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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chael Moore Headshot

트럼프가 선거운동을 사보타주하는 이유는 애초에 대통령이 될 생각이 없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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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UMP
ERIC THAYER / Reut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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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들에게,

도널드 트럼프는 미국 대통령이 되고 싶어한 적이 없다. 내가 아는데 이것은 사실이다. 어떻게 아는지는 말하지 않을 것이다. 트럼프와 내가 같은 에이전트나 변호사, 스타일리스트를 쓴다는 말은 아니고, 만약 그렇다 해도 그게 어떤 의미가 있다는 말도 아니다. 그런 에이전시나 NBC 복도나 어딘가에서 우연히 들은 말이 있다는 말도 결코 아니다. 하지만 지금 이 글을 읽고 있는 사람들 중에는 이게 무슨 말인지 아는 사람들이 있고, 그들은 앞으로 이어지는 내용이 모두 실제로 일어났다는 걸 안다.

트럼프는 NBC에서 방영되어 히트한 쇼 '어프렌티스'(와 '셀러브리티 어프렌티스')의 호스트로 맺은 계약에 불만이 있었다. 간단히 말해 돈을 더 받고 싶었다. 그는 예전에 주목을 받으면 협상할 때 더 유리한 입장이 되지 않을까 싶어 대선 출마 가능성을 저울질해 본 적이 있었다. 하지만 자칭 협상의 왕인 그는 무언가를 하겠다고 말하는 건 아무것도 아니라는 걸 알고 있었다. 행동에 옮겨야 다들 신경을 쓰고 주목을 한다.

트럼프는 다른 방송국들과 쇼를 옮기는 것을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이 역시 협상력을 얻기 위한 방법이었다. 자신을 다른 곳에 빼앗길까 봐 두려워하게 하려는 것이었다. 트럼프가 다른 방송국 한 곳의 사장과 '조용히' 만나자 소문이 퍼졌고 그의 협상력은 강해졌다. 그는 이제 승부수를 던질 때라는 걸 알고 있었다.

그는 대선에 출마하기로 결심했다.

물론 정말로 대통령이 되기 위해 노력할 필요는 없었다. 그냥 발표를 하고, 수만 명의 팬이 몰려드는 대형 유세를 몇 번 하고, 자신이 1위(가 아니면 무엇이겠는가!)임을 보여주는 초기 설문 조사 결과 몇 개가 나오기만 기다리면 된다! 그러면 자기가 원하는 조건대로 계약을 할 수 있고, 지금 받는 돈보다 수백만 달러를 더 받을 수 있게 된다.

그래서 작년 6월 16일에 그는 황금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내려와 입을 열었다. 유세 직원도, 50개 주 유세 기반 시설도 없었다. 둘 다 그에겐 필요없었다. 이게 진짜 선거 유세가 될 예정이 아니었다는 걸 기억하라. 준비된 연설문도 없이 그는 첫 기자 회견에서 아무렇게나 지껄였다. 멕시코 인들을 '강간범', '마약 상인'이라고 부르며 그들이 들어오지 못하게 벽을 세우겠다고 했다. 실내에 있던 사람들은 입을 딱 벌렸다. 그의 발언들은 너무나 모욕적이어서 NBC는 그에게 더 많은 돈을 제시하기는커녕 즉시 그를 해고하고 간단한 성명만 발표했다. '최근 이민자들에 대한 도널드 트럼프의 경멸적 발언 때문에 NBC유니버설은 트럼프와의 사업 관계를 종료한다.' NBC는 트럼프가 소유한 미인 대회인 미스 USA와 미스 유니버스도 취소한다고 밝혔다. 쾅.

트럼프는 놀랐다. 협상의 기술은 여기까지였다. 그는 이걸 전혀 예상하지 못했지만, 그가 자기들의 지도자가 되길 원하는 미국인들이 얼마나 많은지를 보여주어 다른 방송국이 보는 자신의 '가치'를 높이려고 원래 계획대로 진행했다. 그는 자신이 경선에서 여러 번(혹은 한 번이라도) 승리할 리는 없다는 걸 알고 있었다(그가 믿는 사람들도 그렇게 말했다). 그리고 그는 결코 공화당 후보가 되지 않을 것이며, 미국의 대통령이 되는 일은 결단코 절대 없을 것이었다. 절대 아니지! 되고 싶은 것도 아니야! 대통령이 되면 지겨운 일을 많이 해야 하고, 워싱턴 D.C.의 게토에 있는 200년 된 작고 음습하고 음울한, 고작 2층밖에 없는 집에서 살아야 한다고! '2층'은 펜트하우스가 아니잖아! 하지만 아무것도 걱정할 필요는 없었다. '트럼프를 대통령으로'는 몇 달만 쓸 계략이었으니까.

그런데 어떤 일이 일어났다. 솔직히 말해 당신에게 그런 일이 일어났다면, 당신도 똑같이 반응했을 것이다. 트럼프는 전국을 뜨겁게 달구었다. 본인도 놀랐다. 특히 억만장자들에게 반대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았다. 그는 공화당 유권자 설문 조사에서 곧바로 1위로 치솟았다. 최고 3만 명에 달하는 떠들썩한 지지자들이 유세장에 나타났다. TV도 열광했다. 그는 자신이 원하는 어떤 쇼든 나가겠다고 예약하고는 스튜디오에 나가지 않을 수 있는 최초의 미국인 셀러브리티가 되었다! '페이스 더 네이션'부터 '투데이 쇼', 앤더슨 쿠퍼까지, 그는 전화를 걸면 생방송으로 나갈 수 있었다. 그가 트럼프 타워의 황금 변기에 앉아서 전화를 했을 수도 있는 노릇이다. 그리고 매체는 아랑곳하지 않았다. CBS 레슬리 문베스 회장이 트럼프가 TV 시청률과 광고 판매에 아주 좋다고 인정한 건 유명하다. NBC에서 퇴출당한 나르시시트가 듣기에 얼마나 좋은 말이었을까.

