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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장의 촛불은 국회로 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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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 1주년 특별연재③] '선거제도 개혁'이 정치 개혁의 첫걸음이라고 믿는 사람들 몇몇이 모여서 '셀럽부터 백수까지' 다양한 유권자들의 선거와 정치 경험에 대한 목소리를 수집해보려 합니다. 인터뷰를 통해 '선거'라는 행위가 정치와 우리의 삶에 어떻게 접속하고 있는지 살펴보면서 선거 제도 개혁에 대한 공감대를 확장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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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월 28일, 촛불 1주년을 기념하는 촛불이 광장을 가득 메웠다. 다시 광장에 모인 시민들은 끊임없이 되물었다. 광장의 촛불이 변화시키지 못한 것은 무엇이며, 앞으로 우리는 무엇을 요구해야 하는가?

'박근혜 퇴진'을 요구했던 촛불은 새로운 구호를 외치며 다시 타오른다. 촛불 1주년을 맞아 100인 인터뷰는 각자의 자리에서 들었던 촛불을 기억하며 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이들을 만나고 있다. 그 세 번째 주인공은 정치개혁 고양·파주시민행동 운영위원장 김현우씨다.

시민들이 주말을 바쳐 광장에 나온 지난 날, 현우씨 역시 아르바이트를 마치고 광장으로 달려왔다. 그리고 국회 앞에서 촛불 모자를 쓰고 선거제도 개혁을 촉구하는 1인 시위를 진행했다. 여전히 현우씨의 촛불은 꺼지지 않았다. 청년참여연대, 고양·파주시민행동, 정치개혁 고양·파주행동 및 청년행동, 비례민주주의연대 등 다양한 공간에서 활동하고 있는 김현우씨는 험난한 시국을 거치며 '선거제도 개혁'을 주요 의제로 삼게 되었다는데, 그 이유는 무엇일까.

바빠 보이는데. 요즘 뭐 하고 지내나?

고양·파주시민행동 운영위원장을 맡게 되었다. 매주 토요일마다 캠페인을 진행하고, 평일 오전엔 유인물을 배포한다. 오늘 아침에도 하고 왔다(웃음). 출근시간대 서울로 가는 광역 버스 정류장에 사람이 많아서 유인물 배포하기 좋다.

반응이 어떤가?

잘 들어준다. '연동형 비례대표제'라는 용어가 대부분 낯설 것이다. 그래서 "행복한 나라, 민주주의가 정착된 나라에서 운영되는 제도"라고 설명을 시작한다. 그리고 "지금의 선거제도는 거대 정당에게 유리할 수밖에 없다. 1등만 당선되고 나머지 표는 사표가 된다"는 이야기로 이어간다. "거대 정당은 37% 정도 되는 득표율로 과반 이상의 의석을 확보하고 권력을 독점하게 된다. 정당득표율대로 의석을 배분하는 연동형 비례대표제로 선거제도를 개혁하는 게 중요하다"고 이야기한다. 무조건 다 설명한다(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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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 파주 지역에서 본격 활동 시작을 알리는 기자회견


지금은 활동가로 살고 있는데, 이전엔 어떻게 생활했는지 궁금하다.

고등학교 졸업 후 전산·세무·회계 자격증 공부를 하고 세무사 사무실에서 일했다. 그리고 반도체 공장에서 생산직으로 13개월 정도 근무했다. 2교대 근무를 하면 5시간밖에 못 잔다. 회식이 있으면 3~4시간밖에 못 자고. 이때 자투리 시간을 이용해 심리학 공부를 하고 책을 읽었다. 지금은 활동하며 지내고 싶다. 적금을 깨서 생활 중이다. 모을 때 빡세게 모으고 야금야금 쓰곤 한다(웃음).

반도체 공장에서 생산직으로 근무한 이후 삶이 달라진 건데, 어떤 고민이 있었나?

참여연대가 너무 좋았다. '마음의 연대'라는 책을 통해 참여연대를 알게 되었고 마침 공익활동가 프로그램이 시작되어 활동하게 되었다. 그리고 활동하며 한겨레 신문을 구독했는데, 신문을 통해 한국 사회 시스템이 망가져 있다는 걸 절감했고 분노하게 되었다. 사회에 대한 문제의식이 명확해진 계기였다.

굉장히 열정적으로 활동하고 있는데, 선거제도 개혁 의제에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가 궁금하다.

백남기 농민 사건, 최순실-박근혜 게이트를 거치며 눈물이 나더라. 그런데 작년 10월 28일 비례민주주의연대에서 토크콘서트 '몰랐어? 문제는 선거제도야!'를 열지 않았나. 그때 선거제도 개혁 의제를 처음 알게 되었다. SNS에서 보고 갔는데, '선거제도가 바뀌면 나의 삶이 달라진다'는 문구에 확 꽂혔다. 당시 청년참여연대에서 활동했는데, 마침 옆자리에 회원님이 계셔서 정치분과 주요 의제로 삼자고 결의했다. 회원들과 함께 공부하고 토론회나 강연회도 적극적으로 찾아다녔다. 매주 촛불 집회에서 유인물을 배포했고 국회 앞에서 1인 시위도 했다. 작년 3월부터 약 60회 정도, '선거제도 개혁이 우선이다'라는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서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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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앞 1인 시위를 하고 있는 김현우 님


당시 촛불모자가 인상적이었는데. 이제 촛불 이야기를 해보자. 기억 남는 순간이나 장면이 있는가?

