당득표율 대로 의석이 배분되는 것이니. 정치에 무관심할 수밖에 없는 건, 정치가 내 삶의 문제라는 연결고리가 끊어졌기 때문이다. 정치가 내 삶에 영향을 미친다는 걸 느끼지 못하면 당연히 효능감이 떨어지고 정치혐오로 이어진다.

11월 11일 광화문광장에서 주권자대회가 열린다. 정치개혁과 국민주도개헌이라는 의제 운동으로 대규모 행사를 광장에서 여는 건 처음이다. 이런 자리가 어떻게 다가오는가? 주권자의식과 연결될 거 같은데.

주권자대회는 '촛불은 계속 타오른다'는 선언이다. 주권자들이 한 자리에 다시 모이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특정 인물이나 단체 주도가 아닌, 각자 꿈꾸는 더 나은 세상을 디자인하기 위해 모인다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크다고 생각한다. 민주주의 국가에 한 발 더 다가가는 느낌이다. 이는 한국적 지형에 꼭 필요한 민주주의를 만들어가는 과정이기도 하다. 어떤 사람들이 어떤 의제를 가지고 참여할지 기대된다. 분노를 넘어 희망을 보고, 같은 뜻을 공유하는 동료들과 즐기는 축제가 될 거라 본다. 의제를 가지고 진행되는 행사니 문턱이 있을 수도 있다. 그러나 촛불 이후 주권자로서 효능감을 느끼게 되었으니 많은 이들이 참여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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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11일, 주권자여 모여라!


그랬으면 좋겠다(웃음). 청년광장은 어떤 이들을 청년으로 호명하는가? 한국사회에서 청년은 특정 의제를 갖다 붙이기 위해 호명되곤 하는데, 문제의식이나 피로가 있을 거 같다.

앞으로 청년광장도 더욱 고민해야 한다. 정치개혁 청년행동에서도 청년을 어떻게 정의할 건지 토론이 완결되지 않았다. 청소년 단체도 함께 하고 있으니 청년이라는 명칭을 계속 가져가야 하는지 고민도 되고. 일단, 청년문제는 청년만의 문제가 아니다. 청년문제는 다양한 사회적 의제와 연결고리를 가지고 있다. 청년문제가 해결 될 때 그 연결 지점의 의제들도 해결되는 부분이 생겨날 것이다. '미래세대' 같은 표현이 청년의제를 더 잘 표현한다고 본다. '청년'이라고 불리는 가치관과 생활이 미래를 규명하고 현재보다 더 대표성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정치개혁 청년행동이 기획한 공동 강연회 '미래세대 정치참여를 가로막는 n가지 장벽'에서 청년할당제를 발제하고 퍼실리테이터로 참여했는데. 강연회에서 어떤 고민이 오갔나 궁금하다.

각 의제에 대한 공감대와 의견은 다양할 것이다. 강연회를 통해 각 의제에 대해 풍부한 토론이 오갔으면 했다. 어떻게 의제를 알려갈지 고민하다가, 용어가 너무 어려워서 바뀌면 좋겠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대체할 만한 표현이 나오진 않아서 아쉬웠지만, 좀 더 와닿을만한 용어와 슬로건을 함께 고민했던 게 인상깊었다. 그리고 여전히 청년이 정치에 관심을 갖지 못하는 현실에 주목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먹고살기 너무 바빠 신경을 못 쓰는 사람은 분명 존재한다. 청년기본법 등 당장의 변화를 가져올 의제도 소홀히 해선 안 된다는 얘기가 기억에 남는다.

정치란 무엇이라 보는가?

정치는 소통이라고 생각한다. 정치를 통해 내가 겪는 문제가 무엇인지 이야기하고,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들과 소통하는 과정 속에서 제도가 만들어진다. 그 제도가 결국 삶의 문제를 해결하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다양성에 대한 존중이 기본이 되어야 하는데, 정치 자체가 특권층, 특정 의제에 한정되어있다. 더 많은 이들의 의제가 화두로 떠올라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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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인 인터뷰의 18번째 외침ⓒ비례민주주의연대


현재 삶의 화두가 무엇인가?

활동과 생계 사이의 고민이다. 청년광장은 청년문제를 해결하는 데 앞장서야 한다고 뜻을 모은 이들이 행사를 기획하고 실무를 추진한다. 셀프착취구조라고 볼 수 있는데(웃음). 개인적으로 화두다. 이 구조를 어떻게 안정시킬지 고민이다.

내가 만나는 청년들 삶이 나와 별 반 다르지 않다. 직장생활 힘들어 미치겠어도 돈 생각하면 그만둘 수도 없는데, 그마저도 불안정하다. 우리 세대는 일을 해야지만 먹고 살 수 있는데, 그게 너무 힘들다. 피아노를 배우고 싶은데 레슨비가 15만 원이더라. 당연히 접을 수밖에 없었다. 난 활동가니까 더 깊은 고민을 위해 공부해야 하는데, 그러려면 일하는 시간을 줄여야 한다. 아니면 지친 몸을 이끌고 공부할 수밖에 없다. 누가 내 교육비를 지원해주는 것도 아니니까 결국 스스로 혹사하지 않으면 불가능한 거다. 새로운 걸 하고 싶어도 못하고, 몸이 아파도 일하러 가야 하고. 이게 뭐냐(웃음). 이런 현실을 바꾸기 위해서라도 정치가 달라져야 한다. 정치가 바뀌면 많은 게 해결될 수 있다. 나 혼자 할 수도 없고 혼자 생각하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뭉치는 게 필요하다고 본다.

진행 l 복코(비례민주주의연대 운영위원)
속기·재구성 l 김푸른(비례민주주의연대 운영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