트럼프는 다시 한 번 자기 자신과 사랑에 빠졌고, TV 쇼의 좋은 계약 조건을 얻어내자던 계획은 곧 잊어버렸다. TV 쇼? 장난해? 그건 크리스 해리슨('바첼러렛' 호스트) 같은 패배자들이나 하는 거지. 그는 이젠 계약의 왕이 아니었다. 세상의 왕이었다! 그가 내뱉은 아무리 사소한 말이라도 며칠, 몇 주, 몇 달 동안이나 모두가 곱씹고 분석한다! '어프렌티스'에선 그런 일이 없었잖아! TV 쇼 호스트? 그는 모든 TV 쇼의 스타였다. 그리고 곧 거의 모든 경선에서 승리를 거뒀다!

그리고... 그가 마침내 깨달은 순간을 볼 수 있다... "이런 젠장!"하는 깨달음이었다. "나는 정말로 공화당 후보가 되겠구나. 부유한 나의 아름다운 삶은 끝장이야!" 그건 뉴 저지 경선에서 승리를 거두었던 밤이었다. TIME.com의 헤드라인은 '뉴 저지 승리 뒤 도널드 트럼프의 가라앉은 승리 연설'이었다. 그는 늘 하던 요란하고 자신만만한 연설 대신 순전히 우울한 연설을 했다. 에너지도 행복도 없었다. 그는 자신이 이목을 끌기 위해 시작한 이 짓을 끝까지 계속해야 한다는 걸 깨달은 것이다. 이젠 더 이상 연기가 아닐 것이다. 그는 일하러 가야 하게 되었다.

그러나 곧 그의 업보가 그의 발목을 잡기 시작했다. 멕시코 인들을 '강간범'이라고 불렀던 첫날부터(혹은 2011년에 오바마가 미국에서 태어나지 않았다고 말했을 때) 그는 실격 당해야 했다. 인종차별적이고 성차별적인 멍청한 발언들을 13개월 동안 하고서야 마침내 그는 전사한 군인 가족 공격, 퍼플 하트 훈장[주: 미국에서 전투 중 부상당한 군인에게 주는 훈장] 조롱, 총기 지지 군중에게 힐러리 클린턴을 암살하라고 한 제안까지 3관왕을 달성하고 무효화할 수 있었다. 지난 주말쯤에는 그의 표정만 봐도 알 수 있었다. "난 이게 싫어! 내 쇼를 돌려줘!" 하지만 너무 늦었다. 그는 손상된 제품이었고, 그의 브랜드는 더 이상 손을 쓸 수 없게 망가졌고, 전세계의 웃음거리가 되었다. 그보다 더 나쁜 것은 곧 패배자가 될 거라는 사실이었다.

하지만 다른 이론을 제시해 보겠다. 트럼프가 보기만큼 멍청하지도 미치지도 않았다는 이론이다. 최근 3주 간의 붕괴는 사고가 아니었을지도 모른다. 원래 끝까지 뛸 의도가 없었던 경주에서 벗어나기 위한 그의 새로운 전략의 일부일 수도 있다. 그가 그저 '미친' 게 아니라면 그가 역겨울 정도로 무모한 발언을 연달아 내뱉는 게 매일 매일 심해지는 걸 설명하는 유일한 논리는 그가 후보에서 물러나야 하거나 밀려난다며 '남들'을 탓할 수 있도록 의식적으로(혹은 잠재의식에 의해) 그런다는 것이기 때문이다. 트럼프가 정말로 대통령을 하고 싶지 않다는 걸 알기 때문에 이제 끝날 때가 되어간다는 걸 느끼고 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그가 11월 8일에 공식적으로, 합법적으로 패배자라고 선언되는 것을 겪을 수도 겪고 싶지도 않다는 점이다. 패배자라니!

내 말을 믿어도 좋다. 나는 그를 만나보았다. 오후 반나절을 함께 보냈다. 그는 대선일에 마지막 설문 조사가 끝나자마자 주홍글씨(패배자 Loser의 'L')를 이마에 다느니 클린턴 가족과 오바마 가족을 자신의 다음 결혼식에 초대할 것이다. 대선일은 영원히 취소된 도널드 트럼프 헛지랄 쇼의 마지막 회의 방영일이다.

추신:
도널드, 만약 이 글을 읽고 있다면 빨리 해치워요. 당신의 한심한 당이 정상으로 돌아가고 라이언이나 롬니를 지명해서 그들이 백악관, 상원, 하원을 지게 해요. 그리고 예수와 루스 베이더 긴스버그 대법관을 찬양하게 해요. 스스로를 너무 힘들게 하지 말아요. 당신은 수십 년간 인종 차별과 편견과 1%의 밑핥기에 의지해 온 정당의 유일한 논리적 귀결이었어요. 이제 그들의 트럼프는 자업자득을 거두는 거죠.

* 이 글은 허핑턴포스트 US에 게재된 글을 번역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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