당시 독립하고 아르바이트를 두 개 했던 시기다. 주말엔 아침 9시부터 저녁 6시까지 종일 일 했다. 일터가 파주라 마치고 뛰어가도 8시에나 도착한다. 그럼 촛불 파도를 못 타는데(웃음). 너무 아쉬웠다. 당시 파충류
테마파크에서 큐레이터로 일했는데, 조기 퇴근하고 광장에 간 적도 있다. 사장님도 촛불의 가치에 동의하는 사람이었기에 조율이 가능했다. 아, 파충류 테마파크 사장님은 현재 지역 기자로 활동하신다. 마무리를 잘 하고 나와서 여전히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재밌는 인연이다(웃음). 부패하고 무능한 정권을 촛불시민의 힘으로 정권을 바꿨는데, 그 이후도 중요할 것이다. 촛불 이후 무엇이 달라졌고, 남은 과제는 무엇이라 생각하는가.

정권은 바뀌었다. 그러나 공직사회를 이루는 기존 기득권은 남아있고 개혁과제는 국회에서 발목 잡히고 있다. 행정부를 끌어내렸으니 이제 국회를 바꾸는 게 핵심이라 본다. 촛불 시민으로서 세월호 참사 같은 사건이 되풀이되지 않길 바라고, 특정 정당이 의회를 독점하는 일이 반복되지 않았으면 한다.

투표 경험이 있는가? 무슨 생각을 하면서 투표했는가.

작년 20대 총선이 첫 투표다. 2교대 근무를 했던 때인데 투표소가 너무 멀었던 기억이 난다. 별생각 없이 투표했고 내 표가 정치권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깊이 고민하진 않았다. 그렇지만 내가 시대적 과제라 여기고 중요하게 생각한 의제는 있었다. 그 의제를 공약한 소수 정당에 투표했다. 지역구의 경우 거대 정당 후보에게 투표했다.

여전히 개혁 과제가 많다. 가장 중요한 정치개혁 과제는 뭐라고 생각하나.

선거제도다. 정당득표율대로 의석을 배분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 2014년 파주시의회 전체 의석 14석 중 8석은 새누리당, 새정치민주연합 5석, 나머지 1석은 통합진보당으로 구성되어있다. 완전 거대양당이 독점한 거다. 고양시의회도 2014년 당시 전체의석 31석 중 새누리당이 13석, 새정치민주연합이 16석, 정의당이 2석을 차지했다. 지금은 구성이 약간 변했지만, 거대 양당이 독점한다는 건 똑같다. 당명만 바뀌었고 다양한 정당이 의석을 차지하고 있진 않다.

'정치개혁 청년행동' 활동도 하고 있다. 청년정치에 대한 고민이 있을 거 같은데. 당사자 정치, 청년 의제가 어떻게 다루어져야 하는가.

지역에서 정치활동을 하는 청년은 극소수다. 청년들은 바쁘다. 졸업하면 대학가야지, 대학 나오면 취업해야지···. 열정과 시간을 쏟아야 할 것이 딱 정해져있어서인지 다른 활동에 관심 갖기 어려운 것 같다. 무엇보다 사회문제나 지역 현안을 접할 기회가 적다.

나는 이명박-박근혜 정권에서 청소년기를 보냈는데, 학교를 다니면서 역사나 정치에 관심 가질 필요성을 딱히 못 느꼈다. 그저 쳇바퀴 돌 듯 살아야 했으니까.

연동형 비례대표제가 도입되면 어떤 변화가 생길 거라 기대하는가.

현재 전체의석 300석 중 253석은 지역구 후보, 47석은 비례대표로 구성되어있다. 정치개혁 공동행동은 예산 증액 없이 국회의석을 확대하고 이를 비례대표로 채우자는 공식 입장을 가지고 있다. 비례대표가 확대되면 여성, 청년, 성소수자, 장애인 등 다양한 의제를 가진 이들이 국회에 유입될 것이다. 지역 민심을 확보하기 위한 선거가 아니라 국회에서 다양한 의제가 힘을 얻는 것이라 본다. 그리고 특정 정당이 과반 이상의 의석을 확보하기 힘드니 일방적인 권력행사가 불가능하다. 정책도 세밀하게 만들어질 것이다. 결국 시민이 누릴 수 있는 게 많아지고, 행복해질 거 같다. 관심을 받는다고 느끼면 행복하지 않나. 내가 정부로부터 관심 받고 있다는 생각이 들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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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인 인터뷰의 17번째 외침ⓒ비례민주주의연대


추상적인 질문일 수 있지만, 본인이 생각하는 정치란 무엇인지 궁금하다.

정치는 우리 삶에 근본적이고 핵심적인 문제라고 본다. 선거라는 행위는 정치의 시작이고. 누구나 자유롭게 정치에 관해 이야기 할 수 있었으면 한다. 국회가 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잘 감시하는 게 필요한데, 그걸 가능케 하는 게 의회 내 독점 권력을 없애는 것이다.

끝으로 전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문재인 대통령 정권에서 개혁과제가 바짝 해결되면 좋겠다. 12월 31일까지 입법권을 가진 정치개혁특별위원회가 활동하는데, 임기 내 선거제도 개혁을 이루길 바란다. 정말이지, 행복한 나라가 되었으면 좋겠다. EIU(이코노미스트 인텔리전스 유닛) 발표에 따르면 대한민국 민주주의 지수가 24위인데, 10위권 안으로 들어갔으면 한다. 행복지수, 부패인식지수 등 가시적인 지표가 변하면 좋겠다. 끝으로, 활동가로 살며 만나는 사람들이 고맙고 소중하다. 내가 쏟는 시간과 에너지가 힘이 되었으면 좋겠다.

진행|복코(비례민주의연대 운영위원)
속기·재구성|김푸른(비례민주주의연대 운영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