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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의 고난을 이제 끝내야 할 시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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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의 꿈은 시간관리의 달인이 되는 것입니다. 돈은 없어도 시간은 풍족하게 쓰면서 살고 싶어요. 저는 '오컴의 면도날'을 시간관리에 응용합니다. '오컴의 면도날' : '같은 현상을 설명하는 2개의 이론이 있다면, 더 간단한 쪽을 선택하라.' 시간관리에서는 이렇게 변용됩니다. '어떤 일을 이루는데 두 가지 방법이 있다면, 더 간단한 방법을 선택하라.'

영어를 잘 하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할까요? 원어민 교사를 만나, 정규적으로 회화 수업을 받거나 해외 어학 연수를 가는 방법이 있고, 또 하나가 혼자서 짬날 때마다 회화 문장을 외우는 것이라면, 둘 중 저는 후자를 택합니다. 더 간단하거든요. 복잡한 절차(선생을 구하고, 강습료를 내고, 책을 사고, 여권을 만들고, 미국 학교에 입학 허가를 얻고)를 거쳐야하는 일은 중간에 포기하기 쉽습니다. 무수한 조건 중 어느 하나만 틀어져도 실패로 돌아가지요. 쉬운 방법의 실행은 그냥 나의 의지만 있으면 됩니다.

공부를 더 하고 싶은 욕심에, '야간 대학원에 진학해서 학위를 딸까?' 하는 생각을 해보기도 했어요. 하지만, 과정이 복잡하더군요. 입학 전형을 통과하고, 등록금을 내고, 수강신청을 하고, 업무 시간과 수업을 조정하고, 논문을 쓰고, 교수의 평가를 받고.... 등등. 너무 복잡해서 싫었어요. (물론 돈도 꽤 들고요.^^) 그냥 도서관에 가서 내가 관심있는 분야의 책을 빌려, 매일 전철에서 출퇴근시간에 읽습니다. 지하철 통근시간에 각 분야 최고의 전문가에게 수업을 듣는 기분입니다. 매일 아침 과제물을 낸다는 기분으로 블로그에 글을 씁니다. 그렇게 모은 글을 논문 대신 책으로 펴냅니다. 석사 학위를 따는 것보다, 책 한 권을 내는 것이 제게는 더 쉽고 간단한 공부예요. (심지어 후자는 돈이 들기보다 돈을 버는 방법이고요.)

어떤 일을 이루려면, 방법도 간단해야 하고, 주체도 단순해야 합니다. 여러 사람의 도움을 얻어야 가능하다면, 사람들을 모으고 설득하고 동의를 구하는데 시간이 걸립니다. 진정 원하는 일이 있다면, 일단 혼자 먼저 시작해 봅니다.


2012년 MBC 170일 파업 이후, 오랜 세월이 흘렀습니다. 5년이 지나도록 해직자들은 회사에 돌아오지 못하고 있습니다. 고등법원에서까지 해직 무표 판결이 났지만, 현 MBC 경영진은 몇년째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어요. 그리고 그 긴 시간 동안 MBC의 신뢰도는 추락하고, 경쟁력은 떨어지고 있어요. 무엇보다 제가 아끼고 좋아하는 선후배들이 자꾸 회사를 나가고 있어요. MBC는 조직원의 경쟁력으로 먹고 사는 콘텐츠 제작집단인데 말이지요. 회사가 위기에 빠졌을 때, 무엇을 해야 할까요? 방송 공정성 확보, MBC 뉴스의 정상화, 조합원 현업 복귀, 등등 MBC가 안고 있는 많은 문제에 대해 여러 해법이 있겠지만 그중 가장 단순한 것은 김장겸 사장의 퇴진입니다. 지난 5년 간, 보도국장, 보도본부장으로 MBC 뉴스와 조직을 망가뜨린 장본인, 김장겸 사장이 물러나는 일입니다.

해결책은 가장 단순한 방법에서 시작합니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일단 한번 해보는 겁니다.

그래서 저는 외치고 있습니다.

"김장겸은 물러나라!"

'김장겸의 심장'에서 '김장겸 물러나라'를 외친 남자

(부끄럽지만 공유합니다. 현재, 저의 가장 큰 소망이 무언인지 보여주는 글이니까요.)


그리고 이제는 MBC 동료들이 함께 외치고 있습니다.

"김장겸은 물러나라!"

2012년부터 이어진 MBC의 고난을 이제 끝내야 할 시간입니다.

가장 단순한 방법으로, 일단 한번 시작해보겠습니다.


* 이 글은 필자의 블로그 [공짜로 즐기는 세상]에 실린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